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YARF] 펠로우 인터뷰(Fellows Interview) : 기술 / “이동근”(Yi Donggeun)

분류
허브소식
날짜
2020-01-10

이동근(Yi Donggeun)

? 무엇에 관심이 있나요?

저는 기술의 관점에서 민주주의적으로 공공과 정치를 개선해나가는 것에 관심이 있어요. 80년대부터 해서 지금까지, 우리 사회도 성장을 이루고 극단적으로 어려운 시기는 지나왔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 어느 시대보다 불확실성의 문제가 큽니다. 어떤 분야를 봐도 뚜렷한 그림이 그려지지 않고. 이런 불확실성 안에서 사회 문제를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대처해나가야 할지 사실 감이 잡히지 않죠. 저는 여기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기술을 통해 공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히 정보의 격차를 줄여보자는 생각으로 활동을 하고 있어요.

 

? 정보의 격차가 왜 문제인가요?

이를테면, 정부에서 수많은 청년정책을 제공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정책대상에 해당되지 않는 사람이 수혜를 받기도 하고, 소외된 청년들은 그 정책에 도달하기까지도 어렵습니다. 저는 빈민촌의 라이프스타일 변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여기서도 정보의 격차가 가장 큰 문제로 느껴져요. 정책들도 보수적인 편이라 요구에 대응하는 속도가 늦은 편인데, 정보의 격차로 인해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는 거죠. 결국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와 시민들이 실질적으로 사용하는 정보에는 간극이 있다고 생각해요.

또, 정보의 격차는 공공의 감시성을 저해하기도 해요. 저는 우리의 손으로 뽑은 국회의원을 잘 감시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이 당장 4월에 투표를 해야 하는데 출마한 후보자의 공약이나, 해 온 활동, 가치관 같은 정보를 많이 알고 있지 않아요. 그리고 당사자가 제공한 것 외에는 찾기도 굉장히 어렵죠. 일상생활에서도, 소외된 약자가 아니더라도 정보의 격차는 계속 있는 거예요.

 

?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슨 활동을 하나요?

제 키워드로 꼽은 ‘국회의원’과 관련된 활동을 설명하자면, 국회의원이 낸 정책 발의안을 트래킹(Tracking, 데이터 추적)하고, 후보자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쉬운 서비스와 UI로 자세하게 나타내는 프로젝트를 해요. 그러면 시민들이 선거 때 훨씬 더 넓은 선택지를 가지고 투표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될 거예요. 이런 기회를 대중에 제공하는 방법이 제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관심사죠. 그래서 이번 상반기에, 19대 국회 데이터를 가지고 지역구 국회의원 평가 등 정보를 담아내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나아가서는 제가 그동안 모아온 15대부터 20대까지 모든 지역의 선거 데이터를 활용해서, 그 지역구가 어떤 식으로 정책이나 인구에 따라서 바뀌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싶어요.

 

? AYARF에 참여하게 된 계기와, 참여해서 느낀 점이 있나요?

사실 제가 ‘액티비스트리서처’에 적합한 사람인지 좀 고민이 있었어요. 제가 하고 있는 일은 나가서 사람들을 만나고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논문처럼 학술적인 탐구는 아니라는 한계를 스스로 느꼈거든요. 그런 점에서 AYARF가 굉장히 적합했다고 생각이 들어요. AYARF가 프로젝트의 한계를 보완하고, 성장을 위한 농도 깊은 시간을 확보해주고 있거든요.

그리고 펠로우들을 만나 또 다른 영감을 얻을 수 있다는 자체가 굉장히 의미 있는 것 같아요. 제가 한번쯤 해봤던 고민들을 가지고 직접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그리고 커다란 사회문제에 대해 수많은 방법으로 다양하게 접근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느끼고 있어요. 이런 부분에서 접점을 발견할 수도 있었어요. 한 펠로우가 자동차가 없는 도시를 만들고 싶다고 했을 때, 이건 완전히 환경적인 이슈잖아요. 그런데 서울시의 자동차나 대중교통 관련 공공데이터가 굉장히 잘 나와 있어요. 그리고 지역구별로 미세먼지 데이터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고요. 그런 관련 데이터를 가지고 활용해본다면 제 분야와도 통합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보게 되었죠.

 

? 자신의 노력과 기술을 통해, 사회가 어떻게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나요?

우리나라는 공공 데이터를 공개하는 것을 중요한 정책방향으로 두고 있잖아요. 하지만 이게 얼마나 ‘잘’ 공개되는지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아요. 관련 데이터를 충분히 제공했다는 사실로 공무원의 역할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러나 그 데이터를 가지고 시민들이 보기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거든요. 그래서 공공 데이터를 활용하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시민들에게 더 나은, 더 필요한 정보가 제공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민주주의적으로 공공과 정치가 개선된 사회가 만들어질 것 같습니다.

일상생활에서도 정보의 격차를 줄이는 게 필요해요. 급진적 미래 콘퍼런스에서 오드리 탕 장관의 발표에 정말 많은 영감을 받았어요. 오드리 탕 장관의 움직임으로 인해 대만의 많은 것들이 바뀌고 있거든요. 저도 몇 년전 ‘코드포서울’이라는 이름으로 시빅해킹 활동을 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데이터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많은 문제가 해결되고, 또 사회가 진전될 수 있다고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AYARF를 떠나서, ‘액티비스트 리서치’ 자체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느끼기에는, 사회학과나 정치외교학과에서 공부하는 제 친구들이 연구하는 논문을 볼 때 그것은 또 다른 방법론이거든요. 학술적인 연구에서는 사실 활동에 집중하는 게 어려워요. 하지만 활동에 기반하지 않으면 좋은 논문을 쓰기 힘들죠. 그런 모순점이 해결될 지점들에, 액티비스트 리서치 방법을 고려할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학제 간 경계를 넘나들어, 하고 싶은 연구를 자유롭게 찾아갈 수 있는 플랫폼을 형성하는 데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줄 것 같아요. AYARF는 그래서 좋은 시도이고, 좋은 결과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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