[청년허브 글로벌 솔루션랩 웨비나 2부: ① ‘패션과 개인의 역할: 필요한 만큼만 잘 입기’]

분류
행사리뷰
날짜
2021-09-13

《글로벌 솔루션랩 웨비나 시즌Ⅱ: 기후변화와 인간, 매일의 삶》

청년허브 글로벌 솔루션랩 웨비나 1부: ① ‘패션과 개인의 역할: 필요한 만큼만 잘 입기’

〈패션과 개인의 역할: 필요한 만큼만 잘 입기〉

○일시: 2021. 9. 8.(수) 11:00~12:10
○주최: 청년허브, 사단법인 씨즈
○장소: 온라인
○연사: 신디 로즈(원어게인 테크놀로지스 대표), 성아리(바고 클로딩 디자이너)
○사회: 조윤정(청년허브 지원3팀 글로벌 솔루션랩 웨비나 팀장)
○속기: 이승연
○기록글: 아람 

《글로벌 솔루션랩 웨비나 파트Ⅱ: 기후변화와 인간, 매일의 삶》은 기후 변화로 일상이 악화되는 속도를 늦추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 발제와 행동하는 청년 간 토론으로 해결책을 찾는 세미나입니다. 첫 막을 올린 〈패션과 개인의 역할: 필요한 만큼만 잘 입기〉는 우리가 매일 실천하는 옷입기가 기후 위기와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 질문하고, 두 연사의 실천과 참여자들의 대화로 해결책을 모색하는 자리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들어와 안전하다고 간주되는 집콕 생활에 적응한 결과,  홈웨어(집에서 입는 평상복)의 소비율이 급격히 상승한 현상은 우리의 일상적인 패션 소비가 재난과 같은 위기 상황의 영향 아래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참고: 「[And 라이프] “어딘들 어때, 편하면 그만이지”… 거리로 나온 홈웨어」, 국민일보, 2021-02-28)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옷이 만들어지고 또 유통되는 생산·공급도 성장하기 마련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패션과 개인의 역할: 필요한 만큼만 잘 입기〉는 빠르게 내달리는 소비의 속도를 멈추고 지금 우리가 어느 위치에 있는가를 생각합니다. 일회적으로 소비되는 옷들이 버려지고, 또 새로 만들어지고 또 버려지는 패턴은 과연 지속 가능한 것일까? 신디 로즈와 성아리 두 연사는 대량 생산되어 폐기물로 매립될 옷의 운명을 전혀 다르게 만들고 있습니다. 

 

[연사 발표 1]
[청년허브 글로벌 솔루션랩 웨비나 1부: ① ‘패션과 개인의 역할: 필요한 만큼만 잘 입기’ 신디로즈]
“헌 옷에서 섬유 원료를 분해하고 추출하는 기술자” | 신디 로즈
: 원어게인 테크놀로지스 창립자로 섬유 순환과 섬유 분해 기술로 섬유 재사용 사업을 진행한다.

섬유 분야의 산업에서 업사이클의 기술은 어떠한 이유로 진전되고 있을까요? 

“업사이클링 사업이 섬유 폐기물 문제에 대해 딱 이렇다 할 결정적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업사이클링의 개념만 놓고 보면 스토리를 만들기는 좋지만 두 가지 문제가 있었어요. 하나는 그냥 새 원단을 몇 개 구해서 훨씬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드는 게 더 쉽고 싸다는 점. 두 번째는 업사이클링은 섬유 폐기물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거였어요. 결국은 매립지로 가게 될 폐기물을 그냥 몇 년 정도 붙잡아두고 수명을 늘리는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죠. 생각을 해보니, 우리 사업에서 ‘기술’이 빠져 있다는 점을 깨달았어요.” (신디 로즈)
*[허브소식] ‘글로벌 솔루션랩 웨비나 시즌Ⅱ: 기후변화와 인간, 매일의 삶’ 연사 인터뷰① Cyndi Rhoades/ Soung, Ari, 2021-08-31

오랜 고민과 실험 끝에 원어게인 테크놀로지(Worn Again Technologies)가 “섬유 폐기물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찾은 솔루션은 섬유 순환과 섬유 분해 기술을 이용한 섬유 재사용 사업입니다.

 

100% 순환은 어떻게 가능할까?

신디 로즈가 순환을 100% 이루기 위한 비전으로 제시한 첫 번째 축은 ‘제품의 순환’입니다. 제품이 최대한 오랫동안 순환하려면 재활용, 재사용을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설계가 되어야 합니다. 또한, 재판매 플랫폼을 통해서 계속해서 판매될 수 있도록 합니다. 온라인 기반의 대여 플랫폼이나 수선 작업을 통해서 제품의 (사용 기한)생애를 연장하게 됩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여러 가지 제품 순환의 요소들을 바탕으로 사업 모델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축은 ‘소재의 순환’입니다. 더 이상 입을 수 없는 상태가 되면, 제품을 수집해 원자재로 분해하는 공정을 거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분해한 원자재 차원에서 공급망에 포함시켜 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실제 거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신디 로즈는 말합니다.  

“매년 칠천만 톤의 섬유소재들이 소모가 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수요는 향후 2030년까지 6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필요해지는 자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가 문제가 되지요. 그런데 여기에 (또한) 폐기물의 문제가 있습니다. 매년 엄청나게 많은 섬유가 매립, 소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실제 재활용이 되는 것은 1%도 되지 않습니다.” 

 

1% 미만의 섬유만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실험과 협업으로 넘어서기 

신디 로즈는 현재 재활용 프로세스의 한계를 지적합니다. 재활용은 기계를 작동해 이루어지는데, 염색과 여러 가지 오염물, 마감에 사용되는 물질은 분리하지 못합니다. 또한, 혼합섬유(합성섬유), 예를 들면 폴리에스테르와 면의 혼합물은 현재 방식으로는 분리가 어렵습니다. 기계를 이용한 재활용 프로세스가 가진 한계를 어떻게 하면 순환성을 확보하는 시스템으로 전환시킬 수 있을까요? 

“기계적 재활용의 커다란 한계가 존재하지만, 기계적 재활용도 미래의 순환성이 확보되는 시스템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원어게인 테크놀로지가 찾은 솔루션은 ‘분자 단위의 재활용’ 방식이었습니다. 회사를 차린 2005년 무렵 시도한 업사이클링 실험이 첫 단추였습니다. 기존 섬유 폐기물을 소재로 하여, 제품으로 수명이 지속될 수 있도록 실험하면서, 분자단위의 재활용이 폐기물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하는 열쇠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영국의 과학자 아담 워커와의 협력으로 가능했다고 전합니다. 그는 ‘용해 분리’ 기법으로 소재를 분리하고 선택적으로 폴리머를 다시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와 협업해 화학적 재활용의 개념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저희는 용매 기반의 재활용 – 예를 들어, 폴리에스테르 혼합섬유를 재활용할 수 있습니다. 의류의 단추 등을 제거하고 공정 단계 거치게 됩니다. 세척한 후 오염물질과 염색 그리고 마감에 사용되는 여러 물질을 제거합니다. 얻은 원재료는 최초 제품이 제작될 때와 동일한 원재료로 회수가 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나아가 섬유로 분해해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합니다. 면 같은 경우는 역시 염색을 제거하고, 용해, 여과해서 셀룰로스 펄프로 만듭니다. 나무에서 얻은 펄프를 용해하는 것과 동일한 프로세스입니다. 저희만의 특별한 재활용 기술이 아니고, 다른 원재를 사용할 때도 이와 같은 방식을 활용합니다.”

 

피드스탁, 순환섬유시스템

원재료 수준에서 순환성을 이뤄내야만 하는 과제는 ‘순환섬유시스템’으로 구현하고 있습니다. 피드스탁, 그러니까 소비자들이 입고 버린 의류나 의류 폐기물처럼 더 이상 입을 수 없는 의류 원료들은 원어게인 테크놀로지의 기술을 통해 재활용되도록 순환시스템을 가동합니다. 

100% 폴리에스테르, 폴리에스테르와 면 혼합섬유, 폴리에스테르와 셀룰로스 혼합섬유, 그리고 이들 섬유에 다른 소재가 10% 정도 포함되어 있어도 재활용 가능합니다. 나일론, 울, 엘라스틴 등의 기타 소재가 있습니다. 건조되고 곰팡이와 오염물이 없으며 액세서리가 제거된 상태의, 피드스탁을 통해서 재활용할 수 있는 폐기물 범위는 총 40%에 해당합니다(이 40%에는 순 100% 폴리에스테르, 폴리에스테르와 면의 혼합섬유, 폴리에스테르와 셀룰로스 혼합섬유가 포함됩니다).

소재 단계에서의 재활용을 통해 새로운 섬유를 만드는 기술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기존의 섬유로 새로운 섬유를 만들 수 있다는 것, 그것이 가능하도록 원재료 수준에서 순환성을 이뤄내야만 합니다.”

 

한계와 향후 계획

원어게인 테크놀로지는 자체 개발한 친환경적인 공정 프로세스가 의류 업계에서 점점 더 일반적인 모델로 확산되도록 만드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재활용한 원료로 얻은 원재료들이 최초의 원재료와 동등한 품질을 확보하고, 비용면에서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것은 기술을 통해 섬유 폐기물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시장에 있다는 것입니다. 신디 로즈는 섬유 폐기물의 규모가 너무 크고, 향후 10년간 이러한 변화의 속도가 대단히 빨라질 것이라 예측하기에, 이러한 기술이 더 많은 기업들과 공유되고 협력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공정 프로세스 기술은 대규모 사업적 기술의 공장을 필요로 합니다. 원어게인 테크놀로지는 오랜 준비와 시작 기간을 거쳐 거쳐 2017년부터 (굉장히 적은 양인 그램, 비커 단위의) 랩 단위 기술개발을 시행했고 조금씩 규모를 키워 현재는 영국 북부 지역에서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다양한 과학자와 화학 엔지니어들, 에이치앤엠(H&M)과 케어링도(Kering)과 같은 의류업체들과의 파트너십으로 사업의 규모는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지속적인 협력과 확대되는 규모가 이러한 기술을 필요 로하는 섬유 산업계에 불러올 변화를 기대해봅니다.  

 

[연사 발표 2]
[청년허브 글로벌 솔루션랩 웨비나 1부: ① ‘패션과 개인의 역할: 필요한 만큼만 잘 입기’ 성아리]
“노동하는 일상 의복 만드는 제작자” | 성아리
: 1인 의복 제작자로 친환경 소재로 디자인, 제작, 판매까지 진행한다.

성아리 디자이너는 입을 사람을 기다리는 옷이 아니라, 입을 사람이 ‘있는’ 옷을 만듭니다.

“대량 생산을 해서 옷이 많이 생산되고 팔리지 않는 것을 폐기하는 것보다는 입을 사람이 있는 옷을 만들어 그 옷이 최대한 오래 수명을 다하고 갈 길을 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요.”

*[허브소식] ‘글로벌 솔루션랩 웨비나 시즌Ⅱ: 기후변화와 인간, 매일의 삶’ 연사 인터뷰① Cyndi Rhoades/ Soung, Ari, 2021-08-31

 

노동하는 사람들을 위한 옷

성아리 디자이너는 국내의 의류업 대기업인 S사처럼 큰 의류 브랜드에 대한 반발로 시작되었습니다. 대형 브랜드에서 만든 멋있지도 좋지도 않은 옷 대신 조금 더 질이 좋고 바느질 마감이 좋은 옷을 입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옷들은 가격이 너무 비싸서 살 수가 없었습니다. 바느질을 취미로 배우다 뒤늦게 옷 만드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고급스러운 의복이 아닌, 주로 워크 웨어나 노동하는 사람들을 위한 옷을 만들고 있는데, 매일매일 집안의 가사노동, 등 많은 노동을 하기 때문에 노동하는 사람들을 위한 옷을 만든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나와 잘 어울리고 맞는 옷이길 바래서 그런 옷을 만들고 있습니다.”

 

입는 사람들의 얼굴을 알고 만드는 옷들

성아리 디자이너에게 제작의 첫 단계는 옷을 입을 사람에게서 이야기를 듣는 것입니다. ‘필요한 옷은 개인마다 달라서 먼저 입을 사람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어떤 소재, 이야기, 넉넉한 옷, 몸에 잘 맞는 옷, 주머니는 어떻게 해주면 좋을지 의논합니다.’ 이번 여름에는 수녀님의 의뢰로 여름에 시원하게 입을 수 있는 수녀복을 만들었습니다. 수녀님과 함께 소재를 선택하고, 손수 패턴을 만들고 마침내 수녀님이 착용한 과정을 사진으로 보여줍니다. 

성아리 디자이너는 자투리 원단이 최소한으로 남도록 재단합니다. 그리고 환경과 인체에 오염 영향이 적은 천연 소재를 선택합니다. 옷을 의뢰한 사람들도 이에 동의합니다.

 “조금 비싸지만 충분히 그런 선택을 해주시거든요. 입는 사람들의 얼굴을 알고 만들기 때문에 소재에 대해 적극적으로 권하기가 쉽습니다. 커다란 공장에서 옷 만드는 사람들은 단순한 공정을 반복한다고 합니다. 기술자가 별로 나오지 않는다고 해요. 이런 부분들도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촘촘한 생태계, 불공정한 인건비, 환경을 외면한 시스템

공장식 의류 제작은 대량으로 재단해 자투리 원단이 많이 나옵니다. 새롭게 사용하는 업사이클이 제작 기획 단계에서 세워지지 않는다면, 자투리 원단은 대용량 폐기물로 버려집니다. 성아리 디자이너는 버려지는 자재를 최소화하기 위해 결정하면서, 동시에 작업장이 있는 지역의 제작 클러스터를 십분 활용하여 제작 문제를 해결합니다. 일터가 자리한 종로 4가는 K-패션의 중심지인 동대문 클러스터의 시작점입니다. 원단샘플인 스와치로 원단의 소재와 두께, 질감을 보고 원단 업체에 주문해 원단을 받습니다. 원단들이 쌓여있는 동대문 원단시장으로부터 도착하는 것들이죠. 

“하청 공장들, 단추 구멍 뚫는 곳, 다림질 공간, 장식, 자수, 옷 그림을 프린트하는 곳을 수도 없이 다니면서 보게 되는데요, 언제봐도 정말 재밌습니다. 정말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는데요,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생태계처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제가 할 수 없는 공정들을 부탁드리곤 합니다. 가령 단추 구멍 은 500원, 셔츠 단추 구멍은 200원씩 냅니다. 이렇게 작은 세계가 끊임없이 펼쳐지는 느낌입니다.” 

이렇게 촘촘한 생태계는 이틀 만에 청바지 30벌을 만들 수 있을 만큼 신속한 시스템이지만 성아리 디자이너는 시스템 안에서 어떤 일들이 환경과 인간에 영향을 끼치는지 상상합니다.  옷의 원류인 원단들이 어디에서 왔고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이 많은 소재가 정말 온전히 남김 없이 다 쓰이는 건지, 값이 이토록 싼 이유는 뭔지, 팔리지 않는 옷은 어디로 가는지. 앞뒤로 묶인 질문의 끈이 이어집니다. 

“이렇게 많은 옷을 만들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면을 재배하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물을 쓰고 물이 부족해 땅은 사막화로 고갈되어 가며 염색으로 인한 환경오염 또한 심각합니다. 물류 이동의 규모가 심각하고 여기서 오는 탄소 배출 문제도 심각합니다. 대량생산 자동화 공장에서는 반복되는 환경에서 옷을 만들고, 어린 아이들의 노동력이 사용됩니다. (더 이상 쓰이지 않는 옷들은) 버려지고 태워지며, 이로 인해 또다시 환경이 오염됩니다. 합성소재의 섬유에서 나온 미세 플라스틱은 바다로 흘러들어 갑니다. “

 

느리게 만들면서 해결해가고 싶은 마음

옷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이런 문제를 너무 자주 목격하다 보니 더는 외면할 수 없는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옷을 그만 만들어야 하는 건가 고민도 들었지만, 옷 제작을 의뢰한 사람들이 노동과 환경에 큰 관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방식을 보면서 느리게 만들면서 해결해나가고 싶은 마음이 커져간다고 말합니다. 이번 겨울 그의 계획은 솜으로 면 코트를 만들어 보는 것입니다. 동물의 모피 말고 솜으로 겨울을 나고 싶다는 이야기를 의뢰인이 들려주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이야기로부터 만들어지는 옷, 성아리 디자이너의 곁에서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토론의 시간]

공통 질문 : “옷을 입으면서 기존의 내 생각을 깨뜨린 순간은 언제인가요?”

신디 로즈(신디) 사실 하나의 순간이라고 말을 할 수는 없겠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눈떠보고 삶에 대한 생각을 다르게 가졌던 건 아니고요. 점진적이었습니다. 옷에 대해 의식을 했었거든요. 고등학교 때부터 세컨핸드 빈티지를 입었습니다. 환경뿐 아니라 패션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그것이었던 거죠. 그러다가 새롭게 알게된 것이 섬유들이 매립지에 가서 산처럼 쌓여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공부를 더 하다 보니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요. 알게 되면 뒤로 돌아갈 수가 없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설 수밖에 없죠. 오랜시간에 걸쳐, 교육을 받으면서, 해법에 대해 배우면서 기존의 생각들을 깨쳐나갔죠. 그런 임파워먼트(Empowerment)의 순간들이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성아리 어떤 옷은 너무 비싸고, 어떤 옷은 말도 안 되게 싼 거예요. 비싼 옷을 사면, 그 옷이 더 에뻐 보이고 애지중지하면서 오래 입어야지 하고 생각하게 되는데, 싼 옷을 사면 대충 몇 번 입다가 버려야지 하게 되죠. 어느 날, 아주 비싼 옷은 살 수 없고 저렴한 옷은 사기 싫은데, 이 둘 간에 지불할 수 있는 옷이 있으면 어떨까 생각하면서, 두 가격 사이에는 산업, 노동력, 환경의 문제들이 있다고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조금 더 좋고, 조금 덜 화려하지만 더 편한 옷을 만들어보자고 시작하게 되었고, 신디와 마찬가지로 한 번 이 길에 들어오게 되니까, 후퇴할 방법은 없는 것 같아요. 

 

[성아리와 신디의 토론][청년허브 글로벌 솔루션랩 웨비나 1부: ① ‘패션과 개인의 역할: 필요한 만큼만 잘 입기’]

성아리 재생 섬유처럼 의미 있는 소재나 원단을 사용하고 싶은데, 사용해볼 수 없다는 게 아쉬웠습니다. 그런 의미들이 소비자에게 좀 더 가까이 올 수 있는 건 어렵겠죠, 신디? 언젠가 저(처럼 작은 규모로 일하는 제작자)도 원어게인의 섬유를 쓸 수 있는 날이 올까요?

신디 네, 그것이 오늘날의 과제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미래에, 제가 소개한 새로운 기술들이 활용이 될 텐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인내심, 행동의 변화가 필요할 것입니다. 섬유를 어떻게 활용하고, 이러한 방법을 순환시스템 안에서 어떻게 가능하게 만들 것인지 굉장히 어려운 과제들이 많이 있고요. 하지만 현재 이런 것들의 규모를 확대할 수 있는 일들은 굉장히 많습니다. 재사용 모델, 대여 모델에 참여할 수가 있죠. 또한, 우리가 구매하는 의류가 지속 가능한 소재로 만들어진 것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책임지도록 만든다면,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효과가 커질 것입니다. 

전체 섬유산업을 압박해서 변화를 촉구해야지만 변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까지는 연구도 많이 필요하고 의지도 많이 필요하지만, 15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기회들이 많이 만들어졌습니다. 한국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유럽과 미국에서는 굉장히 많은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지속 가능 패션이 어려웠습니다만, 규모가 어떻든 간에 이 방향으로 가도록 모든 기업들을 독려하자는 것이죠.

대규모 브랜드도 생산에 변화하도록 독려해야 합니다. 소수의 혁신가, 중소기업들 역시 계속 혁신을 발전시켜 나가도록 해야 합니다. 그들은 많은 창의성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성아리 저는 근본적으로 확실한 솔루션을 생각할 수 있냐는 점에서 항상 회의감이 크게 듭니다. 개인적 실천에 있어서 과제가 너무 크다고 생각했는데요, 신디 씨가 어떻게 그런 역동을 가지고 하는지 너무 놀랍습니다. 회의감을 느끼는 부분은 없나요?

신디 저 자신에 대한 의구심, 냉소적인 생각 같은 것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문제가 너무 커서 어떡하냐는 걱정도 있었고요. 하지만, 이 문제의 해법을 찾는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열정이 생겨났습니다. 사실 이 문제는 올바른 일을 할 것이냐는 문제가 아니라, 비즈니스 차원에서 생존이 가능한가, 인류의 생존이 가능하냐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기후 위기와 관련한 문제를 에너지 부분에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거기에 걸리는 시간이지요. 변화에 들어가는 시간을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현재 업계에서는 많이 말은 하고 있지만, 행동으로 이어지는 속도는 그렇게 빠르진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 속도가 더 빨라졌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죠. 사실 많은 기업들과 재생 원료 계약을 체결하고 생산하도록 만들고 싶지만, 기업 들의 공급망에 대해 공부하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야 그러한 변화가 가능하겠죠. 공급망 자체의 변화라는 것은 사실 생산 자체의 변화보다는 조금 더 복잡합니다. 생산이라는 것은 원료를 제공받는 곳을 바꾸면 거의 동일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전 단계인, 옷을 수집하고 재활용하는 과정을 공급망에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여기에는 많은 인프라가 필요하고요. 예를 들어 섬유를 분류하는 연구도 필요합니다. 섬유 소재의 구성에 따라서 분류를 하는 기술들은 아직도 발전할 여지가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성아리님은 어떠신가요, 희망을 갖고 계신가요? 

성아리 네, 저는 아주아주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옷을 입는 사람에게 많이 묻고 듣습니다.

건조기에 옷을 심하게 돌리고 있지는 않은지 등 너무너무 사소하고 작은 얘기들만 나눕니다. 어떤 친구들은 ‘그런다고 세상이 변해?’ 또 어떤 친구들은 ‘그래도 해야지.’라고 말합니다. 저는 제 나침반을 ‘그래도 하는’ 쪽, 귀찮아도 좀 더 하는 쪽으로 나아가기로 결정했답니다., 가끔 너무 어렵고,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만날 때마다 회의감이 들지만, 뭐 좋습니다. 희망적인 이야기를 새소리처럼 늘 듣고 있어요. 

 

[청중 질문]

원어게인 테크노롤지가 협력한 업체 중 인권을 존중하지 않았던 업체를 가리키며 ‘생산량에 대해서 적정하게 컨트롤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냐’고 한 청중의 질문에 신디는 “순환성의 세 가지 축은 제품, 소재의 순환 그리고 사람”이라며 순환성은 ‘투명성’과 더불어 중요하다고 답했습니다. 소비자들이 소재가 어디서 왔고 어떻게 왔는지에 대해서 투명하게 알고 싶고 이 정보를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투명성을 지속적으로 요구한다면 노동자의 인권 개선에도 큰 효과를 줄 것이라는 기대입니다. 

성아리 디자이너는 창신동과 이태원의 소규모 공장들의 열악한 환경과 임금 수준을 안다면 ‘내 옷이 싼 이유가 여기에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음을 말합니다.

“이런 상황이 있다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우리는 스마트폰 시대를 살고 있는데, 열악한 공장에서 일을 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에 대해 사람들이 많이 알아야 합니다., 정책적으로든 어떻게든 제가 뭔가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도 그런 노동자들 중 한명이니까요.” 

두 번째로 정부의 어떤 지원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신디 로즈는 ”정책의 도입이 기술의 발전과 발맞춰서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 “우리 스스로 기술을 통해 해결할 수 없다면 법이 있어도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덧붙여 유럽 사례를 전하며 “정책은 다양하므로 다 말하기는 어렵지만 기본적으로 정부가 (참고할 만한) 다른 나라의 정부를 보고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예를 들면, 아직도 바로 착용할 수 없는 의류들의 경우에는 매립지에서 버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순환 섬유 사업의 하나로 2025년부터 섬유를 매립지에서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냈습니다. 생산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것또한 중요합니다. 제품이 다 사용된 후에 어떻게 되는지 책임지는 것이지요. 수거 시스템, 예를 들면 매장 안에 만들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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