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단체 인터뷰 시리즈⑨] AR490 – 90%를 위한 친환경 라이프스타일을 디자인하는 에코 크리에이터

분류
허브소식
날짜
2020-12-18

청년허브 입주단체 Interview Series

청년허브, 미닫이실험실, AR490, 친환경, 디자인, 적정기술

90%를 위한 친환경 라이프스타일을 디자인하는 에코 크리에이터, AR490신은경

AR490은 환경 문제를 예술(Art)과 건축 기술(Architecture) 관점에서 실험하고 전달하는 환경 콘텐츠 디자인 기업이다. AR490 작업실은 입구부터 색이 분명하다. 입구 앞 숲과 나무, 자연의 오브제에 색채를 입힌 컬러링 엽서 모빌을 지나면 자투리 나무로 만든 나무 모빌과 자석, 친환경 마 수세미 등 친환경 나무 소품들로 가득 채워진 공간이 나타난다. 책장에는 건축과 예술, 환경에 관한 책이 빼곡하다. 한쪽에는 과일 껍질, 채소 꼭지와 줄기 등 무가염 식재료로 천연 퇴비를 만든 박스도 있다. 환경 문제를 더 이상 등한시 하면 말하는 시대, 실천 가능한 친환경적인 삶을 제안하는 신은경 대표를 만나 2020년 AR490에서 시도한 실험에 관해 물었다.

글 이다혜 사진 유재철, AR490(제공)

AR490
환경을 생각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디자인하는 1인 단체이다. 영국 대안기술센터에서의 친환경적인 삶을 기록한 책 《다시 시작, CAT Diary》를 출간했으며, 잉여 자원을 활용한 자투리 공작, 생활기술 워크숍을 진행한다. 나무 소재를 그대로 살린 친환경 생활소품을 직접 제작하며 환경 친화적인 삶을 소개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단체소개 바로보기_ youthhub.kr/hub/supported_group/ar490

2020년 주요 활동
2020.04 ~ 2020.05 유튜브 ‘Joben’s craft #컬러링캣 영상일기’ 진행
2018.02 ~ 유튜브 ‘먹는생각’ (공동운영)
2019.11~2020.05 컬러링캣 워크숍 진행
2020.07~ 잉여자원을 활용한 업싸이클링 소품 워크숍
2020.09 ~ 보름달 상점 기획 및 운영
2020.10 힐링드로잉클래스(은평구마을배움터사업) collabo with 만듦

청년허브, 미닫이실험실, AR490, 친환경, 디자인, 적정기술

AR490 이름의 뜻이 궁금해요.
미술을 하다 건축을 전공하고 관련 일을 했어요. 예술 Art과 건축 Architecture 두 단어를 영어로 쓰면 앞 두 글자가 모두 AR이거든요. 4(four)는 발음하면 for로 들려서 영어권에서 for를 4로 표기할 때가 많고요. 90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디자인을 하고 싶다는 의지를 담은 숫자예요. 10%가 아닌 90%를 위한 디자인이요. 정리하면 90%를 위한 예술과 건축, 더 크게는 기술 관점에서 환경적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싶다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에요.

90%를 위한 기술과 디자인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일까요?
환경 친화적 성격을 가진 적정기술에 관심이 많아요. 적정기술은 하이테크보다 로우테크, 로컬 환경에 맞춘 기술에 초점을 두고 있어요. 90%를 위한 기술은 적정기술에 가깝죠. 환경 친화적인 삶을 적정기술과 예술과 디자인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AR490의 지향점이에요.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이란, 기술이 사용되는 사회의 필요와 문화, 환경적 조건을 고려해 만드는 기술로 인간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말한다. 기술 접근에 있어 친환경적이며 현지 환경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청년허브, 미닫이실험실, AR490, 친환경, 디자인, 적정기술
청년허브 미닫이 실험실 AR490 작업실 입구, 컬러링 CAT 워크숍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환경과 디자인, 지속가능한 대안적 삶을 키워드로 활동하고 있는데, 환경에 관심 갖게 된 계기가 있나요?
친환경을 접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를 거예요. 저는 건강이에요. 회사 다닐 때 야근과 스트레스로 몸이 많이 안 좋아졌어요. 몸을 챙기기 위해 건강한 먹거리에 관심 갖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친환경적인 삶으로 연결됐죠. 친환경을 향한 관심은 동물권, 생태계 그리고 사회적 이슈로 점점 확장되었고요. 자연 환경은 사람이 정복하고 지배할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람이 자연의 일부이고, 사람의 삶 자체가 환경 시스템 안에 있죠. 내가 하는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니 환경을 위하는 일이 나를 위하는 일이고 주변을 위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영국 대안기술센터(Center for Alternative Technology)에 간 이유도 친환경적 삶을 경험해보기 위해서였나요?
숲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앞서 얘기했듯 적정기술에도 관심이 많았고요. 수도관 없이, 전기 없이 생활 공간을 만드는 데 적정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요. 적정기술을 다루면서 숲에서 살아볼 수 있는 곳이 영국 대안기술센터였어요. 영국 대안기술센터 숲자원관리팀 봉사자로 자원해서 6개월 간 지냈어요. 숲자원관리팀은 실용주의적 관점에서 환경을 파괴하지 않으며 숲과 공생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곳이에요.

그곳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경험을 했는지 궁금해요.
공장식 도축이 환경에 영향을 주듯, 대량으로 나무를 심고 벌목하는 과정에서 산림 황폐화를 만드는 등의 환경 문제가 발생하죠. 숲자원관리팀은 산업적으로 벌목하는 것이 아닌 숲과 공존하는 방식으로 숲에서 자원을 얻는 방식을 고민해요. 나무를 자를 때도 방법이 달라요. 숲의 구조를 배우고 지역 토종나무의 특성을 공부해요. 그리고 어떤 나무를 더 오래 둘 것인지, 어떤 나무를 어디까지 자를 것인지 토론해요. 나무를 자를 때도 수공구나 체인톱만 사용합니다. 벌목 기계로 자르면 나무 하나가 쓰러지며 옆 나무를 같이 쓰러뜨리기 때문에 광범위하게 나무를 자를 수밖에 없거든요. 체인톱으로 자르면 나무가 쓰러지는 방향을 결정할 수 있어요. 그렇게 자른 나무는 센터로 가져와서 이 나무를 남김없이 쓸 수 있는 방식을 또 토론으로 결정합니다. 나무를 활용해 우리 삶에 필요한 것을 만드는 실용적인 방법도 배워요. 이론부터 실천까지 환경적인 삶의 방식을 전반적으로 배워요.

영국 대안기술센터에서의 경험이 삶에 어떤 변화를 주었는지 궁금해요.
처음 센터에 들어갈 때는 숲에서 사는 방법을 배워서 나오겠다고 생각했어요. 6개월 후 센터에서 나올 때는 커뮤니티가 중요하다고 느끼게 되었어요. 숲을 바라보는 방식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있고, 같이 환경적 삶을 고민하고 실천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기에 그 삶이 가능해 보였죠.

현재 AR490에서 하는 활동도 환경 친화적 커뮤니티를 만드는 일에 연결되어 있나요? 책과 영상, 워크숍 그리고 나무로 만든 친환경 제품 등 다양한 활동으로 친환경적 삶의 태도를 전하고 있잖아요.
쓰는 물건 하나부터 사는 공간까지 친환경적 삶의 태도를 보여주고 싶은 거죠. 습관이 하나씩 바뀌어야 삶 자체도 변할 수 있잖아요. 제가 하는 활동은 라이프스타일 전반에서 환경적 삶의 방식을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리스트에 가까워요. 저는 제 자신을 에코 크리에이터라고 말하고 싶어요. 친환경적인 삶 자체를 디자인한다고요. 친환경적인 삶은 비싸고 어렵다고들 생각해요. 그런 사람들에게 ‘내가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살 수 있을까?’라고 생각해볼 여지를 주려고 해요. 다양한 방식의 친환경적 삶을 경험하고 내가 가능한 정도를 가늠하는 거죠.

청년허브, 미닫이실험실, AR490, 친환경, 디자인, 적정기술
나무 작업으로 나온 나무 밥에 과일 껍질 등 조리되지 않은 채소 음식물 찌꺼기로 친환경 퇴비를 만든다. 은은한 흙내음이 난다.

 

에코 크리에이터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영국 대안기술센터에서 한 경험을 드로잉과 글로 표현한 책 <다시 시작, CAT Diary>를 출간했고, 친환경 드로잉 클래스를 하고 있어요. 종이, 나무, 천 등 잉여자원으로 생활소품을 만드는 클래스를 운영하고 나무 질감을 그대로 살린 생활소품을 만들기도 합니다. 유튜브도 운영해요. 하나는 나무 작업을 하는 영상을 올리는 채널, 다른 하나는 친환경적인 식생활을 공유하는 음식 채널이에요.

2019년에 <다시 시작, CAT Diary>를 출간 했어요. 어떤 책인가요?
지난해 청년허브에 입주한 후 AR490 이름으로 처음 한 프로젝트가 영국 대안기술센터에서의 경험담을 정리하고 공유한 책 《다시 시작, CAT Diary》을 만드는 일이었어요. 2016년에 그리기 시작해 2018년에 글을 썼고, 물성이 있는 책으로 엮은 건 2019년이에요. 실제로 물성이 있는 책으로 만든 과정은 청년허브 작업실에서 시작된 거죠. 글은 영어로 먼저 썼고 한국어로는 2018년에 썼어요. 숲자원관리팀에서 배운 숲의 소중한 자원을 보존하고 사용하는 방식, 이론 수업을 하며 알게 된 것들, 가드닝 용어와 정원의 풍경 등 그곳에서의 경험을 글과 그림으로 채웠어요.

청년허브, 미닫이실험실, AR490, 친환경, 디자인, 적정기술

다시 시작, CAT Diary
CAT은 Centre for Alternative Technology의 줄임말로 지속가능한 친환경적인 삶의 방식과 기술을 연구하고 교육하는 영국 웨일스에 있는 대안기술센터다. AR490 신은경 대표는 2016년 11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영국 대안기술센터에서 경험한 대안적인 삶을 그림 일기로 담았다. 《다시 시작, CAT Diary》는 숲에서 살아가는 신은경 대표의 일상을 통해 숲과 자연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삶의 태도를 제안한다.

소품을 만드는 클래스, 달공작소(dAR craft)도 책을 만들면서 시작했나요?
책을 만들면서 파본이 많이 나왔어요. 이 파본으로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자율 컬러링 부스와 입체카드 만들기 클래스를 기획했어요. 《다시 시작, CAT Diary》에 나무, 잎, 꽃, 새, 친환경 먹거리 등 숲의 다양한 자원을 선 드로잉으로 담았어요. 이 그림에 색을 채우고 숲과 공생하는 삶, 자연 친화적인 삶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컬러링 CAT 워크숍이에요. 파본으로 입체카드도 많이 만들어요. 달 공작소(dAR craft)는 잉여자원으로 무언가 만드는 수업이라고 볼 수도 있어요. 천이 남으면 천으로, 나무가 남으면 나무로 만들기 수업을 해요. 사실 잉여자원으로 무언가 만드는 수업은 크게 수익이 나지는 않아요. 돈 되는 일과 의미 있는 일의 균형을 찾아가며 할 수 있는 만큼 여러 시도를 해보고 있죠.

청년허브, 미닫이실험실, AR490, 친환경, 디자인, 적정기술
나무, 천 등의 자원을 활용해서 만드는 AR490의 제품들

 


그렇다면 수익사업으로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주로 나무로 원형 그릇, 자연 무늬 그대로의 도마 등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만들어요. 나무 제품을 주문제작하는 일도 해요. 최근에는 텀블러 살균기 외관을 나무로 만드는 작업을 했어요. 나무 작업을 해서 나온 자투리 나무로는 나무 발, 자석 등 작은 소품을 만들어요. 작지만 쓸만한 나무로 우드카빙 키트를 만들어서 달공작소(dAR craft) 클래스에 활용하기도 하고요.

코로나19때문에 워크숍 운영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올해 활동에 코로나19가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요?
올해 초에 5월까지의 컬러링 워크숍, 달공작소(dAR craft) 워크숍 등을 계획해 두었는데 2월부터 코로나19로 전면 취소했어요. 무얼 해야 할지 고민하며 3월까지 지내다가 4월에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비대면 시대에 맞춰서 적응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7월부터는 조금씩 비대면 방식에 적응하면서 줌(zoom)을 이용해 온라인 워크숍을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유튜브에는 어떤 영상을 올리고 있나요?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 콘텐츠가 많지는 않아요. Joben’s craft는 주로 달공작소에서 만드는 작업 과정을 올리는 채널이고, ‘먹는생각’은 친환경적이며 건강한 먹거리에 관한 콘텐츠를 올리는 채널이에요. 친환경적 삶의 기본은 음식이라고 생각해요. 음식이 환경에 큰 영향을 주거든요. 동생이 마이크로바이오틱을 공부하고 식생활 강사를 하고 있어서, 함께 발효음식과 계절음식 레시피 등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어요.

발효 음식과 계절 음식 레시피는 환경과 어떻게 연결되나요?
우리나라에서 발달한 음식이 발효음식이잖아요. 음식에 환경문제가 접목되면 탄소발자국이 적은 친환경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만큼 불필요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것도 중요해요. 발효는 식품을 오래 저장할 수 있는 훌륭한 가공 방식이죠. 그만큼 낭비가 줄어요. 요즘은 제철음식 콘텐츠도 만들어요.

청년허브, 미닫이실험실, AR490, 친환경, 디자인, 적정기술

지난 9월 청년허브 미래청 건물에서 열린 보름달 상점의 모습


지난 9월부터 플리마켓 ‘보름달 상점’도 시작했어요.
보름달 상점을 기획한 것도 코로나19가 영향을 줬어요. 처음엔 내가 만든 작품을 소개할 장이 필요했어요. 보름달 상점을 준비하며 알게 됐는데, 코로나19로 플리마켓이 사라지며 소규모 창작자들이 작품을 보여주고 소통할 기회가 많이 없어졌더라고요. 상가나 쇼룸이 별도로 없는 초기 진입단계의 소규모 창작자들은 그야말로 고립 상황이었죠. 그래서 주변 창작자와 함께 상점을 준비하게 됐어요.

워크숍도 그렇지만, 플리마켓 형태의 보름달 상점은 코로나19로 더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것 같아요.
그렇죠. 일정이 계속 변경됐어요. 첫 보름달 상점이 8월 말 예정이었는데, 8월 중순에 코로나19가 다시 크게 확산되기 시작했잖아요. 그래서 9월로 미뤘죠. 행사 일정도 그렇지만 운영 방식도 계속 바꾸고 조율하는 과정이 있었어요. 한 번에 많은 사람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 되니 어떤 방식으로 인원을 제한할 수 있을지, 인원을 제한 한다면 몇 명까지로 해야 할지 수많은 논의가 필요했죠. 그렇게 예약제 방식이 정리되고, 장소와 인원도 상황에 맞게 변경했어요.

여러 모로 부담스러운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보름달 상점을 추진한 이유가 있었나요?
오프라인에서 제작자와 소비자가 만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요즘 인터넷 쇼핑을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컴퓨터, 스마트폰 화면으로만 보는 것과 내가 직접 물건을 만져보고 물성을 느껴보는 것은 전혀 달라요. 화면으로 보는 물건에는 제작자가 가려져 있죠. 그냥 물건만 존재하는 거예요. 그런데 직접 제작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 물건에 이야기가 더해지죠. 제작자도 소비자를 직접 만나 작품에 대한 피드백을 들으며 성장할 수 있고요. 소규모 창작자는 소비자를 만날 기회가 많지 않은데, 보름달 상점에서 소비자에게 피드백을 얻는 경험이 제작할 때 작은 기준을 만들어가는 데 도움을 주는 것 같아 같아 좋더라고요.

보름달 상점에 참여한 다른 제작자들의 작품을 통해서도 배울 점이 있었을 것 같아요.
9월 보름달 상점에는 나무를 활용해 다양한 작업을 하는 제작자들이 모여 상점을 열었고요. 10월 상점은 나무 제작자와 함께 구움과자를 판매하는 ‘까까’s’, 청년허브 입주단체인 ‘안티카’도 참여했어요. 보름달 상점이 열리면 창작자들도 다른 창작자의 작품을 서로 구경해요. 새로운 작업 방식을 배우기도 하죠. 안티카는 2020년 매드 프라이드 서울 굿즈로 참여했어요. 사실 안티카는 예술단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보름달 상점에서 안티카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지,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이 상품을 누가 만들었는지 알게 됐죠.

보름달 상점
제작자와 소비자가 만나 취향을 공유하는 장으로, AR490을 필두로 여러 청년허브 입주단체와 제작자가 함께하는 안전한 상점 실험 프로젝트다. 9월 25일 청년허브에서 첫 상점이 열렸으며,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운영한다. SNS_instagram.com/boreumdar2020

안티카
미닫이실험실 입주단체. 정신질환과 정신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대항하기 위한 다양한 예술활동을 펼친다. 매드프라이드 행사를 주최하고 있다. youthhub.kr/hub/supported_group/안티카

‘매거진 쓸’과 함께 청년혁신파크에서 ‘무포장 가게 쓸’ 프로젝트 일환으로 ‘없는 가게’를 운영했어요. ‘없는 가게’에서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없는 가게’는 서울혁신파크 용역을 받아 12월까지 운영하고 있어요. 매거진 쓸은 2019년에 ‘제로마켓’ 이름으로 청년허브 미닫이 실험실에 입주해 활동했어요. 작년에 매거진 쓸 대표와 둘만 남아 야근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 자연스럽게 말을 텄어요. 매거진 쓸도 AR490도 환경 이슈를 바탕으로 활동하는 단체잖아요. 평소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는 공간을 구현하고 싶었어요. 쇼룸처럼. 예를 들어, 욕실이라고 하면 그 욕실에 칫솔, 치약, 비누, 헤어제품 모두 친환경 제품으로 디스플레이하고 사용 경험을 제공하는 거죠. 이런 방향성이 맞아서 참여하게 됐죠. 저는 ‘없는 가게’에서 공간 세팅과 친환경 상품 큐레이션을 하고 있어요. 제가 큐레이션한 제품과 만든 제품을 함께 팔아요.

청년허브, 미닫이실험실, AR490, 친환경, 디자인, 적정기술, 없는가게, 제로웨이스트

청년허브, 미닫이실험실, AR490, 친환경, 디자인, 적정기술, 없는가게, 제로웨이스트
AR490이 매거진 쓸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없는 가게’의 모습

 

AR490에서 제작한 상품, 큐레이션 한 상품은 어떤 것들인지 궁금해요.
작업실에 있는 마 수세미 봉도 ‘없는 가게’에서 판매 중이에요. 저희 어머니가 만든 마 수세미에 제가 나무 봉을 만들어 끼워서 판매해요. 친환경 수세미 중에 텀블러 세척용이 없어서 불편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만들게 됐죠. 그 외에도 나무로 만든 소품들을 팔아요. ‘없는 가게’에서 제가 추천한 상품에는 허브가 있어요. 요즘 음식을 할 때 허브를 많이 쓰는데 허브를 대용량만 팔더라고요. 허브는 요리할 때 소량만 사용하니까 결국 남은 허브는 유통기한이 지나서 버리게 돼요. 그래서 조금씩 구매할 수 있는 방식으로 허브를 판매해보자고 제안했어요. 허브 화분을 놓고 팔아요. 얼마 전에도 어떤 분이 고수 세 줄기를 사갔어요. 이렇게 허브를 소량으로 파니까 너무 좋다고 하더라고요. 음식물 쓰레기는 결국 대용량으로 판매하는 유통구조에서 나오기도 해요. 그런데 조금씩 팔면 잉여 자원이 버려지지 않고 필요한 사람에게 적당량을 판매할 수 있으니 환경적으로도 좋다고 생각했어요.


청년활동공간 청년청 입주단체. ‘제로웨이스트 라이프(zero-waste life)’ 이야기를 담은 잡지 <매거진 쓸>을 비롯해 다양한 환경 관련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youthhub.kr/hub/supported_group/30368

무포장 가게 쓸
매거진 쓸이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오랫동안 쓸 수 있고 먹을 수 있는 것만 판매하는 가게, 포장재 쓰레기를 줄이고자 하는 가게를 소개한다. mupojang-network.com

없는 가게
‘무포장 가게 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서울혁신파크에 운영 중인 제로웨이스트숍이다.

청년허브, 미닫이실험실, AR490, 친환경, 디자인, 적정기술

환경이라는 큰 주제 안에도 다양한 키워드가 있는데, AR490이 집중하는 환경 이슈는 무엇인가요?
우선 쓸데 없는 걸 만들지 않는 것. 그리고 환경적인 소재와 디자인이죠. 건축을 했던 사람으로서 관심사는 친환경적인 공간을 만드는 것이에요. 집을 지을 때 친환경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있어요. 집의 구조를 바람이 잘 통하고 빛이 잘 들도록 설계하는 것, 환경적인 재료를 사용하는 것, 화학적 가공이나 에너지를 부어서 가공하는 것을 최소화 하는 것이요. 큰 건물은 설비적 접근도 있어요. 공조시스템을 어떻게 에너지를 절약하는 방향으로 설계하느냐 이런 식으로요.
하지만 공간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기에는 한계가 있어요. 공간을 만든다는 건 시간과 노력, 돈이 많이 들어가니까 누구나 바로 시도할 수 있는 실천법은 아닌 거죠. 지금은 실용적인 물건을 디자인하는 것과 물건의 소재에 집중하고 있어요. 작은 것들을 만들어보며 나무의 물성을 알아가고 있어요. 달공작소(dAR craft)에서 나무로 작은 소품을 만들어보는 이유도 작은 실천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죠.
사람들이 물건을 사면, 물건 가격에 따라 가치를 매겨요. 그런데 직접 만들면 가치가 액수로 환산되지 않아요. 직접 만든 물건은 훨씬 더 아껴쓰더라고요. 우드카빙 클래스에서 직접 깎은 포크와 숟가락은 만원, 이만 원 주고 산 물건 이상의 가치가 있죠. 나에게 필요한 물건을 좋은 소재로 직접 만드는 게 낭비를 줄이고 환경적 삶을 실천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작은 생활 속 소품부터 바꿔가는, 그렇게 습관이 바뀌는 경험을 함께 해보려고 해요.

AR490에서 그리는 미래는 어떤 모습인지 궁금해요.
‘환경 단계별 체험 하우스’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제가 아프면서 실천한 환경 단계별 행동이 있어요. 사람들이 단계별로 환경적 삶의 방식을 실천해보고 어느 단계까지 가능한지 가늠해보는 거죠. 음식, 쓰레기 문제, 에너지, 생산 전반적으로 사람들이 친환경적인 삶을 이해하기 쉽도록 순환 사이클 지도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영국 대안기술센터를 나오며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고 말씀 드렸잖아요? 장기적으로는 환경의 중요성을 함께 공유하고 삶의 태도를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2021년 계획도 얘기해주세요.
<다시 시작, CAT Diary>를 영국에서 출판하려고 계획했는데, 코로나19로 미뤄졌죠. 코로나19 상황이 내년에 더 나아질 지는 알 수 없지만, 영어권 나라에서 책을 출판할 방법을 알아보고 있어요. 회사를 그만 뒀을 때 나 스스로 꾸려가는 삶이 가능할지 궁금한 마음이었어요. 퇴사 후 2년 간 청년허브 미닫이실험실에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실험실’이라는 단어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계속 무언가를 실험해봤던 것 같아요. 보름달 상점도 해보고, 워크숍도 하고, 유튜브 채널도 열고. 미닫이실험실에서 다양하게 실험한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줄일 일과 계속할 일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해요.

 

▍ 청년허브의 입주단체 정보가 궁금하다면? https://youthhub.kr/hub/4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