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N개의 공론장⑮] 「청소년은 미성년자일까?」 리뷰

분류
행사리뷰
날짜
2020-01-03

청소년은, 정말로, 미성년자일까요?

청소년이 주체가 되는 사회를 상상해보셨나요? 교육과 보호의 대상으로만 인식되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설계하고 사고하는 자율적인 존재로서 존중받는 사회를요. 과연 청소년은 ‘미성년자’일까요? 2019년 11월 30일 열린 공론장「청소년은 미성년자일까?」이야기입니다.

평소 페미니즘과 성교육에 관심이 많던 공론장 기획자 이소연 씨는 ‘포괄적 성교육 강사 기본과정’을 듣고 나서 이 주제를 떠올렸습니다(들어가기 인터뷰 참조). 중요한 논의가, 혹은 당사자의 입장이 생략된 무조건적인 통제와 보호는 아무 가치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공감한 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는데요. 이날 테이블에서는 어떤 대화가 오갔을까요?


공론장 일시: 2019.11.30 (토) 오후 1시-5시
장소 : 청년허브 다목적홀 

[프로그램]

13:00 오프닝: 청소년의 의미에 대해 브레인스토밍
13:30 사례발표 1: 청소년 포괄적 성교육
14:00 테이블 토론
15:00 사례발표 2: 학교는 어떤 곳이어야 할까?
15:30 테이블 토론
16:20 마무리: 의견 정리

0. 청소년이란? 미성년자란?

한국에서 ‘청소년’은 법률상 나이로 구분합니다. 그런데 법마다 그 기준이 달라 매우 상이합니다. ‘성년’의 의미 또한 모호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자랄 대로 자란 나이, 신체와 지능이 완전히 발달되어 완전한 행위 능력이 있다고 간주되는 나이”라고요…

이소연 씨는 질문 하나를 던졌습니다. 우리 사회가 성년과 미성년, 비청소년과 청소년을 ‘나이’로 나눴다면, 다음 중 누가 미성년일까요? 누가 비청소년일까요? 여러분도 한번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1. 방을 안치우고, 아침마다 깨워 줘야하는 소연이
2. 정당에 소속 되어있고, 2020년 총선에 후보자로 나가고 싶은 민경이
3. 학교에 가지 않고,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는 예진이
4. 임신해서 내 아이를 평등하고 좋은 세상에서 키우고 싶은 성실이
5. 학교에서 선생님 말씀을 잘 듣고 수업을 열심히 듣는 지민이
6. 성소수자 인권을 위해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는 혜원이
7. 애인과 함께 1박 2일 여행을 간 주원이
8. 운전면허를 따고 싶은 혜진이
9. 듣고 싶은 수업 커리큘럼을 직접 짜는 진영이
10. 꿈을 위해 직접 은행에 가서 자기 명의의 통장을 만들고 싶은 원정이

2번 ‘정당에 소속 되어있고, 2020년 총선에 후보자로 나가고 싶은 민경이’를 고른 참가자가 많았습니다. 대한민국 선거법상 19세 미만인 자는 선거권을 가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대학에 가서 수업을 직접 짰는데 중고생에게는 왜 이런 권한이 없었을까, 그 근거는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가져봤던 적이 있어서” 9번을 고른 참가자도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셨나요?

1. 청소년 포괄적 성교육

첫 번째 토론에 앞서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의 공동대표 양지혜 씨가 ‘스쿨미투’ 운동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신의 문제의식을 발표하며 참여자들에게 질문을 제시했습니다. (양지혜 씨는 2019년 12월 26일 미국 CNN의 ‘올해 변화를 이끈 아시아 청년활동가 5인’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양지혜 씨는 “청소년이 미성숙하기 때문에 위험해지는 게 아니라 불편해하기 때문에 위험해진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말인 즉슨, ‘안전’이라는 명목으로 주입되고 교육되는 현재의 성교육 틀에서 벗어나, 청소년이 스스로 뭔가를 선택하고 결정할 때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제도적 지원망이 필요하다는 의미였습니다. 성이란 어떤 단편적인 증언들에 의해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나와 타인이 관계하는 ‘개개의 고유한 관계 맺음’이기 때문입니다.

양지혜 씨는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학교 내 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 ‘성(性)인권 시민조사관’ 제도를 도입”한다는 사례가 인상 깊었다고 말했습니다(참조: 한겨레 이황유진 인터뷰). 스쿨미투 이후 교육청에서 여학생의 목소리를 반영해 성에 대해 가르치는 또래 강사를 양성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청소년이 15시간 정도의 기초 교육만 받으면 자신과 자신의 주변에 대해 이야기하는 성교육을 할 수 있고, 또래 문화나 동료의 공감대를 자극하고 비판하는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양지혜 씨는 스쿨미투 이후 느낀 갈증, 여성 청소년이 말할 공간이 학교에 없다는 사실을 복기하며 집회 때 사용한 슬로건을 소개했습니다. “들어야 할 건 너희다.” 여성혐오 문화에서 자유롭지 못한 교사들도 함께 배워야 합니다.

그러니 성교육은 실질적으로 학교를 변화시키는 방식으로 일어나야 합니다. 모두를 위한 방향으로,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 방향의 교육이어야 합니다. 양지혜 씨는 그것이 결과적으로 학교 내 구성원들이 성에 대해 토론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작업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청소년 포괄적 성교육’이라는, 다양한 구성원을 포괄하며 교육의 주체로 만드는 방식에 동의한다고 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배울 수 있는, 그러면서도 성평등이라는 가치를 온전히 담아내는, 모두를 위한 성교육은 어떻게 가능할까요? 그럼으로써, 우리 주변을, 우리 학교를 바꾸는 성교육은 어떻게 가능할까요? 그것이 양지혜 씨가 던진 질문이었습니다.

1. 모두를 위한 성교육은 어떻게 가능할까?
2. 학교를 바꾸는 성교육은 어떻게 가능할까?

두 개의 조로 나뉜 참가자들은 위 질문에 대한 토론을 시작했습니다. 토론 후에 각 조의 퍼실리테이터가 발표한 논의 내용을 아래 정리하겠습니다.

1-1. 조별 토론: 모두를 위한 성교육은 어떻게 가능할까?

A조:

모두를 위한 성교육을 받은 경험이 다들 없었어요. 반대로, 철저하게 누군가를 배제하고 있는 성교육을 받은 경험이 모두에게 있었고, 그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첫 번째, 현대 제도권 교육은 남학생과 여학생이 건전하게 사귀어야 한다는 이야기만 있다는 것. 다른 젠더와의 성애는 언급조차 되지 않으니, 다양성에 대해 배울 필요가 있다는 논의가 나왔습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섹스를 이분법적으로만 나누는 개념과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에 답답하다는 의견이 있었어요.

두 번째, 성에 대한 잘못된 관념, ‘성은 부끄러운 거고 쉬쉬해야 한다’고 배웠던 사실이 모든 분들이 공통적으로 느꼈던 사안입니다. 이에 관해 현재 성교육이 죄책감을 심어주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 분은 기독교 학교를 다녔는데 채플 시간에 다 같이 순결 서약을 받았대요. 순결 사탕을 나눠 먹으며 결혼하기 전까지 성관계를 맺지 않겠다는 서약을 했다고 합니다. 제도권 교육도 이와 다르지 않으며, 사랑을 느끼고 성관계를 맺는 데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정말 잘못된 방향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B조:

저희는 먼저 지금까지 들었던 성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대부분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은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항상 여성과 남성으로 성별을 분리해 교육받았던 데 의아함을 느꼈다는 이야기, 학교에 이성 교제 금지 조항이 있어서 강제 전학을 가기도 했다는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모두를 위한 성교육을 어떻게 상상해볼 수 있을지 논의해봤어요.

청소년을 통제하고 가르치려 하고, 그 과정에서 성을 금기시하는 사회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어요. 구체적으로는, 이성애 중심적인 교육에서 성적 지향이나 정체성에 대해서 고민할 기회를 한 번도 갖지 못했다는 이야기, 실제 경험과 실천에 대해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기회를 갖기 못했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성소수자의 경험 등 개별의 경험이 교육 과정을 통해 나눠진다면 좋겠다, ‘성관계’에만 지나치게 집중된 부분을 넘어 다양한 부분을 포괄하는 성교육이 필요하다, 타인을 존중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사실 성교육을 1년에 1번 정도 받는 것 같아요. 또 20살 이후가 되면 다 배웠다고 생각하잖아요. 저희는 사실 발제에서 전해주신 것처럼 포르노를 통해서 배운 것을 가지고 살아가는데, 그러한 전반적인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제대로 된 성교육 커리큘럼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 한 번의 성교육이 아니라 장애인의 경험, 성소수자의 경험, 비장애인의 경험 등 다양한 경험에 대해 다루는 1년 정도의 커리큘럼이라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리하여 의문점이 나오면 그것을 추가적으로 배울 수 있는 실질적인 배움이 마련되면 좋겠다는 이야기였습니다.


1-2. 조별 토론: 학교를 
바꾸는 성교육은 어떻게 가능할까?

A조:

공통적으로 나눈 이야기는 ‘학교만 바꿀 수는 없다’입니다. 어쨌든 학교는 사회 안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사회가 변화해야 한다는 점이 전제가 됐습니다.

첫 번째로 처벌이 강력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작은 사건이라도 사회적으로 확인이 되고, 처벌이 이뤄지는 것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한편, 이에 덧붙여, 학생들은 학교 교육보다 여성혐오적인 사회 문화로부터 학습하는 영향이 더 크기 때문에, 처벌도 물론 필요하지만 교육적인 차원에서의 처벌이나 금기보다 좀 더 근본적인 해결책을 논의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두 번째로, 현재 성교육이 학교 재량으로 1년에 1시간 정도 이뤄지고 있는데, 그런 식의 들쭉날쭉한 교육이 아니라 제도화된 커리큘럼에 따라 연속적이고 통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고요. ‘교사 교육’ 역시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학교 안에 성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될 때, 교내 문화가 변화할 가능성이 있을 거라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B조:

저희는 학교라는 ‘공간’에 집중해서 토론했어요. 그곳이 얼마나 위계적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고, 학교를 구성하는 개개인도 문제지만 그걸 공유하는 문화도 문제라는 논의를 했습니다.

대체로 A조와 비슷한 내용을 나눴습니다. 현재 학교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성범죄에 대한 가해자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야기, 처벌 과정에서 피해자가 보호받지 못하고 해결 과정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 부분의 참여 과정을 늘려야 한다, 어떤 사건에 대한 규정이 가십으로 여겨지는 것이 문제다,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하는 의견으로 이어졌습니다.

또한 중점적으로 다룬 이야기는 역시 성교육 커리큘럼에 관한 것이었는데요. 현재 학교에서 이뤄지는 성교육 자체에 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데, 이 커리큘럼 구성을 함께 이야기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것이 실현돼야 학생이 일상의 정치적 주체로 설 수 있고, 성범죄나 성폭력 문제가 일어났을 때 더 크게 목소리를 내고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다는 의견으로 이어졌습니다. 정리하자면, 생활 자체를 바꾸는 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였습니다.

2. 학교는 어떤 곳이어야 할까?

이날 공론장의 두 번째 파트를 열며 공론장 기획자 이소연 씨가 다시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이소연 씨는 제도권 학교를 다니며 품었던 의문을 공유하며 두 번째 토론에 앞선 질문들을 전달했습니다.

‘나는 왜 공부하지?’ ‘나는 왜 야자를 할까?’ ‘대학은 왜 가야 하지?’ 하는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던 어느 날, 이소연 씨는 EBS 다큐멘터리 〈우리는 왜 대학에 가는가?〉를 만났습니다. 그 다큐멘터리는 대학 생활을 면밀히 보여줬습니다. 대학에 품었던 막연한 기대와 많이 달랐습니다.

그날 이후, 입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며 어떤 삶을 살 것인지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것을 계기로 사회를 바라보게 되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아보고 고민하게 됐다고 합니다. 이날 공론장도 그것의 연장선인 셈입니다.

이소연 씨는 좋은 학교를 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청소년 시기를 보내는 학생들은 교육 정책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으면서도 선택권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좋은 고등학교, 좋은 대학교, 좋은 직장을 가기 위해 공부만 할 뿐 향후 어떤 삶을 살 것인지, 어떤 것을 배우고 싶은지, 정작 중요한 고민은 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자리를 빌어 함께 이야기해보고 싶은 주제들을 제시했습니다.

1. 학교 다닐 때 생겼던 고민 나누기
2. 학교는 어떤 공간일까?
3. 우리가 꿈꾸는 학교 그리기

첫 번째 파트와 마찬가지로, 토론 후 두 개 조의 퍼실리테이터가 발표한 조별 토론 논의 사항들을 아래 정리하겠습니다.


2-1. 조별 토론: 학교 다닐 때 생겼던 고민 나누기

A조:

저희는 일단 포스트잇에 각자 학교 다닐 때 느꼈던 고민을 키워드로 적은 뒤, 비슷한 키워드를 모아서 공부/제도/규칙/진로 카테고리로 분류했습니다. 그다음 돌아가면서 흥미로워 보이는 포스트잇을 고르면, 그걸 쓴 사람이 이야기를 풀고 다시 고르는 식으로 진행했습니다. 간단히 정리할게요.

첫 번째는 급식. 일단 채식 메뉴가 부재해 다양성을 포괄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두 번째로는 놀이 공간 부족. 학교가 청소년을 통제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의식이 있는데, 모든 학생을 위해 공간을 열어두고 공유하면 더 재밌게 놀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세 번째는 상담. 학창 시절에도 지금 우리처럼 똑같이 고민을 가지고 있는데, 상담할 창구가 없어요,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상담실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B조:

저희의 경우, 첫 번째는 시간. 학교에서 참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왜 야자를 해야 하는지, 왜 아침 일찍 등교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두 번째는 반 편성. 항상 임의로 반 편성을 그야말로 당하잖아요. 그런데 사실 좋은 친구도 있지만 만나고 싶지 않은 친구도 있거든요. 그런 면에서 자율성이 보장되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비슷하게 교복 관련 내용도 나왔고요.

세 번째는 운동. 중고등학교 때 운동장에서 운동한 기억이 별로 없더라고요. 항상 운동장은 남학생의 것이 때문에 운동할 기회가 없었고, 운동하는 여자 선배가 덜 가시화된 부분이 있었습니다. 네 번째는 학생회. 학생 자치보다는 성적과 더 관련이 있었고, 학교에서 차별을 당했거나 비판적인 시각이 들 때 그것을 이야기하고 문제 제기할 창구가 없었습니다. 그러니 교사가 권위를 남용하는 일이 많았죠. 그런 권위적인 면모에 대해 많이 고민했습니다.

2-2. 조별 토론: 학교는 어떤 공간일까?

A조:

학교 공부보다 학생 개개인이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문제에 집중하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나눴습니다. 자율적인 시간을 줘서 실패를 하더라도 좀 더 빨리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면 좋겠다는 이야기 등이 이어졌습니다.

학생을 위한 지역 사회의 많은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학생들의 공간이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있었고요. 학교의 주인은 학생인데, 교육 과정 안에서 학생 스스로 뭔가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은 사실 없잖아요. 그래서 학교 안에서 자치 활동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내실화되면 좋겠다, 실제적으로 현실에 활용할 수 있는 지식도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 하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한편,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한 흐름으로 이뤄져 있잖아요. 고등학교 교육 수준이 너무 높은데, 과연 20-30대가 10대 때 배운 그렇게 많은 것을 다 활용하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학 교육 과정에서 의무 교육을 멈추고, 그 이후부터는 선택 교육이나 특화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초-중 과정과 고-대 과정을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어요.

B조:

일단 기본적으로 공간 차원에서 체육 활동이 많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다양한 팀 스포츠를 하며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 학창 시절의 중요한 자원인데, 그것이 많이 없어서 유감이라는 말이 많이 나왔습니다. 이때 각자 경험을 이야기하는 게 재밌었어요.

그리고 진로 탐색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진로에 대한 고민을 차단당하고, 성적순으로 진학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며 살아온 게 너무 후회된다는 감정이 공통적으로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에 와서야 그렇게 살지 않아도 된다는 걸 느낀다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정부나 국가에 의해 정해지는 일방적인 교육 정책에 의해 움직일 수밖에 없는 것이 매우 한탄스럽고 꼭 바뀌어야 한다는 이야기로 마무리됐습니다.

2-3. 조별 토론: 우리가 꿈꾸는 학교 그리기

A조:

저희는 그림을 그리기 전, 학교의 존재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학교라는 공간 안에서만 배울 수 있는 교육을 받아야 하는가 하는 의문에서부터 시작해, 학교 밖 지역 사회나 다양한 이들과 함께 배움을 공유할 수 있는 꽁간을 고민해보고자 했습니다. 누구나 배우고 가르칠 수 있는 공간의 좋은 모습으로 상상해서 표어를 정하고, 그 안에 우리가 배우고 싶은 여러 가지 것들을 각자 그려 넣었습니다.

B조:

저희는 학교라는 공간 안에 뭐가 있으면 좋을까 이야기했습니다. 운동장, 축구장, 수영장 등의 다양한 시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요. 교사, 학교, 학생 간 소통 구조가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그리고 교복. 불편한 옷을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입는 게 아니라 나에게 맞는 편한 옷을 입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한편, 내가 듣고 싶은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커리큘럼을 원했습니다. 내가 원하는 네트워크나 모임을 상시적으로 자유롭게 열 수 있는 공간, 그리고 그 안에서 다양함이 존중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3. 다시, 청소년은 미성년자일까?

「청소년은 미성년자일까?」는 우리 사회에서 성년과 미성년을 나누는 기준은 단지 나이뿐이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이야깃거리가 얽혀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되뇔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무성애적 존재로 취급받아온 청소년에게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배움과 다양한 성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다는 것을 ‘포괄적 성교육’ 개념을 통해 성찰할 수 있었고, 또한 그것이 앞으로도 계속 ‘함께’ 이야기되어야 한다는 점을 복기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두 번째 토론에서는 학교가 꼭 필요한지, 그렇다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봤습니다.

이 기록을 통해 이날 대화의 자리를 그려보고 있는 여러분 역시 이러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길, 그래서 함께 그에 대해 다시 이야기 나눌 수 있길 기대합니다.

(공론장 살펴보기_끝)

*글 :  2019 N개의 공론장 아키비스트 그룹 김홍구 에디터
*사진 : 2019 N개의 공론장 아키비스트 그룹 전소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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