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YARF] “열린 세미나”(Open Seminar&Workshop) : 21세기 액티비스트 리서처 도구 현장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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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소식
날짜
2020-01-10

지난 8일 서울혁신파크 내 크리킨디센터 사차사차홀에서 열린 ‘디자인 싱킹에서 시스템 체인지까지’ 워크숍 현장. 다국적 시스템 디자인 그룹 ‘다크매터랩스’의 클로이 트레거 연구원이 AYARF 펠로우들에게 “어떤 문제를 생각할 때 우리는 ‘왜 그럴까?’하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던지곤 한다”며 “오늘 이 시간에는 ‘지속 가능한 도시(sustainable city)’를 실현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다섯 단계에 걸친 ‘왜(why)?’라는 질문을 통해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손에 펜과 포스트잇을 든 펠로우들은 세 팀으로 나뉘어 도시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떠올리고 이 문제들의 원인을 파고드는 질문을 적어보기 시작했다. ‘도시에서는 왜 생활비가 많이 들까?’ ‘도시에는 왜 자동차가 많을까?’ ‘도시에서의 삶은 왜 이렇게 바쁠까?’ 답을 적은 포스트잇을 떼었다 붙였다 하며 답끼리 연결 짓거나 순서를 바꾸며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저해하는 요인들을 파헤치느라 여념이 없었다.

다국적 시스템 디자인 그룹 ‘다크매터랩스’가 진행한 AYARF ‘열린 세미나’의 첫 번째 세션 현장.

이날 오전 열린 워크숍은 8일부터 9일까지 이틀에 걸쳐 진행된 ‘AYARF 열린세미나’의 첫 번째 세션으로, 펠로우들이 시스템 싱킹에 대해 배우고 직접 체험해보는 시간으로 꾸려졌다. 강은지 다크매터랩스 연구원은 “시스템 싱킹은 문제와 해결책을 넘어 이와 연결된 수많은 요인까지 포함해 문제 상황을 바라보는 일종의 렌즈”라며 “(시스템 싱킹의 관점에서 볼 때) 하나의 문제에 어떤 해결책을 도입한다고 해서 한 방에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라 점진적으로 나아가는 나선형의 구조로 변화가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문제와 해결책이 직선이 아닌 나선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해결책이 가져올 결과 또한 예측할 수 없다. 그는 “다크매터랩스는 모든 프로젝트를 발견의 과정으로 생각한다”면서 “주어진 틀과 기준선 너머를 보려 하고, 새로운 프로젝트에 착수할 때 사전 준비 없이 발견을 즐기려는 마음으로 임한다”고도 했다.

협력적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4P 전략을 설명하고 있는 세키 하루유키 ‘코드포재팬’ 대표.

오후에는 일본의 비영리 테크 커뮤니티 ‘코드포재팬’이 ‘디지털 커뮤니티를 활용한 민간-공공-시민사회의 협력적 거버넌스 구축’을 주제로 두 번째 세션을 진행했다. 세키 하루유키 코드포재팬 대표는 “People(사람)·Prototyping(프로토타입 제작)·Promote(홍보)·Project(프로젝트)로 구성된 4P 프로세스는 협력적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며 “△기술이 아닌 ‘사람’에서 출발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생각을 모으고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함께 배우고 생각한 것을 프로토타입으로 만들어 시험해본 후 △결과물을 온라인에 공개해 널리 알리고 △신뢰할 만한 결과물이 나왔을 때 공공에 제안해 자원을 지원받아 실제 프로젝트로 구현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워크숍에서는 펠로우들이 직접 한국 여행 가이드용 챗봇(chatbot)을 만들어봤다. 펠로우들은 5~6명씩 한 팀이 되어 포스트잇에 챗봇에 입력한 질문과 답을 적었다. ‘hello를 한국어로 말하면?(안녕), 서울 시내에서 공항까지 얼마나 걸리나?(약 1시간)’, ‘어떤 대중교통 수단이 가장 편리한가?(지하철)’ 등이다. 이렇게 모인 질문과 답은 구글 스프레드시트와 구글 폼, 채팅 어플리케이션 라인(Line),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줄(Azul) 시스템 등을 활용해 데이터베이스화한 후 챗봇으로 구현했다. 묘슈 나오 코드포재팬 국제교류 담당자는 “보통 6개월 넘게 걸리는 챗봇 개발 작업을 여러분은 오늘 한 시간 만에 빠르게 만들어보고 시험 작동도 해봤다”며 “직접 만든 챗봇을 시험 작동해봄으로써 어떤 요소들을 향상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는데, 이것이 바로 프로토타이핑 작업이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AYARF ‘열린 세미나’의 첫 세션에 이어 마지막 세션에도 연사로 나선 강은지 다크매터랩스 연구원.

9일 오후에는 전날 오전 세션을 담당했던 다크매터랩스가 ‘사회적으로 의식 있고 민주화된 인공지능(AI)·머신러닝 방법론을 활용한 데이터 스토리텔링’이라는 주제로 또 한 번의 세미나를 열었다. 강은지 연구원은 “데이터 스토리텔링은 사람들에게 보편적 지식을 전달하고 이로써 사람들이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숫자를 이야기로 바꾸는 방법”이라며 “데이터 스토리텔링을 통해 우리는 데이터로부터 질문에 대한 답을 얻고 우리가 사는 세상을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도 데이터를 시각화하고 이로부터 이야기를 찾아내는 작업은 유용한 도구가 된다. 그는 “사회 혁신 프로젝트 안에서 데이터 시각화·스토리텔링 방법을 도입할 때 세 가지 중요한 시점(moment)이 있다”며 “△점이나 선처럼 간단한 시각물로 데이터를 시각화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의 요점을 이해하기 △시각화한 데이터들 사이의 관계를 측정하기(measuring) △두 과정을 거친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의 시나리오 또는 해결책을 만들기가 바로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머신러닝 전문가인 불런트 오젤 다크매터랩스 연구원은 “우리가 어떤 목적과 동기를 가지고 기술을 활용하는가에 따라 기술의 영향력이 결정된다”고 했다.

AI·머신러닝 등 데이터를 수집·분석·활용하는 기술은 발전을 거듭할수록 점점 사람에게서 멀어지는 듯 보이지만, 그럼에도 결국 데이터에서 가치 있는 이야기를 발굴하는 건 ‘사람’이다. 불런트 오젤 다크매터랩스 연구원은 “미래 시대에는 기술의 역량(capacity)이 점점 더 커져 삶의 모든 국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그렇기에 사람이 기술을 어떻게 그리고 왜 사용하느냐가 무척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람의 ‘선택’이 기술의 역량을 제어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기술을 올바르게 활용하려면 조심해야 할 ‘함정(trap)’이 있다. 그는 “인공지능 등 기술 기반 솔루션이 문제 상황의 △맥락과 무관하게 항상 같은 효과를 낼 것이라는 ‘프레이밍(framing)’과 ‘이식 가능성(portability)’의 함정 △숫자와 공식으로 이루어진 기술과 달리 사회는 산술적·기계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을 간과하는 ‘형식주의(formalism)’의 함정 △기술 기반 솔루션을 도입했을 때 목적한 효과 외에 발생 가능한 부작용·2차 효과 등을 간과하는 ‘파급 효과(ripple effect)’의 함정 △기술이 도움이 되지 않는 문제에도 기술 기반 솔루션을 도입하려 하는 ‘해결중심주의(solutionism)’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기술 솔루션을 넘어 (문제 상황의) 문화적 맥락, 인간적 측면 등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AYARF ‘열린 세미나’에서 펠로우가 질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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