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N개의공론장⑰]「내가 만드는 종평등한 미디어」 사전인터뷰

분류
행사리뷰
날짜
2020-01-02

한 건의 ‘동물 학대’에서 사건의 주체는 개인 하나일까요?

한 명의 주인이 기르는 개와 고양이를 그야말로 못 살게 만드는 일에는 몇 명이 가담할까요? 혹은 집에서 기르지 않는 동물들, 옷을 만들기 위해, 음식의 재료로 삼기 위해 착취당하는 동물의 생을 좌시하는 인간동물은 몇이나 될까요. 동물학대가 잘못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인하지 않지만, 정적 사람들은 자신이 동물 학대를 발생시킨 장본인이라는 생각은 잘 하지 않습니다. 동물학대 사건은 언제나 개인적인 일, 사소한 일로 생각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번 N개의 공론장에서는 동물학대를 발생시키고 권하는 ‘구조’를 들여다보고, 사회가 약자들이 겪는 폭력의 문제를 어떻게 개인의 영역으로 축소해왔는지 알아보려고 합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미디어가 얼마만큼 종차별 강화에 기여해왔는지 확인하는 유쾌하지 않은 자리가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반대로 폭력을 간접적으로 도왔던 우리들이, 이번에는 폭력을 그치는 간접적인 구조원이 될 가능성도 살필 수 있겠지요. 한 번쯤 사회의 동물학대를 멈추는 ‘탈’주체의 시간을 나누어보는 건 어떨까요.


인터뷰이: 동물권단체무브 지영님
인터뷰어: 김미래 에디터(2019 N개의 공론장 아키비스트 그룹)
인터뷰 일시: 2019.11.25. 오후

Q. 동물권단체 무브는 어떤 곳인가요?

A. 동물권단체 무브는 종차별주의 철폐를 목적으로 설립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아래 네 가지 의제를 중점적으로 다룹니다.

1. 동물폭력 가시화  2. 동물대상화 타파  3. 동물권운동의 대중화 4. 인간동물과 비인간동물의 평등화

인종차별이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행해지는 차별을 의미하듯이, 종차별은 단지 인간과 다른 종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동물에게 가해지는 차별을 말합니다. 동물도 사람처럼 고통을 느끼고 자기만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사적으로 동물은 언제나 사람에게 이용되는 존재로만 여겨져 왔습니다. 무브는 종차별의 부당함을, 동물학대의 잔혹함을, 동물권리의 중요성을 알리고, 동물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종결시키기 위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공론장을 열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A. 작년부터도 공론하는 자리는 주최해왔지만 N개의 공론장 덕분으로 보다 안정적으로 논의의 장을 열게 되었습니다. 전부터 확장하고 싶었던 주제이기에 설레는 자리가 될 것 같습니다. 이번 공론장의 주제는 “동물대상화의 사례를 미디어에서 찾자”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평소 주된 고민으로 삼는 내용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공론장의 가장 큰 목적은 동물학대가 사회적인 문제이며, 종차별적인 사회가 동물 학대를 발생시킨다는 점을 알리는 데 있습니다. 불평등한 사회에서 약자들이 겪는 문제가 공론화될 때 권력의 문제를 빼놓고 개인적인 영역으로 축소해 바라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동물학대 사건이 발생할 때 역시 보통은 개인적인 영역의 문제라 안타깝게 생각하는 데서 그칩니다. 그러나 동물학대 기저에는 이를 발생시키고 용인하는 사회적 구조가 있습니다. 사회 문제로 바라보고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야겠지요. 유익한 아이디어가 공론장에서 여럿 도출되리라 기대합니다.

 모든 종류의 차별에는 차별을 지지해주는 잘못된 관념들이 있습니다. 종차별도 마찬가지입니다. 동물들은 인간에게 이용되기 위해 태어난 존재다, 초원에서 행복하게 살다 죽는다, 심지어 행복을 느낄 줄도 모르는 존재라는 등의 생각들이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이러한 생각을 강화하는 매개체가 일상 곳곳에서 잘못된 관념을 어릴 때부터 내면화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그렇게 내면화된 일종의 동물혐오는 동물학대로 이어지는 다리 역할을 합니다.

초반 무브는 대부분 동물폭력을 가시화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그러다 막혔던 순간이, 현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폭력이 사라지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였습니다.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답을 모색하던 중, ‘동물대상화’라는 키워드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요. 대상화라는 문제의식은 인간중심적인데, 이 범위를 동물로 넓힌다면, 좋은 인식전환의 시작이 될 거라 생각했어요. 동물은 사람들에게 이용되기 위해 존재하고, 인간의 목적을 위해 동물을 이용하는 것은 괜찮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죠. 동물폭력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물이 피동적인 존재로 이용당해서는 안 된다는 개선/실천의 이야기로 확장하고 싶습니다. 종차별적인 개념을 가장 빠르게 전달하는 것이 미디어라고 생각해서 구체적인 케이스스터디의 영역으로 삼았습니다.

Q. N개의 공론장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요?

A. N개의 공론장은 동물학대 문제를 재정의하고, 종차별을 타파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하는 장입니다.

특히 종차별을 강화하고 있는 원인을 미디어에서 찾아보는 것에 주력하려 합니다. 예를 들어 육식을 전시하는 행위는 인간의 사소한 이익을 위해 동물을 도구처럼 이용했다는 면에서, 그리고 그러한 인식을 공유하고 재생산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언론에 보도되는 자극적인 동물학대 사건과 별반 차이가 없을 뿐만 아니라 어떤 면에서는 이를 부추기는 행위로서 지적될 수 있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실제 동물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상상 속 이미지로 동물을 묘사한 채 인간에게 편리한 방식으로 소비하는 모든 종류의 동물 대상화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80개의 자리가 되도록 많이 채워지기를 기대합니다.

Q. N개의 공론장 이후 계획은 무엇인가요?

A. 내년 2월에 비건캠프를 단독으로 주최합니다. 비거니즘캠프의 목적 역시 네 가지입니다.

1. 커뮤니티 결성 2. 정보교류의 장 3. 차별, 혐오, 폭력에서의 안전한 장소 제공 4.  문제의식의 행동화

초심자에게 권하는 동물권행동은 시위에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동물성제품이나 서비스, 동물학대를 감행하는 서비스를 거부하는 것, 또 이러한 거부를 알리는 행위가 모두 동물권 행동이에요. 이번 공론장이 동물권 행동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작은 행동으로 이어질 단초가 마련하게 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전인터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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