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N개의 공론장⑩]「누가 청년에게 과일을 뺏어갔나」사후인터뷰

분류
행사리뷰
날짜
2020-01-03

우리에겐 더 많은 과일 이야기가 필요해

채식의 필요성과 채식에 관련된 오해를 풀고, 개인이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반짝이는 아이디어까지 들여다본 공론장은 거의 식생활에 대한 세미나처럼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게다가 실시간으로 청중들의 의견을 받아 궁금증을 해결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맛있는 과일과 떡을 나누어 먹기도 했죠.

공론장 이후, 박은주님을 다시 만났습니다.

(공론장 리뷰 글 보기)


인터뷰이: 박은주님
인터뷰어: 금혜지 (N개의 공론장 아키비스트 그룹)

Q. 팟캐스트 <채식을 부탁해> 팀과 함께 진행하신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이 팀은 어떻게 모이게 되었고, 프로그램 기획은 어떤 계기로 하게 되었나요?

채식을 부탁해는 제가 대본 제작, 연출하고 있는 팟캐스트고, 거기에 유기농문화센터 강성미원장과 네이버 블로거 베지미나님이 사회를 보고 있어요. 모두 비건이구요.

이 팟캐스트를 하기 전에 채식모임에 종종 나가고 나면 새롭게 채식에 입문하시거나 채식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동일한 질문들을 하는 것을 보았어요. 예를 들면, 채식을 하면 단백질은 어떻게 하나요? 집에서 채식하는 걸 반대해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등등이요. 저도 처음에 그런 질문들을 물어봤고, 누군가는 대답했기 때문에 채식을 큰 걱정없이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다만, 채식모임을 매번하는데 매번 그런 질문에 답해야 하는 기존 채식인들은 좀 식상할 수도 있을 것 같고. 또 채식모임 자체에 접근하기 힘든 채식인들은 그런 걸 대답해줄 수 있는 분들도 없어서, 채식입문하는 사람들이 흔히 질문할 수 있는 부분을 답해서 녹음해서 올려보자, 누구나 아무때나 우연히 채식 검색했을 때 채식 팟캐스트가 있음 더 좋지 않을까 해서 시작하게 된 것이었어요. 2017년에 만들어졌으니까 약 2년째 해오고 있네요.

그런데 팟캐스트가 수익사업도 아니고, 아무나 들을 수 있도록 광고도 하나도 안 붙이고 있거든요. 지금까지 팟빵에 수익금액이 누군가 후원해준 6000원인데 그것도 인출 안 하고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제가 만든 팟캐스트에 출연해주시는 두 분의 게스트에게 너무 죄송했어요. 인건비도 한번 드린적이 없고 … 그래서 이번 공론장을 통해서 소정의 인건비라도 드리면 어떨까 해서 제가 사회를 부탁드리게 되었습니다. 두 분이 사실 제가 드린 소정의 인건비를 초과하는 일들을 해주셨어요.

사전 동영상 녹음 작업도 해주시고, 강성미님과는 공론장이 열리던 날 새벽부터 집합해서 과일 사고, 또 과일 씻고, 고구마 삶고…. 또 공론장 끝나고는 쓰레기부터 해서 쓴 용품들 설거지하고.. 집에 도착해보니 10시더라고요. 아마 저도 그랬는데 두 분 다 공론장 끝나고 집에서 쓰러지지 않으셨을까 생각이 드네요.

Q. 조길예 박사님, 베지닥터님, 유재인님의 발제 내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조길예 교수님은 가슴으로 청년들을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어요. 전남대에서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치셨다보니 청년들이 처한 현실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아시기 때문이죠. 조길예교수님은 강의를 준비하시면서 저랑 2시간 여 통화를 하실 정도로 청년들의 먹거리를 위해서 할 수 있는게 뭐가 있나 깊이 있게 고민하셨는데요. 강의를 들을 때 한 장 한 장 정말 힘들게 자료를 찾으셨구나 느꼈어요. 특히 독일의 어느 한 대학 내 식단표에 빨강, 초록 스티커로 권고음식을 구분해 놓은 부분에서 실질적인 실천사례를 찾을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이의철선생님의 경우, 너무나도 명료하고 쉬운 언어로 건강하게 밥먹는 것을 알려주셔서 정말 강의들을 때마다 탄복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의철선생님 강의를 벌써 한 3번째 듣고 있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밥’공기’의 변화였어요. 우리 민족이 원래 고봉밥을 먹던 민족인데, 어느 순간부터 밥 공기는 작아졌고, 사람들은 살이 찌면서 ‘밥=탄수화물’이라는 공식과 함께 밥을 많이 먹으면 안 될 것처럼 되었잖아요. 그런데 사실 살을 찌우는 건 다른 요소였는데도 불구하고요. 거기 왔었던 청년들 중에 채식을 안 하는 제 지인들도 있었는데, 강의 끝나고 하는 말이 강의 중간에 너무 충격받았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렇게 생각해본적이 없었다면서요.

유재인 작가의 경우에는 정말 하하하 소리내서 웃을 정도로 강의를 재미있게 들었어요. 앞에 두 분이 좀 무겁고 진지한 주제를 다루었다면, 유재인 작가는 누구보다도 청년들의 현실을 여실히 드러내주어서 다들 아무 부담없이 강의 자체를 즐기셨을 것이라고 생각이 되어요. 함께 강의를 하셨던 조길예교수나 이의철선생님도 모두 유재인작가 강의가 너무 재미있었다고 하셨어요. 그 분이 야채나 과일에 눈알을 붙여서 표현한 부분도 있었는데, 동일한 프로젝트를 하더라도 요소 하나 하나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Q. 당일 symflow라는 툴을 이용해 관객과 피드백을 즉석으로 주고받았는데요, 진행도 매끄럽고 소통도 잘 되었던 것 같아요. 청중 반응 중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Symflow의 사용료가 1번에 10만원이거든요. 부가세 포함하면 11만원이고요. 사실 해당 금액이 그렇게 싼건 아니라서 사용할까 말까 끝까지 고민이 많았는데… 사용하길 잘했다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강의자 중 앞 2분이 다루시는 내용이 무게감이 있는 부분이라, 청년들이 질문하기도 참 어렵겠다 생각이 들어서 질문의 문턱을 낮추는 방법으로 채팅밖에 없겠다는 생각에 도입하게 되었는데요.

‘과일을 많이 먹으면 당 수치가 올라가는건 아닌가요?’ ‘건강한 콜레스테롤 수치는 어떻게 되나요?’등 건강에 관련된 질문들은 사실 손들고 질문하라고 했을 때 수줍어서 혹시 나만 모르나 이런 생각에 절대 안 할 질문들이잖아요. 아무나 누가 질문했는지도 모른채로 필터링 안 된 질문들이 마구잡이로 등록되어서 너무나도 신났어요.

Q. 행사를 돌아봤을 때, 전반적으로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마지막에 조별 토론을 했는데요. 그 때 조별마다 기록자를 따로 두지 않아, 사회자를 배치해서 녹음을 하게 했거든요. 공론장 끝나고 해당 녹음파일 열어서 녹음파일을 듣는데 정말 미안했어요. 한정된 강의시간 당 토론시간을 너무나도 짧게 드린 것 때문에 참여자들이 아쉬워하는 탄성이 계속 나왔어요.

 특히 조길예교수님팀에서는 채식하는 청년, 그리고 청년먹거리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가졌던 청년들이 모여서 정말 값을 따질 수 없는 진중한 토론을 하는데, 자꾸만 사회자가 ‘자 이제 5분있다가 마무리하세요.’라고 하시는거에요. 사회자에게는 제가 마무리하라고 했지만요. 강의시간을 좀 줄이더라도 토론의 시간을 늘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다음번에 공론장을 연다면 어떤 것을 보완해서 진행하고 싶은지, 혹은 어떤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싶은지 알려주세요!

원래는 시의원도 2명이나 사전에 초청을 했었는데요. 당일에 안 오셨지만…. 저는 청년들의 외침을 지자체에서 들으러 오셔야 한다고 생각해요. 청년들의 목소리가 단순히 토론회만으로 끝난다면, 극히 일부 청년들만 변화할 뿐이지 그 외침은 허공에 떠돌 수 있거든요. 다음에 공론장을 할 기회가 있다면, 지자체에 심도있게 요청해서 담당공무원, 구의원, 시의원, 국회의원들을 ‘청자(듣는 사람)’로 초청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토론회 내용을 속기하면서 다시 느낀건데, 당일 채식하는 청년, 채식하지 않는 청년들의 토론 내용이 너무나도 많이 갈린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공론장에서 의제 발제시간보다 토론시간을 더 연장하게 되면 어떤 식으로 조배치를 하는게 좋을지 더 고민하게 될 것 같아요. 저에게 N개의 공론장을 주최할 수 있는 기회가 내년에 한 번 더 주어진다면 정말 영광이겠습니다.

(공론장 이후 인터뷰 끝)

*글 : 2019 N개의 공론장 아키비스트 그룹 금혜지 에디터
*사진 : 2019 N개의 공론장 아키비스트 그룹 전소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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