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N개의살롱] 카페와 공통적인 것(4) – 휘말리고 환기되는 자치, 요시다 기숙사

분류
행사리뷰
날짜
2019-03-13
2018 N개의 살롱
행사명 카페와 공통적인 것
구분 2018 N개의살롱
일정 2018년 10월 15일~12월 1일
구성 총 4회 진행
진행 인포숍카페별꼴, 다이애나랩
참가자 100명
기획의도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해지는 사회에서 살고 있는 청년이 타인과 연결되는 것의 의미와 필요성을 고민할 수 있도록 함

 

  • 행사: 2018 N개의살롱카페와 공통적인 것 <휘말리고 환기되는 자치, 요시다 기숙사>
  • 일시: 12월 1(토) 18~22
  • 장소청년허브 창문카페
  • 단체인포숍카페별꼴다이애나랩
  • 주요 내용:
    • 요시다 기숙사의 자치운영
    • 점점 넓혀진 기숙사생의 범위
    • 환기되는 서로의 자발성

 


믿기 어렵고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어떤 사람들은 타인의 일에 더 깊이 공감하고 감응해 자신의 일처럼 뛰어들기도 하고, 그러다 타인의 일이 깊숙이 들어와 자기 일처럼 되어버리기도 합니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과 내가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은 어디에서 나오며 어떻게 발현되는 것일까요? 우리가 다른 존재와 깊이 연결되어 있고,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나아가 “나의 해방이 당신의 해방과 긴밀히 연결될 수 있다면” 우리는 이 ‘연결’을 어떻게 상상할 수 있을까요?

<카페와 공통적인 것>에서는 타인과 자신의 ‘공통적인 것’을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구축해 온 다양한 강연자들을 만나 그들의 사례를 직접 듣고, 참가자들이 각자의 ‘연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타인의 고통에 점점 무감해지는 사회에서, 카페라는 공간을 매개로 모이는 사람들이 어떤 감각을 나눌 수 있을지를 시도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일본 교토대학교 요시다 기숙사는 60년 대 말 학생들이 기숙사를 스스로 운영하기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학생들에 의해 자치 관리 운영되는 곳입니다. 지금은 100여 명으로 줄었지만, 한때 300여 명이 공동생활을 했던 이곳에는 ‘직접 대화를 나눈다’는 원칙 외에는 해야 할 의무가 거의 없습니다. 처음에는 공부를 잘하는 남성 학생들만 들어갈 수 있는 기숙사였지만 학생 자치가 이루어진 이후 여성 학생을 받기 시작했고, 이어 가족, 외국인, 청강생, 동물까지 기숙사에 들어올 수 있는 존재의 범위를 넓혀갔습니다. 기숙사 거주민들은 개인의 공간을 가능한 한 보호하면서도, 공유공간에서 다양한 주제의 토론회, 무료식당, 음악 공연, 전시, 연극, 영화 상영, 플리마켓 등을 매일 자율적으로 열고 있습니다. 이러한 행사에는 기숙사에 살고 있지 않은 많은 외부인들도 관여하고 있으며, 이렇게 요시다 기숙사는 언제나 열린 공간을 지향해왔습니다.

현재 대학 당국에서 기숙사 재건축을 위한 퇴거를 통보한 상태이며, 기숙사 거주민들은 그 가운데에서 일상 생활과 자치 기숙사의 존속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요시다 기숙사에서 학생자치 활동을 하는 효코리, 츠지 네코는 서로를 끌어들이고, 서로에 말려 들어가는 방식으로 서로의 자발성을 환기함으로써 수십 년간 자치 기숙사로 존재해 온 요시다 기숙사의 실험적인 실천들을 보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바깥으로 열려 다른 운동, 존재들과 연결되어 왔는지 이야기했습니다.

사진출처 : 인포숍카페별꼴

 

“교토대학 요시다 기숙사는 105년 전에 지어진,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학생 기숙사로, 2층 목조 건물 3개가 연결되어 있으며, 지금까지 100년 이상 동안 학생 자치기숙사로 운영되고 있다. 2017년에 대학 측에서 요시다 기숙사생 전원에게 퇴거 통보한 상태긴 하지만, 그럼에도 100명 이상이 여기 남아서 살고 있다. 기숙사 건물이 너무 오래되어서 더럽기도 하고 살기 힘들 것이라고 사람들이 말하기는 한다. 물론 더럽고 정리가 안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정리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각자 다른 기준을 가지고 있으니까 뭐라 말하기 어려울 것 같다. 당연히 각자의 성격에 따라 몹시 깨끗한 방도 있고, 모든 물건이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위치에 있게 정리하는 사람의 방도 있다.”

“기숙사생들은 자치제를 만들고 운영하고 있고, 모든 사람이 참여하는 총회도 연다. 거기에서 기숙사에 대한 모든 일을 결정하는데, 결정 방식은 다수결이 아니라 만장일치다. 물론 시간이 많이 걸리고 힘들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소수의견이 무시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회의에 온 사람들의 생각을 천천히 하나씩 확인해나가는 그런 회의를 한다.”

“다수결의 편의에 의한 비교적 손쉬운 의사결정이 없다는 것은 거꾸로 말하면 의무라는 것이 없다는 의미다. 모든 것이 기숙사생들의 자발성에 맡겨지고 있고, 정말 실험적인 것을 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엄청 놀랐다. 학생들 스스로 규칙을 결정하면서, 기숙사에 입주하는 사람들의 기준도 스스로 결정한다. 처음에는 공부를 잘하는 남학생만 살 수 있는 기숙사였다. 하지만 여성도 들어올 수 있고 외국인 학생, 유학생, 그리고 기숙사생의 파트너나 아이,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활동보조인들도 들어올 수 있게 규칙을 만들어 나갔다. 학생이 아니어도 기숙사에 들어올 수 있는 범위까지 넓혀왔다.”

“우리 기숙사에는 식당이 있다. 1970년대 일본에서는 기숙사가 학생운동의 거점이 된다는 이유로 학생 기숙사를 없애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었다. 1982년에 교토대학에서도 기숙사를 폐쇄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면서 기숙사 식당에서 일하시던 분들이 다른 곳으로 옮기게 되었고, 더이상 식당으로 사용하기 어려워졌다. 그때 학생들이 결정한 것은 기숙사를 지키는 운동에서 연극이나 음악 공연을 하는 공간으로 식당이 쓰자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기숙사생 아닌 사람들도 식당을 공유공간으로 활용하게 되었다. 그런 과정 속에서 1989년에 기숙사를 계속 유지하는 것으로 학교의 결정이 번복되었다. 지금도 매주 토요일마다 이 식당에서 음악공연과 식당, 그리고 디제잉, 파티 등의 행사를 하고 있다.”

“공연이나 행사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오키나와 미군기지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도 있고, 식당에서 자치회의도 연다. 한달에 한번 주방회의도 열어 여러 가지 결정을 한다. 그 회의에는 기숙사생도 참여하고 기숙사 밖에서 온 사람도 참여한다. 그러니까 우린 식당을 기숙사의 내부와 외부를 연결시키는 매우 중요한 장소로 생각하고 있다.”

사진출처 : 인포숍카페별꼴

 

“지난 11월 17일에는 교토대학교와 아이누 민족의 교류회를 했다. 아이누 민족는 동북지방이나 사할린에 사는 민족이다. 요시다 기숙사가 있는 교토대학교는 원래 제국대학이었던 학교다. 일본 국가는 메이지시대에 들어서면서 홋카이도를 침략해서 식민지로 삼았고, 그때 아이누 족의 무덤을 파서 유골을 가져가 대학들이 연구를 했다. 아이누 민족뿐만 아니라, 일본이 식민지로 삼았던 지역들에서 무덤을 파서 많은 뼈를 가져갔다. 조선도, 대만도 그렇고, 지금은 오키나와지만 옛날에는 류큐였던 지역 모두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규모가 큰 대학들은 그런 유골을 여전히 갖고 있고 연구까지 하고 있다. 아이누 족 사람들이 유골을 돌려달라고 호소해도 일본의 대학들은 무시하고 있다.”

“요시다 기숙사 학생들이 문제를 알게 된 것은 2014년이었다. 대학 측에 ‘유골을 돌려줘야 한다, 그들과 대화를 하라’는 뜻을 전달하기 위해 항의 방문을 했다. 하지만 대학 측에서는 담당자도 나오지 않고, 항의문도 받지 않았다. 경비원이 나와서 빨리 쫓아내려 할 뿐이었다. 대학 측은 스스로 자유로운 학교라고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누족의 문제를 무시하고, 기숙사의 자치활동을 막으려고 하면서 자유를 선전하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

“요시다 기숙사는 학생들이 스스로 관리하고,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아이누 민족과의 교류회를 할 수 있었다. 우리가 자유로운 것을 만들자고 주장할 때, 그것은 누구를 위한 자유인지를 물어야 한다. 교토대학교 학생을 위한 방식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과연 옳은 방식인가라는 그 자체를 물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식당을 외부 사람에게 열어왔다.”

“교토에서 대학을 다닌 많은 학생들이 졸업 후 도쿄에 있는 회사에 취직을 하지만, 근래에는 교토에 남아있는 사람들도 많다. 그냥 내 주변에 사는 친구들이 모여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한 사람들도 많다. 우리는 그런 공간을 교토대학교 내부만이 아니라 교토라는 지역 커뮤니티 안에서 운영해왔다. 대학에서 요시다 기숙사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교토라는 도시에 요시다 기숙사가 필요하다. 요시다 기숙사는 교토 뿐만 아니라 일본 사회에서 그런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학교 안에 있는 여러 단체, 교직원 자치회나 학생 자치회 등에 요시다 기숙사의 문제를 호소하고 있다. 행사나 축제에 사람들이 많이 오지만, 거기에 오는 사람들이 오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사람이 되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기숙사생 중에서도 자치활동에 잘 참여하지 않는 사람도 있고 ,기숙사 외부 사람들도 같이 움직이여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지금은 학교 안의 문제와 요시다 기숙사 문제를 호소하기 위한 시위를 한 달에 한 번씩, 5개월째 계속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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