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N개의 공론장⑨]「청년여성 서울에서 살아내기」리뷰

분류
행사리뷰
날짜
2019-11-30

여성들의 다음 스텝 상상하기

기획진의 화력(?)이 전례 없이 활활 타올랐던, 청년여성의 일자리/살자리/놀자리/설자리 팀의 영서님을 다시 만났습니다. 공론장은 10월 26일에 마무리되었지만  (10/26 공론장 리뷰 읽기) 20명의 기획진은 이제부터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는 듯 해요.

청년 여성들이 자신을 더 잘 알고 사회에 발 붙이고 살아가기 위한 논의들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습니다.


인터뷰이: 사단법인 바꿈 조영서 상임활동가
인터뷰어: 금혜지 에디터(2019 N개의 공론장 아키비스트 그룹)

Q. 오랜만에 뵙네요! 20인의 기획진들과의 행사 이후 팔로업이 궁금합니다. 당일 뒷풀이 분위기라던지, 이후의 행사나 출판 계획 진행상황이라던지, 지금 이뤄지고 있는 일들을 알려주세요! 

A. 우선 저희 공론장에서 오고간 내용을 <서울청년학회>에서도 발제해서 더 많은 분들과 논의를 할 기회가 있었어요.


출처 ㅣ 서울청년학회

또 기획진들 사이에 자발적으로 소모임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특히 매달 한 번 이상은 등산 모임이 있어요. 대학 사회 안에 계시는 분들은 학내에서 비슷한 주제로 학술제도 하고, 여성주의 단위에서 페미니스트 유튜버들을 초청해 행사를 열기도 했습니다. 예를들어 숙대에서는 유튜버 <혼삶비결> 팀을,  서울여대 <무소의 뿔> 동아리는 유튜버 <하말넘많>팀을 초청해 행사를 기획했어요.

Q. 기획진들 사이의 네트워크가 생겨서 섭외나 행사 기획도 수월해졌을 것 같아요!

A. 네, 맞아요. 또 저희가 테이블 발제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정리하고 있거든요. 이걸 어떻게 컨텐츠화할까도 고민중이에요. 지금 나온 이야기는 바꿈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올릴 카드뉴스로 만들어보자는 건데요, 짧게나마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서에요. 시리즈로 연재할 예정이에요.

Q. 행사에서 나눈 이야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저는 ‘일자리’를 주제로 한 테이블에서 김진아님과 함께 얘기했어요. 우리가 차별받는 이유들을 이미 잘 알고 있고 이야기했으니,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나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마음을 먼저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와닿았어요. 테이블에 앉은 참여자들이 차례로 본인이 어떤 것에 관심이 있고, 뭘 할 때 재미가 있는지 얘기해봤고, 어떤 일을 하면 그것과 연결할 수 있을까 상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 개인적으로 임파워링되는 말을 많이 해주셔서 기억에 남기도 해요. 제 동생이 얼마 전에 퇴사를 했는데 다음 스텝이 너무 두렵다는 이야기를 했거든요. 진아님이 ‘그래도 이미 한 번 회사 생활도 체험해 봤기 때문에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고 걱정 말라’고 해주셨던 게 좋았습니다. 저희 테이블엔 사회 초년생이거나 졸업을 앞둔 분들이 많이 오셨고 무슨 일을 해야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으셨어요. 거기에 대해 근원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Q. 한달 안에 실천할 수 있는 일을 각자 적어갔잖아요, 혹시 기억에 남는 액션플랜이 있나요?

A. 다들 종이를 챙겨서 가셨기 때문에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집에 가서 오늘 나눈 이야기를 에세이로 써보겠다’고 하신 분이 계셨어요. 저의 경우엔 한달 안에 나의 여성주의 활동에 대한 컨텐츠를 만들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물건을 살 때도 이게 어떤 건지 확인해보고 사잖아요, 인생에 있어서는 어떻게 삶을 만들어가야 하나 이런 걸 평소에 별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구체화하는 과정과 나를 성찰하고 들여다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습니다.

Q. 혼삶비결 팀이나 살자리 테이블에서 나온 이야기도 돌아볼까요?

A.  살자리 테이블에서는 특히나 구체적으로 이야기가 오간 것 같아요. 대출 이자나 저축 금리처럼요. 국가 제도 자체가 4인가족 중심으로 구성되어있고, 1인가구 중에서도 생활 임금이 낮은 수준의 청년 여성은 소외되고 있죠. 또 안전에 대한 비용이 여성 개인에게 전가되는 것이 문제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래서 살자리 테이블에서는 제도를 바꾸자는 논의를 주로 한 것 같아요. 여성 공동체나 생활동반자법 제정,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인정하는 제도 개선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국회 등 공공 영역에서 여성 할당제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나왔습니다.

놀자리 테이블에서는 다양한 여성 공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공공기관에서 변화된 청년 여성의 수요를 받아들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했어요.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심하게 이성애 중심적인 페스티벌에서 벗어나, ‘여성들끼리 노는 것도 재밌다’는 공감대를 만들어 나가고 이런 인식의 변화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대화를 했어요.

Q. 행사에서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여러명의 기획단을 모집해 공론장을 기획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예산이 부족했습니다. 또 사전에 만날 공간을 구하는 것이 힘들었어요. 20명이 한번에 모일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기도 하고, 한정된 자원 안에서 더 많은 모임을 지원하지 못한 것이 마음에 남습니다. 세미나 이외에도 개인들이 만나면서 생기는 다양한 소모임 등이 더 매끄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기획단들에게 지원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아요. 이제 서서히 네트워크가 생겼는데 한걸음더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을 받는다면 이 모임들이 지속 가능한 플랫폼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공론장의 기획진 분들도 허브 관계자분이 소개해주셔서서 만날 수 있었던 게 너무 좋았어요. 탈코르셋 공론장은 저희 주제와 연결이 많이 되어 있어서 기획진에서 많은 분들이 참여하기도 했구요. 신청자 120명이 한번에 몰려서 폼을 서둘러 닫으셨다고 하는데, 활동하고 싶어하는 사람들과 인적 자원이 많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Q. 다음번에 공론장을 연다면 어떤 것을 보완해서 진행하고 싶은지, 혹은 어떤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싶은지 알려주세요!

A. 공론장의 형식이 아니라도 충분히 다양한 실험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정책 실험을 할 수도 있고요. 변화된 청년 여성들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이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해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모인 사람들의 네트워크를 좀더 이어나갈 수 있는 플랫폼들이 생겼으면 좋겠고, 그걸 고민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만들고 싶어요. 특히 여성주의 조직에서는 자원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니까, 제도적인 지원을 받기 위한 방법만 따로 이야기하는 공론장도 해보고 싶네요.

(공론장 이후 인터뷰 끝)

*글 : 2019 N개의 공론장 아키비스트 그룹 금혜지 에디터
*사진 : 2019 N개의 공론장 아키비스트 그룹 전소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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