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N개의 공론장⑪]「총학생회, 생존할 수 있을까」사전인터뷰

분류
행사리뷰
날짜
2019-11-30

총학생회에 대해 이야기할 시간

되돌아보면, 중고등학생 때는 학생회장 선거가 전교생의 관심사였던 것 같아요. 급식이나 복장 규제 완화에 관련한 공약도 화제가 됐고, 모두가 모인 곳에서 후보들이 연설하는 시간도 아주 재미있었죠. 그런데 대학교에서의 학생회 선거는 조금 달랐습니다. 총학생회장 후보와 공약에 관심을 가지는 학우들은 드물었고 선거와 관련된 이야기라고 하면 누가 운동권이라더라, 누구는 아니라더라 이런 얘기들이었어요. 학생 자치 활동을 하는 친구들은 모두 인력 부족과 적은 관심에 힘들어했고요. 12년도에 대학에 입학한 제게 한정된 경험이었을까요? 예전엔 어땠고, 지금은 어떨까요? 총학생회에 대한 경험을 공론장에서 나누기 전에, 기획에 참여한 서준영씨를 만났습니다.


인터뷰이: 서준영님
인터뷰어: 금혜지 에디터(2019 N개의 공론장 아키비스트 그룹)
인터뷰 일시: 전화인터뷰 

Q.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총학생회에 어떻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도 궁금해요. 

A. 안녕하세요, 재학 중인 대학교의 총학생회에서 일하고 있는 서준영이라고 합니다. 저는 2013년에 입학했고, 12월에 아는 형이 학생회장에 당선되고 나서 같이 학생회를 할 사람이 너무 부족하다며 저에게 집행부 일자리를 제안했어요. 그 때 거절하는게 인생에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는데.. (웃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그렇게 열심히 활동하던 형도 인력이 부족하다고 저에게 연락한 거였는데…

그렇게 동아리연합회 사무국장으로 학생회 활동을 시작하게 됐어요. 그걸 1년 하다가 제대 후 17년 3월부터 복학 예정이었거든요. 그때 또 학생회에 사람이 없다는 연락을 받고 거절을 못해서… 이번에는 기록물관리위원회에 들어가게 되었고 탈출 못한 채 3년째 일하고 있어요.

Q. 무슨 말인지 너무 알 것 같아요. 저도 학보사 했거든요. (숙연..) 1학년 때 정신 똑바로 차렸어야 하는데… 정신 차려보니까 편집국장까지 하고 있더라구요. 학생 자치활동이 정말 어렵죠. 그러면 지금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A. 총학생회와 관련한 기록물을 수집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보통 학생회 임기인 1년 정도를 일하기 때문에 2~3년 전만 해도 학생 사회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르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기록물을 관리하고 보존해서 후대 학생회에 도움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총학생회 내 독립기구인 기록물관리위원회를 만드는데 도움을 주었고 현재는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제가 학교에 다닐 때는 학생회 활동에 대한 무관심과, 나아가서 기피 현상(?) 같은 것이 심했던 것 같아요. 저도 입학하자마자 들었던 이야기가 순화해서 말하면 저 선배(단과대 학생회장)는 자기 앞가림도 못하고 선동질한다, 이런 얘기었거든요. 그리고 학생회 선거를 하면 매번 투표율이 너무 안나와서 학생회 친구들이 앞에 서서 영업사원처럼 투표 좀 해달라고, 거의 하루종일 소리질러야 겨우 50퍼센트 넘기고 그랬던 것 같아요. 정치혐오라고 할 수 있을만한 분위기였던 것 같은데, 지금 상황은 대체로 어떤지도 궁금해요. 

A. 제가 입학했을 땐 투표율이 당선은 되는 수준이었는데 17년도에 복학하니까 투표율 못 채울까봐 걱정하고 있더라구요. 학생 자치에 무관심한 기조가 이어져 오는 것 같기는 해요. 그 중간에 분기점이라고 느꼈던 때가, 13년도 겨울에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에 전국 대학생들이 응답했던 사건이 있었잖아요. 요즘 학생들의 분위기가 정치 혐오라고 불릴만한 상황인 것은 학생들이 너무 바쁘고 취업이 어려워지다보니까 그럴 수밖에 없다, 학생 정치에 대해 얘기할 기회를 허락받지 못한것뿐이지 혐오나 탈정치라고 하기는 어렵다는 내용이 있었던 걸로 기억해요.

그 때 전국적으로 화답하는 분위기를 보면서 점점 학생사회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또 시간이 지나니 사그라드는 분위기였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활동가들은 지속적으로 있고, 아직 희망을 가지고 가능성을 믿고 나아가는 방향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Q. 저는 학보사 하면서 제일 지겹고 아무리 얘기해도 해결 안되던게 ‘대학 언론의 위기’이런 주제였거든요. 총학생회 이슈를 “N개의 공론장”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이유가 있다면 뭘까요?

A. 동료나 지인들이 대부분 학생회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에요. 몇 년동안 비슷한 사회에서 보내온 세월이 있으니, 생각하는 거나 얘기하는게 비슷하고 같은 학교에 다녔기 때문에 사안에 대해 빨리 공감하는 편이기도 한데요. 제가 학교를 오래 다기도 했으니 비슷한 바운더리의 사람들과만 대화를 하다보면 논의의 폭이 좁아질 수 있더라고요. 다른 학교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또 서울 밖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도 함께 나눠보면 좋을 것 같아요. 공론장을 열어 다양한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합니다. 제가 모르는 것을 많이 듣게되고 얻어갈 수 있게 될 것 같아요. 참여하시는분들도 그렇고요.

또 지금 공론장을 여는 게 의미 있는게, 지금이 총학 선거 기간이에요. 앞으로 출마하거나 학생자치에 직접 참여할 분들이 많이 와주시면 좋겠어요. ‘이렇게 해야한다’는 답을 내지는 않겠지만 여러 이야기 나누다보면 앞으로 뭘 할 수 있을까 힌트를 많이 얻게 될 것 같아요.

Q. “N개의 공론장”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학교에서 기록물을 모으던 게 기회가 돼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2019 총학생회 아카이브 전시를 하게 됐어요. 2010년대의 자료를 모으다보니 앞으로 2020년대의 총학은 어떤 모습이고 어떤 일을 할수있을까 상상하게 되더라구요. 전시를 준비하면서 그런 지점을 고민하다가, 전시장과 공론장 장소가 되게 가까워요. 혁신파크를 왔다갔다 하면서 포스터를 보게 돼서 신청했습니다. 전시는 11월 6일에 시작해서 17까지 진행될 예정입니다. 공론장 행사가 마무리되면 희망하시는 분들은 이동해서 함께 볼까 해요.

Q. 기대하거나 목표로 하는 바가 있나요?

개인적으로 총학에 대해 얘기하는 자리기도 하지만 학생회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많이 와줬으면 좋겠어요. 학보사분들이거나 여성, 소수자, 노동 운동에 관심이 있는 분들 혹은 학교에 다니고 있지만 활동에 관심없고 총학이 뭐하는지 모르겠는 사람들도요. 그들과 총학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고민하는 자리가 됐으면 해요. 파편화된 각자도생의 시대에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얘기를 듣기가 쉽지 않잖아요.

다양한 사람이 와서 각자의 이야기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전인터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