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YARF] 펠로우 인터뷰(Fellows Interview) : 환경 / “초우 쿳 인”(Chow Koot Yin)

분류
허브소식
날짜
2020-01-14

초우 쿳 인(Chow Koot Yin)

📣 무엇에 관심이 있나요?

Yin : 저는 대학생 때, 홍콩의 토지정의 운동에 참여했었어요. 국가나 개발업자에 의해서 농민들이 땅과 재산을 빼앗기고 다른 곳으로 이주 당하는 일들이 많았거든요. 저는 운동을 하며 시위에 참가하기도 했고, 오랜 시간동안 열심히 싸워왔지만 사회 변화가 쉽게 일어나지는 않았어요. 결국 실질적인 변화는, 내면의 변화로부터 시작되는 것임을 느끼게 되었죠. 우리가 관계를 맺어가는 방식, 세상을 보는 관점, 미래를 상상하는 방법의 변화가 필요하고 이것이 나아가 우리 일상의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현재 비영리 단체 PEACE를 통해 ‘에코빌리지(생태마을)’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 ‘PEACE’는 무슨 일을 하는 단체인가요?

Yin : ‘PEACE’는 Partnership for Ecological Agriculture and Conservation of Earth의 약자입니다. 생태농업과 지구보전을 위한 파트너십을 말합니다. 저희는 단체명에서 보여 지듯이, 세 가지 키워드로 설명드릴 수 있어요. 첫째는 이름과 같이 Peace, 평화가 핵심 가치입니다. 나아가 저희 생태마을의 핵심 가치이죠. 비폭력적이고 느리지만 제가 했던 급격한 사회 운동보다 강한 사회적 영향력을 줄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둘째는 ‘파트너십’인데, 저희 생태마을은 더 큰 단위의 마을 속에 포함된 형태이거든요. 마을에 땅을 가지고 살아가는 지주들, 400년 이상 뿌리를 내리고 사는 원주민 모두 우리가 평화롭게 상생해야 할 ‘이웃’인 거죠. 그런데 이 분들의 입장에서는 저희도 외부에서 ‘에코빌리지’ 모델을 가져온 이방인이기 때문에,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지방정부와 NGO, 뜻을 함께하는 대안학교와 환경단체 등 다양한 파트너십을 맺어 적극적인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셋째는 ‘생태 농업’이에요. 토양과 환경을 살리고, 지속성과 재생력을 고려한 농업 방식을 추구합니다.

 

📣 왜 ‘에코빌리지’ 운동이 필요한가요?

Yin : 인간이 모든 것의 중심이고, 생태계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있는 것 같지만, 모든 존재들이 상호연결 되어 있는 것처럼 인간과 자연도 지금과는 다른 관계를 맺어나가야 합니다. 현재 홍콩의 삶의 방식은 자연과 너무나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연과 더 가까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새롭게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홍콩에서는 주거 문제가 심각한데다가 토지 규제도 심합니다. 땅을 가지고 있어도 건물을 짓기 어려운 실정이니 저희 생태마을에서도 다함께 모여 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땅도, 건물도 없는 주민들은 건설계획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기도 하죠. 이렇듯, 홍콩은 땅을 둘러싸고 불신이 강한 사회가 되었습니다.

에코빌리지 운동은, 북미에서는 약 300년간 이어져 왔지만 아시아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었어요. 저는 아시아의 유교적 관념이, 자연과 마치 가족처럼 조화로운 관계를 맺어나가는 자연스러운 전통을 형성했다고 보았습니다. 물리적 범위가 크고, 부정적 외부효과가 발생하는 사회문제에 대해 에코빌리지가 현지화 된 해결책을 제공하는 시도인 셈입니다.

 

📣 집중하고 있는 자신의 활동을 소개해주세요.

Yin : ‘역사 아카이빙’이라는 키워드는 제가 특히 생태마을에서 지역 역사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역 커뮤니티에서 활동을 할 때에는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저는 자연과 함께, 주변 이웃들과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고 싶어요. 그래서 아주 일상적으로, 마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들 속에 푹 빠져 들어가기 위한 지역 내 구전 역사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주로 주민들을 많이 인터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터뷰는 대부분 비공식인 대화의 형태로 이뤄집니다. 포커스그룹 인터뷰(FGI, 집단 심층면접)도 있긴 하지만 주민들이 대부분 70-80대이셔서 오후에 차를 마시며 담소 나누기를 좋아하고, 저 역시 규격화된 방법론을 적용하기보다는 지속적인 대화에 의미를 두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작업은 매우 즐겁게 이뤄지고 있죠.

 

📣 앞으로는 무엇을 하고 싶나요?

Yin : 저희가 활동하고 있는 남청(홍콩 신계 지역)의 에코빌리지 운동을 통해, 홍콩에서도 지속가능한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의 실험은 상당히 소규모이지만, 중요한 것은 규모가 아니라 이론과 실천이 하나로 통합되어 있는 장소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미래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좀 더 대중과의 접촉면이 넓어졌으면 좋겠는데요. 사실 이런 이야기들은 책이나 글로 보았을 때에는 굉장히 쉬운 것처럼 보입니다. 민주적인 움직임에 여러 사례와 이야기가 있습니다만, 사실 몇 주간 마을에서 살아보며 여러 활동을 함께하고, 이러한 삶의 방식을 실천해보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AYARF와 함께한 소감은 어떤가요?

Yin : AYARF는 저에게 굉장히 흥미로운데, 첫째로는 활동과 연구라는 두 개념을 연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 자신이 ‘액티비스트리서처’냐고 물었을 때 ‘과연 어떤 연구를, 어떤 활동을 하고 있지?’ 하고 의문이 들기는 합니다. 제가 오랫동안 활동가로서 살아오면서, ‘활동’, ‘활동가’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를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토지정의 운동부터 에코빌리지 운동까지, 저는 사회적 불평등에 민감하게 반응했고, 실천적인 움직임을 촉구해왔습니다. 며칠 간 다른 펠로우들, 연사들과 대화를 나누며 제가 왜 이 운동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비로소, 여기 모인 펠로우 모두 각자 다른 형상의 ‘액티비스트리서처’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요. 그런 점에서, 다양한 아시아 국가들의 액티비스트리서처들을 한 자리에 모아 풍성한 영감을 주고받을 수 있음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역사아카이빙 #친환경 #공동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