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청년허브 10월 특강] 청년, 앎의 기초체력을 기르다 10월 Day. 1 “읽기의 말들”

분류
행사리뷰
날짜
2019-10-30

청년, 앎의 기초체력을 기르다 10월 Day. 1 "읽기의 말들"

구분 사회적자원연계 - 인적자원연계 사업
일시 및 장소 2019년 10월 23일 19:00 - 21:00 / 서울혁신파크 홍보관
강연자 박총 (도서 저자)
협력 유유출판사
참가자 70명
구성 대중강연 4회
기획의도 당장의 취업과 승진에 도움이 되진 않지만, 새로운 삶의 경로를 모색하는 청년을 위한 기초 교양 강연입니다. 도서관 / 미술관에서 앎을 탐구하는 방법, 읽고 쓰는 방법을 안내합니다.

 

특강 주요 내용

✅ 강연에 들어가면서
✅ 우리는 왜 책을 읽는가
✅ 우리의 존재를 버티게 해주는 책 읽기 방법
✅ 글읽기 10계명
✅ 독서, 그 변치 않는 기쁨

강연에 들어가면서

“괴테는 말년에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나는 독서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 80년을 바쳤는데도 아직까지 독서를 잘 배웠다 말할 수 없다.”

괴테

“제가 글을 뗀 게 6살로 기억하는데 그때부터 43년 동안 책을 읽었죠. 괴테의 반 정도 밖에 못읽었고, 저도 아직 자신감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읽기를 너무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제 나름대로 여러분과 함께 읽기가 무엇이고 독서가 무엇이고 그것이 우리 삶에 어떤 작용을 일으키는지 고찰해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왜 책을 읽는가

“왜 책을 읽는 가 답을 해보고자 합니다. 책은 우리 시대의 욕망과 가치관을 보여줍니다. 우리 시대의 독서론에 관한 책들이 과연 어떤 책인가를 살펴보겠습니다. 대부분이 ‘인생역전’, ‘삶의 기적’, ‘읽어야 이긴다.’… 화려한 수사들입니다. 이런 책들을 봐도대다수의 현대인이 책을 읽으려는 욕망의 기저에 뭐가 깔려있는지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그런 책읽기를 얘기하려는 게 아닙니다. 존재를 지탱시키는 책읽기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식물학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나무밑동에서 살아 있는 부분은 지름의 10분의 1정도에 해당하는 바깥쪽이고, 그 안쪽은 대부분 생명의 기능을 소멸한 상태라고 한다. 동심원의 중심부는 물기가 닿지 않아 무기물로 변해 있고, 이 중심부는 나무가 사는 일에 간여하지 않는다. 이 중심부는 무위와 적막의 나라인데 이 무위의 중심이 나무의 전 존재를 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버티어준다. 존재 전체가 수직으로 서지 못하면 나무는 죽는다. 무위는 존재의 뼈대이다.”

김훈, 자전거 여행 1

“한 아름드리나무가 있다고 합시다. 실제로 나무의 생존과 성장에 기여하는 부분은 바깥부터 안으로 쳤을 때 지름의 10분의 1 정도만 유기물들을 보내는 관이 있고 나머지 10분의 9는 딱딱하게 마른 부분이고, 생존에 기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러면 딱딱하게 마른 10분의 9는 왜 필요없는 존재일까요? 나무는 훨씬 많은 부분을 생장을 위한 부분으로 잡아놓고 남은 부분을 좁게 잡아도 되는데 굳이 왜 10분의 9를 낭비할까요? 그 10분의 9는 사는 일에 관여하지 않지만 나무의 존재를 하늘을 향해 버티게 해주는 존재라는 거죠. 존재의 뼈대. 이 부분이 없으면 나무가 쓰러지겠죠. 오늘 나누고 싶은 건 성장과 생존에 크게 기여하지 않지만 우리의 존재를 버티게 해주는 책읽기입니다.”

우리의 존재를 버티게 해주는 책읽기

“여러분께 제안하는 가장 훌륭한 책읽기는 ‘무목적의 책읽기’입니다.  무목적의 책읽기에 대해 문학평론가 김현님의 이야기를 듣겠습니다.”

『종이책 읽기를 권함』의 저자 김무곤의 말마따나 책읽기는 늘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책 읽기”다. “남은 일생 내내 나에게 써먹지 못하는 문학은 해서 무엇하느냐 하는 질문을 던지신 어머니, 이제 나는 당신께 나 나름의 대답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확실히 문학은 이제 권력에의 지름길이 아니며, 그런 의미에서 문학은 써먹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문학은 써먹지 못한다는 것을 써먹고 있다. 문학을 함으로써 우리는 서유럽의 한 위대한 지성이 탄식했 듯 배고픈 사람 하나 구하지 못하며, 물론 출세하지도, 큰 돈을 벌지도 못한다. 그러나 그것은 바로 그러한 점 때문에 인간을 억압하지 않는다. 인간에게 유용한 것은 대체로 그것이 유용하다는 것 때문에 인간을 억압한다.”

문학평론가 김현

“이 글에 나온 김무곤 선생님은 책읽기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책읽기로 남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분의 어머니는 불만을 가졌죠. 너같이 똑똑한 머리를 두고 왜 아무 쓸모에도 없는 문학을 공부 하냐고.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그에 대한 대답을 합니다. 문학은 권력의 지름길이 아니고 써먹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문학은 써먹지 못한다는 거를 써먹고 있다.

장자의 무용지용이에요. 쓸모없음의 쓸모라는 거죠. 문학은 쓸모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점 때문에 문학은 인간을 억압하지 않는다. 반대로, 인간이 유용한 것, 예를들어 돈, 좋은 직장 같은 것은 대체로 유용하다는 점 때문에 인간을 억압합니다.”

글 읽기 10계명, 1. 너비와 깊이를 겸비하는 책 읽기

“넓다는 말. 그리고 깊다는 말. 사실 모순되는 조합이죠. 일단 넓게 읽고 좁게 읽어야 되겠습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책읽기를 시작하는 분은 닥치는 대로, 마음가는 대로 읽으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책 읽는 근육이 아직 형성되지 않은 분들은 쉽지 않을 겁니다. 손으로 책을 읽을 때의 손맛이 익숙해져서 내가 이손으로 책을 안 잡고 있으면 뭔가 허전한 데라고 의식적으로 책을 읽으세요. 특히 그럴 땐, 재미있는 책을 폭넓게. 만화책도 좋고 뭐든지 괜찮습니다. 특히 베스트셀러 읽으면 좋겠습니다. 재미있고 대중적이라고 검증된 책이니까요.

폭넓게 책 읽을 읽다보면 베스트셀러에서 공허함, 식상함을 느낍니다. 책 읽는 수준이 높아져서 그래요. 그 때가 오면 베스트셀러를 떠나서 스테디셀러로 넘어갑니다. 스테디셀러는 보통 책이 출간되고 10년에서 30년 후에도 여전히 독자들에게 생명력을 줄 수 있는 책을 말합니다. 스테디셀러로 넘어가면 이제는 폭넓게 닥치는 대로 많이 읽는 독서가 아니라 이제는 선별하여 읽어야 합니다. 그렇게 읽으며 우리 안에 책을 읽는 근육이 커지면 이제는 고전에 정착하게 됩니다. 고전은 100년 이상 여전히 읽히고 생명력을 가져다주는 책입니다. 고전에 정착하게 되면 정말 책 읽는 속도가 느려집니다. 고전을 읽는 일은 거인의 어깨 위에 가서 세상을 바라보는 일입니다. 물론 거인 어깨 위에 서는 게 쉽지 않죠. 억지로 고전 읽어야지 하실 필요는 없고, 자연스럽게 베스트셀러에서 스테디셀러로 스테디셀러에서 고전으로 도서의 여정을 밟으시기 바랍니다.”

 

글 읽기 10계명, 2. 지성과 감성을 아우르는 책읽기

“사람마다 책 읽는 경향이 다 달라요. 지식 위주의 책을 좋아하는 분은 소설, 수필 읽으라고 하면 되게 힘들어해요. 새로 배우는 내용도 없이 너무 질질 끈다고 말이죠. 반대로 정서적인 책읽기를 위주로 하시는 분께 인문사회학, 철학 책을 읽게하면 힘들다고 하세요. 여러분이 만약 지식 중심의 책읽기를 좋아하는 분이면, 10권 중 7권은 지적 자극을 주는 책을 읽고, 그 중에 3권은 서정적인 시, 수필을 병행해서 읽기를 권합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나마 관심되는 분야로 해서. 그렇게 읽으면 건강하게 균형 잡힌 독자가 될 수 있을 거예요.”

 

글 읽기 10계명, 3. 완독과 선독을 오가는 책읽기

“우리는 책을 읽으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왜 일까요? 작가한테 미안해서?
여러분이 소개팅을 했다고 가정합시다. 마음에 들었는데 그 쪽에서 ‘그만 만나요’ 하면 괜히 자존심에 상처 입잖아요. 사실은 서로 안 맞아서 그런 건데 말이죠. 책도 마찬가지예요. 안 맞으면 집어던지면 돼요. 다이엘 페낙의 10가지 책 읽을 권리를 말씀드릴게요.”

다니엘 페낙의 독자의 10가지 권리

1. 책을 읽지 않을 권리

2. 건너뛰며 읽을 권리

3. 책을 끝까지 읽지 않을 권리

4. 책을 다시 읽을 권리

5. 아무 책이나 읽을 권리

6. 보바리즘을 누릴 권리

7. 아무 데서나 읽을 권리

8. 군데군데 골라 읽을 권리

9. 소리 내어 읽을 권리

10. 읽고 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권리

“결론은 책에 휘말리지 않고, 스스로 중심을 잡고 마음가는 대로 책을 읽어도 괜찮다는 의미에요. 책은 나를 위해서 읽는거니깐요.”

 

글 읽기 10계명, 4. 묵독에 낭독을 곁들이는 책읽기

“우리는 보통 묵독을 합니다. 시끄럽게 읽으면 ‘속으로 읽어라, 시끄럽다. 책 읽는 게 대수냐.’라고 주변에서 꾸지람을 듣죠. 하지만 원래 동서를 막론하고, 책읽기는 원래 소리 내서 읽는 것이었어요.

출판물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글을 소리 내지 않고 읽게 되었고 지금에 이르러는 묵독이 대세입니다. 그럼에도 가끔씩은 소리 내서 읽어주세요. 어떤 문장이 요구할 거예요, ‘소리 내서 읽어주세요. 여러분의 구강을 통과해서 제 존재를 불러주세요.’하고 요구하는 문장들이 나와요. 인문학 서적 읽다가도 심지어 자기도 모르게 묵독을 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소리 내서 읽은 문장 있죠? 바로 그런 문장은 여러분 영혼이 소리 내서 읽어야겠다고 나도 모르게 읽은 거예요. 그런 문장은 큰 소리로 읽어주세요. 그러면 꿈틀거리면서 여러분 삶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특히 시는 꼭 소리 내서 읽으세요. 시집 보시면 꼭 소리 내서 읽으세요. 특히 여러분이 사랑하는 사람한테 소리 내서 읽어주세요. 묵독의 시대다보니, 낭송을 염두에 두지 않긴 합니다. 특히 번역서는 더더욱 힘들어요. 하지만 어떤 문장은 ‘소리 내서 입술로 제 존재를 보여주세요.’ 하는 문장을 만나면, 큰 소리로 읽어봅시다.”

 

글 읽기 10계명, 5. ‘따로 또 같이’하는 책읽기

“책은 혼자 읽는 거예요. 그리고 외로움과 친해지지 않으면 책 읽지도 못하고 글 쓰지도 못해요.

우리는 사실 외로워서 사람을 만나면 당장은 즐거워도 돌아오면서 더 외로워지져요. 많은 사람들이 사람들을 만나고 즐겁게 웃어도 돌아오면서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이 있다고 하죠. 그래서 책은 혼자 읽으는 게 맞아요. 그런데 또 같이 읽으셔야 돼요. 왜냐하면, 혼자는 읽으면 오래 못 가요. 운동도 집에서 혼자 하는 것보다 친구들과 조기축구하는게 은 조금 더 꾸준히하기 쉽잖아요. 책도 책모임을 활용하면 훨씬 더 꾸준히 읽게 돼요. 그리고 실제로 모여서 독서모임을 하면, 하나의 책을 함께 읽고 ‘나는 이렇게 읽었다’는 이야기를 할 때 입체적인 독서경험이 가능하거든요.

책모임을 통해 같은 책을 읽는 사람들끼리 삶의 지향점이 비슷해요. 책모임을 하려고 멤버를 만났다가 그 사람이 내 인생에 평생의 반려자, 친구, 동지가 될 수 있습니다. 친구는 등산, 여행, 자전거로도 만날 수 있지만, 책을 읽고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하는 사람만큼 더 깊이 있는 친구는 없다고 생각해요. 같이 읽기가 그래서 중요해요.”

 

글 읽기 10계명, 6. 느긋하게, 또 치열하게 책읽기

“제 주변 사람들은 책을 너무 치열하게 읽어요. 그러지 마세요. 책이 싸울 수 있는 대상이 아니잖아요. 물론 어떨 땐 치열하게 읽어야 하지만 책은 기본적으로 여가에요. 그래서 옛날부터 동서양 모두 술을 곁들여 책 읽는 것을 권했어요.”

“글 읽기도 술이 있으면 더 좋다.”

허균

“한 병의 와인에는 모든 책보다 더 많은 철학이 들어 있다.”

루이 파스퇴르

“삶의 비극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두 가지가 있다. 음악과 고양이”

알베르트 슈바이처

“음악을 틀어놓고 고양이를 쓰다듬으면서 책을 본다. 상상만 해도 행복하지 않은가요? 반면, 치열한 독서를 해야 하기도 해요. 왜냐하면, 우리는 너무 바쁘니까요. 느긋하게 책읽을 시간 내기가 참 어렵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중교통 이동중에, 카페에서 잠깐 쉴 때, 이런 시간에 책을 읽기 위해 가방에 항상 책을 넣어둬요. 전자책이어도 좋고 오디오를 해서 자투리 시간이 날 때 책 읽다보면, 꽤 큰 시간이 되요. 느긋하게 읽어도 되지만 한편으론 치열하게 읽으셔야 합니다.”

글 읽기 10계명, 7. ‘감동적인 책읽기’와 ‘덤덤한 책읽기’

“우리는 책을 읽으면서 감동받길 원하죠. 특히 저는 그래요. 그런데 시미즈 이쿠타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책을 읽는 이상 모든 페이지에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린고비다. 이것은 책을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반드시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못지않게 자린고비다.”

시미즈 이쿠타로

“책을 읽는 이상 모든 페이지는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린고비다라는 말을 합니다. 모든 페이지마다 발견하려고 하지 마라. 무슨 책을 읽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책을 읽는 행위가 친해져야 하거든요. 내가 무슨 책을 읽는데 감동받은 아니라 행위 자체가 나를 치유해주기도 합니다. 제가 준비한 시를 함께 읽어봅시다.”

“오늘도 한 가지 / 슬픈 일이 있었다. / 오늘도 또 한 가지 / 기쁜 일이 있었다.

웃었다가 울었다가 / 희망했다가 포기했다가 / 미워했다가 사랑했다가

그리고 이런 하나하나의 일들을 / 부드럽게 감싸 주는 / 헤아릴 수 없이 많은 / 평범한 일들이 있었다.“

호시노 도미히로, 일일초

“호시노 도미히로라는 분은 학교에서 기계체조 시범 보이다 떨어졌는데 척추를 다쳐서 전신불수가 됐어요. 온몸이 불수가 돼서 몸을 못 움직이는. 자기 인생을 저주하고 비탄에 빠졌어요. 그러다 회복이 돼서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이 얼마나 큰 건지 깨닫고 이런 시를 쓴 거예요. 덤덤하게 책읽는 자세도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글 읽기 10계명, 8. ‘삶을 바꾸는 책읽기’와 ‘삶을 받아들이는 책읽기’

“누가 저에게 그런 질문을 했어요. ‘삶을 바꾼 한 구절이 있는가? 정말 그걸 믿는가?’ 그래서 답했습니다. ‘네, 책 읽기는 삶을 바꿔줬습니다.’ 기형도의 시를 읽고, ‘나는 평생 사랑을 찾아 헤맸지만 단 한 번도 나를 사랑하지 않았구나.’ 기형도의 시죠. 나를 사랑하지 않는 인간이 어떻게 남을 사랑할 수 있겠느냐 해서 내 삶이 바뀌었습니다. 그 외에도 인생을 살면서 시기마다 삶을 바꿔준 책이 많았어요. 그런데 신기한 건 40대로 되면서 내 삶에 어떤 대목은 아무리 관련 서적을 읽어도 안 바뀌어요. 너무 화가 나는 거예요. 속상하고. 아무리 노력하고 책을 읽어도. 의지가 부족한가? 그랬는데 이제는 삶을 받아들여야 되겠구나. 예전에는 책읽다보면 ‘답이다!’ 했는데 이제는 그런 게 줄어들고 있어요. 그래도 괜찮아요. 이제는 삶을 바꾸기 위한 책읽기가 아니라 내 삶을 받아들이는 책이에요.”

“이 세상 모든 책들이

그대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아

하지만 가만히 알려주지

그대 자신 속으로 돌아가는 길”

헤르만 헤세

“예전에는 책을 읽으면 이 사람처럼 살아야겠다, 롤 모델이다 그렇게 생각해서 다른 사람이 되려고 했거든요. 그래서 문제를 해결해주기도 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읽을 때마다 남을 흉내 내지 않고 나에게로 돌아가는 방법을 보여줘요. 그런 책읽기로 깊어집니다.”

 

글 읽기 10계명, 9. 활자책과 비활자책을 겸비하는 책읽기

“활자 책과 비 활자 책. 책이 인쇄가 돼서 종이로만 된 것만 책이 아니에요. 만물이 다 책이에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똑같아요.

“내가 메즈리츠의 랍비를 만나러 간 것은 그에게서 율법을 배우려 함이 아니고 그가 신발끈매는 것을 지켜보기 위함이었다.”

하시디즘의 한 성자

하디시즘의 성직자는 랍비라는 사람책을 읽으러 간 것입니다. 우리는 문자를 배우면 문자를 통해서 세상을 이해해요. 그래서 한편으로는 언어는 존재의 감옥이에요. 가끔씩 언어를 초월해서 세상을 경험할 수가 있죠. 활자 책만이 아니라 만물이 책입니다.”

 

글 읽기 10계명, 10. 다산의 독서법

“다산정약용의 독서법은 세가지입니다. 정독, 초서, 3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정독이에요. 뜻이 통할 때까지 천천히. 빠르게가 아니라. 텍스트가 내 몸이 될 때까지 내가 걸어 다니는 텍스트가 될때까지.

두 번째 초서는 요즘으로 말하면 메모, 우리말로 적바림이라고도 해요. 떠오른 생각, 느낌, 통찰, 이런 것들을 즉시 적어놓는 거예요. 그게 직서예요.

세 번째는 질서는 우리말로 베껴 쓰기예요. 책을 읽다 좋은 문장이 있으면 꼭 옮겨 적으세요. 꾸준히 갈무리해서 문장 수집가가 되세요. 읽고 나서 몇 달 지나면 까먹잖아요. 그 때, 내 마음을 건드렸던 문장 한 줄을 읽는 순간 책 내용이 생각이 나요.

책을 쓰고 싶은 분은 반드시 초서, 질서 즉 베껴 쓰고 메모하셔야 돼요. 그게 나의 데이터 베이스입니다. 다 아는 걸 내 생각까지 그래야 하느냐, 왜 손가락 아프게 치느냐. 구글링에 있는 문장은 여러분 거가 아니에요. 여러분이 직접 손이든 타이핑이든 손으로 이용해서 쓴 문장만이 여러분 것이 됩니다.”

독서, 그 변치 않는 기쁨

“나는 기억력이 좋다. 그래서 저녁을 먹고 나면 귀래당(歸來堂)에 앉아서 차를 끓여 놓고는 선반 위의 책더미를 가리키며 어느 책 어느 페이지, 어느 줄에 어떤 구절이 있는가를 추정하고, 누가 맞추었나를 확인하여 맞춘 사람이 먼저 차를 마시곤 하였다. 추측한 바가 맞으면 우리는 찻잔을 높이 들고 크게 웃었고 어떤 때는 너무 심하여 차를 옷 위에 엎질러 마실 수가 없었다. 우리는 그러한 세계에서 삶에 만족하였고 또 성장하였다. 비록 가난과 고뇌 속에서 살기는 하였지만 우리는 고개를 들고 살았다. 그러는 사이에 우리의 수집품은 점점 늘어나 책상위며 침대 위에 책과 예술품이 쌓였고, 우리는 눈과 마음으로 그것을 즐기고, 그것에 대하여 계획을 세우고 토론했으며, 개와 말이나 음악이나 춤을 즐기는 이상의 기쁨을 맛보았다.”

이안거사(易安居士)로 불리는 남송의 시인 이청조

“책을 열심히 읽는다고 해서 개천에서 용이 나오진 않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고 행복할 수 있다면 내 존재를 사랑할 수 있다면 충분한 가치가 있는 거죠. 우리는 죽는 날까지 돈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겁니다. 그 외에도 인생을 살면서 문제가 생기고 고뇌와 아픔과 이런 슬픔들이 있을 거예요. 비록 가난과 고뇌 속에서 살고 있지만 책을 통해 우리가 고개 들고 살 수 있다면 충분히 책 읽는 일이 우리 삶에 중요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즐거운 행복한 독자로 살아가길 바라면서 강의 마무리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