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청년허브 8월 특강] 청년, 삶을 창작하다 Vol.3 “비생산적인 생산의 시간”_김보라 저자

분류
행사리뷰
날짜
2019-09-16

청년, 삶을 창작하다 Vol.3 "비생산적인 생산의 시간"

구분 사회적자원연계 - 인적자원연계 사업
일시 및 장소 2019년 8월 28일 19:00 - 21:00 / 청년허브 다목적홀
강연자 김보라 (도서 <비생산적인 생산의 시간> 저자)
*모더레이터 : 북저널리즘 곽민해 에디터
협력 북저널리즘
참가자 80명
구성 대중강연 3회
기획의도 청년 창작자의 삶을 다양한 각도로 소개하는 북저널리즘 저자들의 북토크를 통해 창작자를 꿈꾸고 있거나, 창작자로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 간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업으로서 창작을 대하는 방법에 길잡이를 제공한다.

 

특강 주요 내용

✅ 지망생의 시간도 창의노동에 포함해야하는 이유
✅ 지망생의 창의노동 시간은 과연 불안한가?
✅ 창의노동의 시간을 꾸려나가는 방법
✅ 창의노동의 창의성

지망생의 시간도 창의노동에 포함해야하는 이유

 “영화를 찍기 전,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이 있을 것이고, 그 이전에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시간이 있죠. 어떻게 보면 아무 가치없는 시간으로 보이지만, 고통스러운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 고통스러운 시간을 과연 창의노동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본래 창의노동은 고용된 상태에서 창의적인 작업을 하는 시간을 의미했습니다. 그렇다면, 고용되기 전 지망생이 보내는 시간은 창의노동이 아니라고 얘기해야 할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영화가 나오기 전에 공부를 하고, 시나리오 쓰고, 여러 자극을 받는 긴 시간들, 그 시간들이 창의적인 결과물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망생의 시간도 창의노동에 포함시켜야지만 창의노동이라는 본질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며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지망생의 창의노동 시간은 과연 불안한가?

 “처음 제 논문의 주제는 불안정한 창의 노동의 현장을 비판하고, 사회 구조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었습니다. 영화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연 평균 수입이 1876만 원,50% 가까이는 투잡을 가지고 영화감독 일을 병행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영화 감독 지망생 같은 경우에는 이 통계 모수에 포함 되지 않습니다. 영화 산업에 들어가고 나서도 불안하고, 덩달아 그 전 10여년의 지망생 기간을 거치는 과정은 더 불안할 것 같다고 불안하지 않냐고 물었는데,‘저는 평화로워요.’, 또는 ‘불안하지 않은 것 같은데. 그렇게 불안했던 적은 없어요.’ 라고 답변을 굉장히 놀랐어요. 그들이 경제적으로 불안해할 것을 전제로 쓴 질문지를 쓸 수 없게 됐습니다. 그래도 ‘불안한 게 있다면 뭘까요?’ 라고 물어봤는데, 그렇게 질문했을 때 나왔던 대답도 제 예상 밖이었습니다. ‘내 능력이 불안하다. 내 능력은 보이지 않으니까. 내 사업수완이 충분히 있는 것일까. 그것에 대해서 불안하다.’, ‘나태해지는 내가 제일 불안하다. 나 자신에 대해 경멸함이 들 때가 가장 힘들다.’ 제가 예상했던 경제적 불안과는 성격이 달랐어요. 물론 불규칙하고 적은 수입으로 삶이 힘들기는 하지만 그런 것이 지망생들을 좌절과 절망으로 이끌고 있지는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연구주제를 ‘지망생은 이 과정을 어떤 방식으로 헤쳐나가고 있는 것인가?’, ‘대체 어떻게 삶을 꾸려가기에 불안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일까?’ 라는 물음을 가진 논문으로 주제를 변경하게 되었습니다.”

 

창의노동의 시간을 꾸려나가는 방법

“지망생들은 불안을 어떻게 견디고, 어떤 방법으로 불안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었을까요? 우리 사회는 어떤 집단에 소속되어서 그 집단이 정하는 규칙에 맞춰 안정성을 보장받는 사회를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들은 전혀 반대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어떤 지망생은 ‘영화를 한 편만 찍고 싶어요. 찍고 난 다음까지 어떻게 생각하고 살아요. 오히려 많은 꿈을 꾸고 계획을 세우면 되게 상처받는 게 이쪽 일인 것 같아요. 지금 현재를 살지 않으면, 되게 힘든 것 같아요.’  라고 했습니다. 내 눈앞의 것을 구체적으로 계획한다, 반대로 말하면 멀리 있는 것을 막연하게 상상하면서 꿈꾸지 않는다는 말인데요, 창의노동자들은 구체적이고 냉철한 자세를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지금부터, 이런 자세를 유지하는 구체적인 노하우를 네가지로 소개하겠습니다.”

첫째, 생활의 규칙을 세우는 것입니다. 생활의 규칙은 작업과 생업의 비율을 적당히 하는 것인데, 생업은 먹고 사는 것, 작업은 영화감독으로 커리어를 가지기 위한 일입니다. 1년이라고 치면 6개월은 생업, 6개월은 작업하는 식으로 꾸리는 분이 있고요. 다른 분들은 하루에 생업에 투자하는 시간과 작업하는 시간을 나누어 쓰고 있었습니다.”

“둘째, 데드라인 만들기입니다. 나한테 마감을 스스로 주는 것, 공모 같은 게 뜨지 않으면 친구한테 ‘나 목요일까지 메일로 시나리오 보낼게.’ 이렇게 데드라인을 만드는 거였어요. 지망생들은 직장에 소속되어서 남이 만든 규칙에 따라서 생활하는 게 아니라 도화지 하나에 내가 그려나가는 삶을 사는 것이라, 자신만의 틀을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셋째 방법은 느슨하지만 확실한 작업규칙 세우기입니다. 데드라인이라는 규칙을 세우라고 하면서도 느슨하게 규칙을 세우라는 이유는 과하게 계획을 세웠다가 자기가 그 계획을 성취하지 못하고 무너져서 방황하는 시기를 가지신 경험이 있는 분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느슨하면서 지킬 수 있는 규칙, 예를 들면 작업 장소를 정해서 매일 꼭 작업실로 간더던지, 시나리오를 작업하는 시간이나 분량을 정한다던지, 아니면 시간단위로 생활규칙을 만드는 것입니다.”

“마지막은 등을 맞댄 동지와 함께하기 입니다. 시나리오 작업이라는 것은 사실 개인적인 작업입니다. 손을 붙잡고 함께 나아가는 그런 느낌은 아니지만 서로 등을 맞대고 자기가 가는 방향으로 걸어간다는 그런 느낌으로 지망생들끼리 서로 위로받고 연대하면서 불안을 극복해 나가고 있었습니다.”

 

창의노동의 창의성

“많은 지망생을 만나며 저는 많은 열정을 느꼈어요. 반면, 각각의 지망생은 내가 뭔가 열심히 하고 있는데 그 진척이 느린 것 같고 명확하게 이룬 게 없으니까 그냥 자책하듯이 나는 열정이 없는 것 같다고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제 생각엔 미친 듯이 열정적이지 않더라도 규칙적으로 살면서 내가 뭔가를 조금씩이나마 진척해나가고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열심히 하고 있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같은 맥락으로 창의성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요. 화려하고 반짝거리고 전구 같이 불이 켜지는 것 같은 심상을 우리는 떠올려요. 저는 오히려 그 반짝하는 순간이 창의성이 아니라 전기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에서의 고통,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해나갔는지,  그런 과정이 창의성의 핵심이 아닌가라고 생각해요. 뭔가 반짝하고 빠른 메시지를 만들어내는 것만 칭찬하고 경외할게 아니라 꾸준히 해나가고 있는 것을 칭찬해야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보기

✅ 청년허브X북저널리즘 북토크 ‘청년, 삶을 창작하다’ 소개글
✅ 북저널리즘 ‘비생산적인 생산의 시간’ 도서 링크
✅ 청년, 삶을 창작하다 Vol.1 “유튜버의 일” 리뷰
✅ 청년, 삶을 창작하다 Vol.2 “다시, 을지로”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