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N개의 공론장⑨]「청년여성 서울에서 살아내기」사전인터뷰

분류
행사리뷰
날짜
2019-11-02

청년 여성이 말하고 만드는 자리

“세상의 표면은 고르지 않다. 거기에는 우리가 걸려 넘어질 것들이 잔뜩 있고, 우리가 새로 만들어낼 여지가 있는 공간도 잔뜩 있다. 그러니 아니, 나는 남자가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나는 그냥 우리가 모두 자유롭기를 바란다.”
– 레베카 솔닛, <만약 내가 남자라면>, 2017 가디언

고르지 않은 표면의 세상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가끔 아주 버겁고 막막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자꾸만 틈을 찾고, 여지가 있는 공간에 여성의 자리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여성으로 자유롭게 살기 위한 자리를 마련하고 기반을 다지기 위해 청년 여성들이 힘을 모았습니다. 이번 공론장을 위해 스무 명의 기획단을 모으고, 중간 간담회를 이미 개최하며 가열하게 준비하고 있는 시민단체 <바꿈>의 조영서님을 만나고 왔습니다.


인터뷰이: 사단법인 바꿈 조영서 상임활동가
인터뷰어: 금혜지 에디터(2019 N개의 공론장 아키비스트 그룹)
인터뷰 일시: 2019.10.23 오후 2시 

Q.안녕하세요! 영서님은 어떤 사람인가요?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려요.

A. 저는 <바꿈>의 상임활동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바꿈의 사업중 공론장은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요, 시민이 주도적으로 의제에 대하여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론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저는 단체에서 공론장 약속문이나, 비건 간식 등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좀더 소수자에 대한 감수성이 반영되는 현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Q. 페미니즘 의제에 특히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저는 여대에서 행정학을 전공했고, 대학 생활 동안 여성학 동아리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왔습니다. 기획, 조직 등의 공동체 경험과 페미니스트‘동지’라고 불릴 수 있는 제 또래 여성들과 함께 한 여성학 동아리에서의 경험은 제 삶을 바꿔놓았을 정도입니다.

이렇게 대학 내에서 여성주의 동아리 활동을 하다가 막학기에 이화여대에서 NGO활동가 과정을 듣고 여성 활동가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어요. 나이도 어린 저에게 ‘선생님’ 이라는 호칭을 써주시며 저의 의견을 경청해주시는 여성 활동가들을 많이 많나게 된 거에요. 위계나 권위, 나이나 연령주의가 작동하는 한국 사회에서 보통 어린 여성의 목소리는 지워지기 쉬운데 말이죠. 그렇게 한 사람의 인간으로 존중받는 경험 속에서 시민사회 활동가로 살고 싶다는 마음이 든 것이 결정적 계기였던 것 같습니다.

4학년 때는 한국 여성노동자회 대학생 모임등에서 활동하며 여성과 노동이슈를 결합하기 위한 의제를 또래 여성들과 책모임등을 통하여 공부를 했습니다. 이런 경험 속에서 세대간 연결 경험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50대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을 직접만나 라포를 형성하고 그들의 삶의 경험을 반영한 소논문을 작성해 학술제에 발표하여 노동의제로 연결 될 수 있는 세대간 다른 여성의 경험을 이야기 한 적도 있습니다.

저는 다가올 여성주의 의제 전략이 여성 노동의제 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야근이 너무 많은데, 힘들어서 잇몸에서 피가 날 정도에요. 이것도 저는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시민사회단체 내의 여성활동가 위치와 일 경험에 대한 연구를 해보고 싶습니다. 저는 제 삶이 연구 현장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Q. 제 또래 페미니스트가 노동 의제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흔치는 않은데,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A. 대학교 1학년 때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부당 해고를 당한 적이 있어요. 그 때는 제가 정말 쓸모없고 일을 못했나보다,라고 생각했는데 저와 함께 일하던 50대 여성들도 전부 같이 해고를 당한거에요. 남성 빼고 다 잘렸어요. 구조가 잘못된 건데, 그 앞에서 무기력하게 있었던 것이 스스로에게 미안했어요. 그 외에도 일터에서 차별적인 경험을 많이 겪었고, 특히 동생이 대기업에서 3년정도 근무했거든요. 그런데 너무 힘들어서 그만 둔다는 거에요. 그 때는 막연하게 좋은 직장을 왜 그만두냐고 생각했는데, 듣고 보니 그안의 구조적 차별이 너무 심하고, 그런 것 때문에 정말 극단적인 생각을 할 정도로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거죠. 정말로 이건 여성이 그만 두는 것 외에 혼자서 버틸 수가 없는 문제구나, 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Q. 섭외하신 연사분들의 라인업이 굉장합니다. 어떻게 발제자를 구성하고 섭외하셨나요?

A.  발제는 김진아 작가님, 유튜브 팀 ‘혼삶비결’, 여성주의 활동가 김지연님이 맡아 주셨어요.

우선 <일> 파트는 <나는 내 파이를 구할 뿐 인류를 구하러 온 게 아니라고>의 저자 김진아님의 발제로 시작됩니다. 저서로 워낙 유명한 페미니스트이기도 하고, 제 롤모델이기도 하시거든요. 여성이 일을 놓지 않고 계속 했다는 사실 자체가 저에게 힘을 주고, 실패의 경험을 그대로 드러내서 나눈다는 점도 존경스러워요.작가님이 운영하시는 페미니즘 공간 ‘울프소셜클럽Woolf Social Club’ 에 가서 마감까지 기다린 다음에 설득 끝에 연사로 모시게 된 거에요. 처음 만난 저희도 맞아주시고 자정이 넘어서까지 페미니즘에 대해서 열띈 이야기를 나눴어요. 바쁘신 와중에도 발제를 승낙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또 <살> 파트를 담당하는 유튜버 ‘혼삶비결’ 은 이미 구독자를 3만 명 이상 확보하고 있고, 콘텐츠가 정말 너무 좋아요. 해외 논문을 직접 번역해서 의제를 이해하기 쉽게 공유하기도 하고,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페미니즘 담론을 영상 콘텐츠로 너무 잘 담고 있어요. 차별의 메카니즘과 어떤 운동을 해야하는지를 알기 쉽게 설명하기 때문에 발제도 기대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놀> 파트의 김지연님은 존경하는 후배이자 여성 활동가에요. 숙대 안에서 큰 페미니즘 물결을 이끌어 냈습니다. 액션 중심의 페미니즘 그룹 <페미파워프로젝트>를 이끌었고, 얼굴을 드러내고 활동해서 공격도 정말 많이 받았어요. 특히 ‘탈코 담론’을 드러내놓고 하기 때문에, 자신의 본연 모습 그대로 있어도 공격 받지 않는 공간에 대해서 이야기할 예정입니다. 어떤 남성이 저희 대학에 난입해 무차별 폭행을 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지연님이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 자체가 피해자 대리로 활동을 하면서부터에요. 안전한 공간에 대해 누구보다 고민을 많이 하고 목소리를 내온 활동가의 입장에서 발제를 해주실 예정입니다.

Q. 공론장에서는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나요?

A. 청년 여성이 직접 청년 여성의 일자리, 살자리, 놀자리, 설자리의 문제를 정의하고, 대안을 직접 마련해봅니다. 이를 통해 우리의 의제를 명확히 하고 알려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대부분의 청년 정책 에서는 청년 여성이 따로 분류되어 있지가 않은데, 그러다보니 청년 ‘여성’이 가지는 특수한 상황과 의제를 반영해 내지 못한 채 실효성 없는 정책들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이 과정 속에서 청년 여성은 다시 소외되고 주체가 되지 못하기도 함니다. 따라서 문제 정의를 당사자 스스로 해서 우리의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해요.

구체적으로 청년 여성의 일자리, 살자리, 놀자리, 설자리 문제에 대한 문제정의를 20인이 팀을 나누어 진행하였습니다. 중간 간담회 후기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간담회 현장

Q. 본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많은 일이 이뤄졌네요! 기획단분들은 어떻게 모으셨는지, 어떻게 준비중인지 궁금해요.

A. 공론장 선정 후 여성주의자 20명을 모았어요. 대학 사회를 중심으로 모았지만 구성원 중에는 직장인분들과 비진학 청년들도 다양하게 있습니다. 문제 정의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먼저 만나서 팀별로 세미나를 세번씩 하고 중간 간담회를 진행했어요. 전부 모여 발표를 하고 포스트잇에 피드백을 하고, 청년 정책 공부도 하고 연구 자료도 피드백을 반영해서 다시 작성하는 등 많은 일을 했습니다. 벌써 다들 친해져서 등산 다니고 단체 채팅에 친목모임도 올라오고, 최근에는 함께 가족구성원 N개의 공론장도 다녀왔어요.

Q. 공론장으로 기대하거나 목표로 하는 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당사자로서 문제를 재정의하고 기획단과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20대 여성 주체의 정치적 효능감이 높아졌다고 생각해요. 저는 공론장을 주도하는 사람이 개인 혼자가 아닌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공동체 안에서 발전적인 논의를 이끌어 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주의 활동을 하며 느낀 것은, 폭발적인 수요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수용이 잘 안된다는 거에요. 특히 자원이 항상 모자랐고, 우리에게는 열정이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구체화해서 사람들에게 반영하고 나아가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학내 여성주의 운동이 외부와 연결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됐고, 더 넓은 연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했던 고민을 하는 여성주의 활동가들이 이 공론장 기획을 시작으로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되어 무궁무진한 비전을 그려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벌써 그러한 계획들이 이 공론장 기획단 안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을 보면 가슴이 뜁니다.

그리고 공론장을 통한 후속 기획도 잘 해보고 싶어요. 의제를 알려내는 영상도 제작하고 싶고, 책도 만들고 싶고. 우리들의 이야기를 에세이로 묶어서 이야기도 해보고 싶습니다.

사회가 바뀌는 속도는 개인이 바뀌는 속도보다 더 느리잖아요. 그래서 사회를 바꾸는 일은 매우 길고도 지난한 과정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연결되어 있는 모두의 힘이 모인다면 생각 외로 사회는 내 생각보다 더 빠르게 바뀔 수 있는 것 같아요.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뛰어들어보면 안다” 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고민하다가 날것의 에너지를 잃지 마시고, 뛰어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의외로 내가 뛰어들기 어려워 했던 일들이 나의 삶을 지탱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답니다.


발제 후에는 몸을 여러개로 만들어서 각 테이블마다 하나씩 보내고 싶을 정도로 좋은 주제이 동시에 이야기될 예정입니다. 저도 어서 20인의 기획단과 이 주제에 대해 얘기하러 온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요! 그럼 공론장에서 뵙겠습니다:)

[공론장 프로그램]

2:00~2:10  1부 : 청년여성,서울에서 살아내기 talk <공론장 프로그램 소개>
2:10~3:00 <청년여성_살아내기 talk >
– 김진아 : 주제 – ” 내일의 형태” 나는 내파이를 구할 뿐 인류를 구하러 온게 아니라고 작가
– 혼삶비결: 주제 –  ”비혼여성, 주거지옥 탈출하기” – 페미니스트 유투브 크리에이터
– 김지연:  “살기위한 탈출, 놀자리를 찾아서” (놀자리) (페미파워프로젝트 팀장)

3:00~4:30  2부 : <청년 여성, 일자리, 살자리, 놀자리, 설자리를 말하다> 공론장
1.자기소개 문제 도출/자유롭게 각 테이블 기획단 주도로 참여자 자기소개 후  발제 진행 (25분)
<청년여성_일자리> “92년생 유진이들은 왜 좋은 일자리가 없지?_청년 여성이 답하다”
<청년여성_살자리> “청년 여성도 가장이다 _ 주거환경”
“청년 여성도 가장이다_ 생활안정”
<청년여성_놀자리> “여성의 공간” “여성의 스포츠”
<청년여성_설자리> “20대 건강이 평생을 좌우한다_청년여성의 건강할 권리에 대하여”
“그 많던 여성 예체능인은 어디로 갔을까?_여성 예술체육인의 미래”

2. 청년여성 공론장 (60분)

-청년 여성 참여자들과 함께 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대안 만들기->개인/조직/사회 차원에서의 대안 도출
– 내가 돌아가서 한 달 안에 해볼 것 작성해보기
4:30~5:00 (30분) 3부 : 공유 및 발제자 코멘트

(사전인터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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