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활동가 인터뷰] 신고강(서도원, 하태현) : 코로나19 환경에서의 신천지 담론에 대한 비판

분류
허브소식
날짜
2021-01-08

청년허브가 청년 연구활동가를 지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청년 당사자의 이야기를 꺼내어 보고 연구의 방법으로 담아내는 시도,
문제를 인식하고 스스로 해결방안이나 결론을 도출해내는 과정을 지지하기 때문입니다.
청년허브는 청년 연구자가 연구활동을 통해 갖추게 된 역량과,
이들의 실효적인 연구 결과물이 우리 사회의 자산으로 환원된다고 생각합니다.

2020년 청년허브는 40여명의 연구활동가를 만났습니다.
코로나19, 환경, 주거, 젠더, 문화예술, 디지털 등 다양한 현장의 고민과 이야기를 연구로 담아냈습니다.
오늘날 청년이 마주한 환경에 있어 연구자, 활동가, 연구활동가 등
경계를 넘나드는 정체성을 가진 이들이 제시할 새로운 해법을 기대합니다.

 

Q. 두 분이 함께 연구하게 된 계기를 알고 싶습니다.

하태현: 우선 저희는 같은 학교를 다녔습니다. 대학교에 와서는 함께 학회에서 공부하기도 했고, 사실 나이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환경과 관심사 덕분에 친구가 됐습니다.

서도원 : 저희 둘 다 기독교 가정과 교육과정에 배경을 두고 있었는데, 교회의 교리나 제도적인 종교 중심의 시각에 무조건적으로 동의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종교적인 관심사는 맞지만 어느 한 편을 옹호하거나 변명하지 않고, 올바른 관점으로 바라보고 싶어서 연구를 해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Q. 그런데 ‘신천지’라는 주제를 다루게 된 건, 조금 예민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관심이나 문제의식이 있다고 해서 그걸 연구하겠다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서도원: 음…. 제도권 안에 있는 종교의 시선에서 본다면 신천지는 이단이고 악한 존재로 규명되어 있는데요, 제가 살아온 개인적인 삶에서는 이것이 과연 정의로운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특히, 저희가 공부하면서 읽은 책이 사회적 인정이나 소외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사실 신천지는 구체화된 사례일 뿐이지, 주목하고자 한 점은 ‘타자를 소외시키거나 맹목적으로 비난하는 작업이 언론을 통해 어떻게 담론으로 형성되는가?’라는 부분입니다.

Q. 종교를 학술적으로 연구한다면 얼마나 객관적일 수 있고, 또 대중과 논의 가능한 접점이 형성될지 궁금합니다.

하태현: 한국사회에서 종교가 연구영역에서, 특히 사회과학에서 잘 다뤄지지 않는 분야이긴 합니다. 또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 신천지는 민감하고 어려운 주제입니다. 하지만 신천지라서 발생한 문제라는 접근이 아니라, 타자와 소외를 말하는 것이라면 결국 인류 보편적인 얘기가 됩니다. 연구로 종교를 풀어낼 땐 종교의 본질적인 부분과 기능적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전자가 정말 신이나 초월적 관계를 설명하고자 한다면 후자는 종교의 역할이나 의미, 영향을 분석하는 케이스입니다.

Q. 종교 자체를 연구한다기보다, 종교의 사례나 관점으로 보는 사회 연구일 것 같습니다.

서도원: 저희가 제일 고민하며 토론하는 부분이, 이 연구가 신천지 문제만으로 국한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연구계획을 마련할 때 신천지는 아주 특수한 케이스였는데, 이제 점차 다른 종교적 집단에서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면서 오히려 표상으로 대표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대표적이지 않은 것은 저희 연구의 한계가 아니라, 결국 그렇게 누군가를 낙인찍고, 이분법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일반화되고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가진 정체성 중 하나를 ‘기득권을 가지지 못한 소수자’로 포지셔닝할 때, 일방적으로 사회적 약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보고 싶습니다. 그건 개개인의 잘못은 외면한 채 소수집단 자체에 초점을 두는 것이니 말입니다.

Q.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 어려움은 없었는지 알고 싶습니다.

하태현: 처음에 설정한 연구 방법론으로는, 신천지 교인들을 직접 만나서 어떤 일을 겪었는지, 지금 생각이나 일상에 변화가 있는지 등을 여쭤봐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 분들이 직장에서 해고되거나 가정폭력이 더 심해지거나 하는 사례들을 저희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들이 자리를 피하는 것, 그리고 코로나 확산까지 해서 만남에 제약이 계속됐습니다. 그래서 방법을 전환해 담론 분석을 시도한 거예요. 담론을 분석한다는 건, 그 담론을 만드는 주체와 대상 사이의 권력 구조나 관계를 파악하는 작업이 주된 부분이면서, 어떤 언어에 의미와 상징을 부여하는지 정밀하게 들여다보는 것도 동반되어야 합니다. 얘기를 한다는 것은 화자와 해석하는 사람의 관점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 안에 지배관계와 같은 사회적인 구조를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려운 점이라면, 이런 연구방법을 통해 얼마나 논리적으로 자료를 해석할 수 있는지 그 자체가 아닐까 싶습니다(웃음).

Q. 이 연구에서는 어떤 자료를 가지고 담론 분석이 이뤄지는지 궁금합니다.

하태현: 저희는 우선 다섯 개의 신문사를 선택했습니다. 발행부수가 많은 일간지와 개신교적 성향이 강한 신문사를 하나 포함해서요. 그리고 31번째 확진자(신천지 교인)가 발생한 3월 11일부터 7월 31일까지 기간을 설정해두고 그동안 신천지가 언급되어 있는 기사를 다 추려냈습니다. 그 기사들의 주요 단어를 추출해서 빈도를 확인하는 작업을 1차적으로 진행했고요. 특히 저희가 집중적으로 보고 싶은 건 기사가 많이 보도되면서 특정한 인용이 자주 되었다거나, 사례의 개별적 특성보다 일관된 프레임 안에서 해석하는 경우라던가. 또는 어떤 표현으로 신천지가 형용되고 있다던가 하는 흐름입니다.

Q. 여러분께 이 연구가 가지는 의미가 궁금합니다.

하태현: 저는 열심히 분석하고 연구하는 것들, 스스로 공부하는 이 과정이 어떤 사회적 의미가 있는지 고민해 왔습니다. 운동을 한다거나, 실제로 실천하는 분들과 내가 너무 다른 삶을 사는 건 아닐까 하고 괴리감을 느껴 왔습니다. 이렇게 앉아서 글만 뚫어지게 본다고 해서 사회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니까요. 그런데 이번에 청년허브를 통해 연구할 수 있는 주제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발견된 또는 발견되어야 할 사각지대’ 였습니다. 그걸 저희는 사회적 소수자로 대상을 정해본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 연구를 한 게 조금이나마 실천에 가 닿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태껏 스스로 행동하지 못하고 실천하지 않는 것에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느 정도는 실질적인 자료로 활용되고, 더 실천에 가까운 작업으로 연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서도원: 기독교 배경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교회도 나가지 않는 제가 이 연구를 수행하는 이유는 사회 기여를 위한 것 같습니다. 어떤 것을 내 삶의 중심 가치로 삼고, 선함으로 생각할 것인지는 결국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냐는 질문으로 연결되더라고요. 아무리 사랑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이웃에 대한 소외 문제를 극복하자고 해도 책상 앞에만 앉아 있는 게 사회를 위한 일일까 궁금합니다. 그래서 저도 태현이와 같은 맥락으로, 생각이 실천이 되고 조금이나마 사회에 기여가 되는 일이었으면 하는 부분이었고 이 연구가 스스로에게도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의미가 됐습니다.

Q. 이 연구 결과물을 누가 읽어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서도원: 대다수의 종교인이 읽어보았으면 합니다. 사실 모두가 읽어봐 주면 좋겠는데(웃음), 나도 모르는 차별과 혐오가 언어적 폭력으로 이어지는 부분이 많습니다. 또 그런 식으로 차별을 받거나 혐오를 당하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불의한 상황에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내 잘못이나 소수 성향이라고 해서 틀린 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저항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으면 싶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연구가 사회적으로 필요한 문제제기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서는 미세하더라도, 차별금지법과 같이 제도적인 부분에도 기능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연구를 설명하는 키워드와, 연구활동가로서 나를 설명하는 키워드가 궁금합니다.

하태현: 연구에 대해서는, ‘타자’, ‘프레임’, ‘인정’. 이 세 가지를 선택하겠습니다. 이 연구는 결국 타자에 대한 이야기예요. 그리고 인정이라는 건 소외된 입장에서 인정받고자 하는 투쟁을 떠올린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담론 분석 방법을 선택해서 연구하다보니 ‘프레임’이 떠올랐습니다. 물론 메시지를 던지는 사람의 의도가 무조건 사회에 투영된다고 보진 않지만, 그 권력관계가 존재하는 한 프레임을 씌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서도원: 저희를 설명하는 건…. ‘경계인’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저희가 기독교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철저히 비종교인도 아닌 그 어느 사이에서 양쪽의 활동경험과 정체성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그게 오히려 어딘가 치우친 관점이 아니기에 연구도 가능한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제도화된 교육권 안에서 사회적 실천을 고민하는 모습이나, 주류와 비주류 사이의 전공학문이라는 점도 경계에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 번째 키워드는 ‘청년’이예요. 예전에 한 연구에서 청년이 표상되거나 호명됨으로써 인지된다는 메시지가 크게 와 닿았습니다. 저희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모호함 속에서 생존하려고 애쓰는 이 삶의 모습을 수면 위로 올린다는 의미에서 ‘청년’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하태현: 마지막은 ‘?(물음표)’입니다. 이 질문이 굉장히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희를 어떤 존재로 설명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다가, 문득 저희는 질문하는 사람이구나, 싶습니다. 어떤 사회적 사건이나 상황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얻어가는 과정에서도 계속 질문을 하고요. 그리고 아까 ‘청년’이라는 키워드도 저희가 불안정하고 뚜렷하지 못한 상태라, 완결 짓지 못하고 뭔가 물음표로 남겨야 할 것만 같은 느낌도 듭니다. 종교적 환경에서는 일정한 답을 배우게 되는데, 그 반복되는 일상에서 질문을 통해 비로소 튕겨져 나온 것입니다. 사회에 대한 질문, 사람에 대한 질문… 그런 질문을 계속 해나가면서 자기 정체성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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