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활] 2013 청년마을연구소 인터뷰
‘지근거리’에서 마을 공동체를 모색하는 ‘청년마을연구소’
‘청년마을연구소’라는 이름을 처음 듣자마자 떠오른 생각 하나, 하루에도 몇 번씩 타인과 부딪치며 복작대는 ‘서울’ 안에서 ‘마을’을 연구한다니, 그것도 ‘청년’들의 마을이라니. 둘, MBC ‘전원일기’가 끝난 지도 어느덧 십 년이 넘었고, 이미 한국 사회는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는데 다시 웬 ‘마을?’ 은평구의 복합문화공간 ‘_틈’에서 청년마을연구소의 임새벽 씨와 ‘청년’과 ‘마을’의 미래를 함께 이야기해보았다.
Q. 청년마을연구소에서 말하는 ‘마을’이라는 개념을 먼저 알고 싶어요. 일반적으로 ‘마을’이라는 말을 들으면 왠지 시골에 있을법한, 품앗이를 같이 하는 공동체가 떠오르게 됩니다.
:결국 자기가 사는 집 근처, 라는 설명이 가장 적절할 것 같습니다. 기존의 촌락이나 동촌은 족장 같은 사람이 있어 개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보장되기 힘든 구조라면, 여기서의 ‘마을’은 개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존중되는, 평등한 관계 아래에서 주민이 당사자가 되는, 수평적 구조라고 볼 수 있겠네요.
Q. 기존의 풀뿌리 지방자치제도가 여기서 말하는 ‘마을’이라는 개념과 비슷하지 않나요?
:여기에서 ‘마을’은 당사자인 주민이 결정하고 추진하고, 그 책임을 가지자는 건데요, 내가 직접 마을 일을 기획하게 되면 욕심이 생기고 책임감을 갖게 되잖아요. 행정을 무시하는 것이 아닌, 행정은 그저 마을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자, 는 겁니다. 여기서 사람들 간에 새로이 관계를 맺고, 새로운 관계를 발견하는 거죠. 마을에는 물리적 거리에 의한 마을도 있겠고, 심리적 거리에 의한 마을도 있겠죠.
Q. 청년마을연구소의 ‘마을’은 물리적 의미의 마을인가요?
:제가 생각하는 마을은 시내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갈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설정돼요. ‘청년마을연구소’는 ‘삶터가 일터가 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어요. 집에서 직장까지 출퇴근 시간에만 1-2시간이 걸리는 그런 삶이 아닌, 내가 사는 삶터를 일터로 만들자는.
‣(캡션): 2009년, 처음 은평구 내에 지금의 장소를 얻을 때는 복합문화공간이라는 개념으로 시작했다. ‘_틈’이라는 공간을 조금씩 키워 오다가, ‘청년마을연구소’라는 형태로 현재까지 이어져왔다. 당시에는 고등학생들이 같이 만든 장소로, 5년이 지난 지금 그들이 이곳으로 다시 돌아온다고.
Q. 현재 ‘청년마을연구소’에는 몇 사람이 함께하고 있나요?
:요즘은 매주 월요일 협동조합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모이는 사람은 그렇게 10-15명 정도 되는 것 같네요.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은 100여 명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과거 해왔던 프로젝트를 함께 이끌고, 공간에 방문하거나 후원금을 주시는 분들까지. 협동조합 세미나는 ‘마을 공동체 청년들의 지속적인 ‘마을살이’를 위한 대안 일자리 찾기 정책 모임’으로, 지속가능한 마을 사례를 찾기 위해 진행 중입니다. 결국, 이 공간이나 연구소도 영리 모델을 찾아가야 하니까요. 내년부터는 이를 준비할 계획입니다.
Q. 올해 ‘청년마을연구소’가 ‘청년허브’와 만나 내부적으로 성장한 지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질적 성장을 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서울시청년일자리허브의 청년활성화사업을 통해 지원을 받았기 때문에 다소 마음 편하게 미디어나 영상 쪽의 작업을 해왔습니다. 지원 사업을 받기 전에도 계속 의뢰를 받아 납품을 하고 있었는데, 주어진 금액을 잘 활용하는 법을 익히게 됐어요. ‘마을연구소’자체에도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었고요. 서울시의 지원을 받았기 때문에 인정을 받고, 그렇기에 관심을 가져준 그런 측면 또한 무시할 수 없겠죠.
Q. 그렇다면 내년에는 어떤 사업을 이끌어 갈 계획인가요?
: 사회적 기업 쪽으로 수익 모델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단기적으로 추진할 영상사업팀의 개념이 내년 수익화 모델 중에 가장 빠르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우리가 평상시에 보는 그런 수직적인 기업 모델이 아니라 ‘청년마을연구소’가 하나의 플랫폼이 되는 형태, 만들고 기반을 형성해주는 마을 플랫폼의 성격이 더 맞을 것 같네요. 우선 이 공간이 지하다보니 영상 편집을 위한 공간으로는 부적절합니다. (실제로 작년 ‘_틈’에는 물난리가 나서 컴퓨터를 모두 못 쓰게 됐다.) 안정적으로 일을 하고 많은 인원이 마을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게 발굴하는 작업을 진행할 거예요. 활동한 수익금을 나눠가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좀 더 많은 인원이 필요하겠죠.
INTERVIEW BY 유지영(국민저널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