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N개의 공론장⑧]「왜 아이와 편하게 여행할 수 없을까?」사전인터뷰

분류
행사리뷰
날짜
2019-11-02

아이와 함께 하는 지금을 위한 여행

흔히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을 두고 이중적인 말이 오갑니다.

여행을 가고자 하면 순전히 부모의 만족을 위해서 가는 고생 아니냐고들 하고, 여행을 가지 않는다면 아이 양육과 교육에 정성이 부족한 것처럼 말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아이와 함께 여행을 떠나보면 알 수 있어요. 아이는 많은 것을 느낄 줄 알고, 그것을 성인이 되어 완전히 기억을 못 할지언정 아이는 분명히 좋은 순간에 영향을 받고 그것을 표현합니다. 단순히 부모의 자기만족만을 위한 여행이 아니에요. 하지만 이런 순간을 위해선 보호자 역시 자신의 편의와 마음을 챙길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선 보호자 개인의 노력만이 아닌 사회 전반의 도움이 필요하겠지요.


인터뷰이: 한국장애인관광협회 홍서윤 대표
인터뷰어: 전소영 에디터(2019 N개의 공론장 아키비스트 그룹)
인터뷰 일시: 이메일 인터뷰 진행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희는 장애인, 노인, 영유아 동반 가족 및 임산부 등 관광 약자가 편하고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단법인 한국장애인관광협회입니다.

Q. 보호자가 영유아와 함께 하는 시간 중에 다양한 형태가 있을 텐데 그 중 ‘여행’을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A. 영유아를 동반하는 여행의 목적은 크게 두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아이들에게 재미있고 흥미로운 자연이나 문화를 체험케 하여 아이들의 정서나 지능 발달 등과 같은 교육적 목적입니다. 물론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도 아주 유익한 목적도 있습니다. 두 번째는 영유아와 분리되기 어려운 부모(조부모를 포함)세대의 여가 및 문화관광 향유입니다. 이것에 대한 이야기가 중요합니다. 특히 이들은 부모가 되기 이전부터 여행에 대한 경험이 있는데, 어느 순간 아이가 생기면서부터 사회로부터 눈치를 보거나, 혹은 아이와 함께 여행하기 어려운 환경 때문에 제대로 여가생활을 하기 어려운 지점들이 있습니다.

장애인이나 노인과 달리 이러한 영유아 동반 가족은 아이가 성장할 때까지 일시적으로 이러한 애로사항을 경험하게 되는데, 그것을 그동안은 개인이 혹은 그 가족이 다 감내했다면 이제는 사회가 바뀌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노키즈존이 당연하다는 듯 미디어에서 떠들었는데, 이는 약자 혐오입니다. 아이 엄마들을 맘충이라 표현하고 백화점에서 사치스럽게 일상을 보낸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갈만한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회가 아이들을 혐오하고 차별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습니다. 아이들을 차별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으니 되려 그게 그 부모들에게 화살이 되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보호받고 안전한 사회에서 살게 하려면 부모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바뀌어야 하고, 교육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은 놀이에서부터 모든 것을 배웁니다.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더 풍부해져야 하고 그런 기회를 부모들이 제공하고자 할 때 사회가 그들을 더욱 지지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여행이 중요합니다.

Q. 이번 공론장을 주제에 걸맞게 ‘베이비시터’ 스태프가 함께합니다. 혹시 이전에도 (이러한 자리에 베이비시터가 스태프로 있는) 비슷한 경험을 한 적 있으신가요?

A. 처음입니다. 올해 처음으로 영유아 관련 프로그램을 열었습니다. 내년을 바라보고 작게 첫 시작을 해보고자 합니다. 사실 너무너무 어렵습니다. 아이들이 참석한다는 사실에 놀이방 대여 업체와 두시간을 상담했습니다. 물론 전문가의 조언을 따르는 게 결론이긴 했습니다. 또 다과 하나하나 고민하게 되었고, 혹여 아이들 때문에 함께 온 보호자, 부모님들이 편하게 이야기할 수 없을까 봐 그들의 수고를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하여 베이비 시터 스태프를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Q. 공론장 ‘이야기 듣기’ 시간의 주제이기도 하지만 한국에서 유모차를 끌고 다니면 기본적인 배려를 전혀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분위기가 어떻게 나아질 수 있을까요?

A. 간단합니다. 작은 국민입니다. 아동이, 청소년이, 청년이 미래라고 하면서 알아서 크라고 한다면 어떻게 좋은 미래가 도래할까요. 콩나물을 키워도 물을 주고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며 정성을 쏟는데, 우리는 남의 집 아이라고 그리 정성을 쏟지 않았습니다. 물론 정성까지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작은 배려가 필요합니다. 혹여 이 작은 국민이 성장하는 데 있어 불편함을 겪지는 않을까, 생활 속에서 아동을 마주했을 때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액션은 그리 거창하지도 대단하지도 않습니다.

지하철에 유모차가 보이면 자리를 비켜주고, 엘리베이터를 찾고 있으면 위치를 알려주는고, 버스를 타려고 했을 때 옆에서 잠깐 도와주는 정도입니다. 또한 수유실이나 기저귀 교환대가 없어 식당에서 안절부절하고 있다면 미리 위치를 알고 안내하거나 별도의 공간을 안내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시끄럽게 떠든다고 눈살을 찌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게는 부모가 아이들을 단속하지 못한다며 비난하지요.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시면 해답이 있을 겁니다. 아이니까 떠드는 것이고 아이니까 통제가 쉽지 않은 것이지요.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런 아이들도 대화하고 소통하면 충분히 이해합니다. 떠들면 안 된다고, 다른 사람들이 귀가 아프다고 쉽게 이야기하면 됩니다.

우리는 이 작은 국민을 미성숙한 인간으로만 보았지 인격체가 있는 하나의 주체로, 성장해야 하는 주체로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에 유모차를 끌고 나오는 그 가족이나 아이들을 제대로 공감하지도 배려하지도 못했던 것 같습니다.

Q. 최근 노키즈 존, 일본항공의 영아 동반 좌석 표시,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 이용 시간 제한 등 영유아를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위 문제에 대해 이미 고민이 많으실 텐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유형이 좀 다르긴 합니다만, ‘아동’이라는 이유로 출입을 금지당하거나 거부당하는 것은 차별입니다. 실제로 인권위에서도 차별이라고 결론을 내렸죠. 모든 성인은 아동기가 있었습니다. 자신들은 노키즈존을 마주한 경험이 없으면서 후세대들에게 이러한 공간적 차별을 주장하는 것 역시 일종의 권력 행사죠. 그걸 모르니까 더 큰 문제이고요. 해당 공간이 아동에게 유해한 것이 아니라면 무분별하게 아동을 차별하는 노키즈존은 없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영아 동반 좌석 표시도 마찬가지고요. 오히려 키즈 프렌들리한 공간에서 남녀노소 함께 어우러져야 세대문제도 해결되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게 사회죠.

Q. 다른 플랫폼이 아닌 ‘공론장’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A. 솔직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뉴스나 미디어가 아닌, 영유아를 동반한 가족들의 삶은 어떠한지 그리고 이들의 여행기가 과연 여가로서 즐거운 행위인지 혹은 도피나 일탈에 가까운 것인지도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아동에게만 집중 조명이 되었다면, 반대로 그런 아동과 함께할 수 밖에 없는 그 부모들의 심리와 이야기가 더 중요하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야 공감이 되고, 그래야만 공론화 가능하다고 봅니다.

(사전인터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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