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N개의살롱] 카페와 공통적인 것(3) – 제돌이와 구럼비 그리고 너와 나

분류
행사리뷰
날짜
2019-03-12
2018 N개의 살롱
행사명 카페와 공통적인 것
구분 2018 N개의살롱
일정 2018년 10월 15일~12월 1일
구성 총 4회 진행
진행 인포숍카페별꼴, 다이애나랩
참가자 100명
기획의도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해지는 사회에서 살고 있는 청년이 타인과 연결되는 것의 의미와 필요성을 고민할 수 있도록 함

 

  • 행사: 2018 N개의살롱카페와 공통적인 것 <제돌이와 구럼비 그리고 너와 나>
  • 일시: 11월 23(금) 18~21
  • 장소청년허브 창문카페
  • 단체인포숍카페별꼴다이애나랩
  • 주요 내용:
    • 돌고래 보호 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
    • 제주도 강정마을에서의 연대
    • 돌고래 보호 운동과 다른 운동의 연대
    • 지속가능하기 위한 즐겁고 재밌는 활동

 


믿기 어렵고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어떤 사람들은 타인의 일에 더 깊이 공감하고 감응해 자신의 일처럼 뛰어들기도 하고, 그러다 타인의 일이 깊숙이 들어와 자기 일처럼 되어버리기도 합니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과 내가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은 어디에서 나오며 어떻게 발현되는 것일까요? 우리가 다른 존재와 깊이 연결되어 있고,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나아가 “나의 해방이 당신의 해방과 긴밀히 연결될 수 있다면” 우리는 이 ‘연결’을 어떻게 상상할 수 있을까요?

<카페와 공통적인 것>에서는 타인과 자신의 ‘공통적인 것’을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구축해 온 다양한 강연자들을 만나 그들의 사례를 직접 듣고, 참가자들이 각자의 ‘연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타인의 고통에 점점 무감해지는 사회에서, 카페라는 공간을 매개로 모이는 사람들이 어떤 감각을 나눌 수 있을지를 시도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십여 년간 제주도의 한 마을에는 군사기지건설사업으로부터 마을공동체와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지키기 위해 각지의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그들은 기지 건설이 마을과 한국사회, 나아가 지구공동체에 끼칠 문제들을 우려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연대활동을 이어 갔습니다. 연대자들은 때로 영국에서 온 70대 평화활동가이기도 했고, 서울에서 여행을 갔다가 머물게 된 20대 청년이기도 했습니다.

환경운동을 하는 청년인 황현진 활동가는 좁은 수조에 감금된 돌고래들을 살펴보기 위해 제주도에 내려갔다 우연히 돌고래 서식처를 파괴하는 기지건설사업 소식을 듣게 되어 마을에 머무르게 되었습니다. 서울과 제주를 오가며 각자의 방식으로 활동을 하는 두 청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바닷가의 바위와 돌고래를 지키기 위해 전념하는 것이 인간인 활동가 스스로의 해방과 얼마나 연관이 있는지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인간이 타존재에게 가하는 일상의 폭력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보다 자유로운 삶을 위한 지속적인 연대란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핫핑크돌핀스 황현진 활동가 / 사진출처 : 인포숍카페별꼴

 

“바다를 너무 좋아해서 해양환경 이슈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린피스 멤버들과 진행하는 해양 프로젝트에 참가하기도 했죠. 그러다가 2011년 여름에 집에서 뉴스를 보는데 국제보호종 돌고래가 20년 넘게 불법 포획되었다는 뉴스가 나왔어요. 막연하게 ‘국제보호종, 멸종위기종이면 우리가 지키고 보호해야 하는데 어떻게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불법포획이 될 수 있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죠. 그래서 배낭 하나 매고 슬리퍼 신고 제주도로 내려갔습니다.”

“제주도 중문관광단지에 있는 수족관으로 갔었습니다. 돌고래쇼장 주변에 ‘관계자 외 출입금지’라고 적힌 문이 있는 건물을 발견했죠. 마침 또 문이 열려 있어서 떨리는 마음으로 휴대폰 카메라를 켜고 들어갔어요. 한 발, 한 발 안쪽으로 들어서는데 굉장히 작은 수조에 새끼 돌고래가 서너 마리가 갇혀 있었어요. 그 안쪽으로는 돌고래 10여 마리가 목욕탕처럼 좁고 열악한 환경에 갇혀 있었죠.”

“그것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만난 돌고래의 모습이었어요. 돌고래를 발견하고 나서 수조를 자세히 살펴보니 수족관 자체가 지은지 오래 되어서 녹물이 흘러내리고, 햇빛도 제대로 들어오는 공간이 아니었죠. 굉장히 충격을 받았습니다. 고래가 어떻게 생겼나, 돌고래쇼는 어떻게 진행되나하는 정도의 마음으로 보러 왔다가, 그 다음 날 바로 피켓을 만들어서 1인시위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사진출처 : 핫핑크돌핀스

 

“인간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우리가 어떤 생명을 어떤 존재를 마음대로 가두고, 또 우리의 이익을 위해서 즐거움을 위해서 착취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매일 같이 1인시위를 하면서 벽을 보고 이야기하는 마음이 크기는 했어요. 그래도 혼자서 제주시와 서귀포를 오가며 캠페인을 이어나갔죠. 그러던 와중에 우연히 어떤 친구가 강정마을에 함께 가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해왔어요. 바로 옆 마을이니 같이 가보자해서 가게 되었죠. 강정마을의 첫인상은 생명력이 넘쳐나는 곳이라는 거였어요. 현무암 사이사이에 물들이 고여있고, 드넓은 바다가 펼쳐져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했죠.”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려 하고, 강정마을의 구럼비 바위 앞바다가 내가 바다로 돌려보내려고 했던 남방돌고래들의 서식처라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그렇게 강정마을을 함께 지키게 되었습니다. 강정마을에서 살았던 2011년 여름부터 2013년까지 매일이 악몽같았어요. 우리는 지키려고 하고, 그들은 빼앗으려고 했죠. 우리가 지키는 구럼비 바위로 갈 수 없게 펜스를 쳐버리고,  결국에는 구럼비 바위를 폭파시켰어요. 카약과 보트를 타고 어떻게든 바위로 가려고 했지만, 눈 앞에서 구럼비가 폭파되는 장면을 그냥 지켜만봐야 했어요. 처음으로 상실감과 분노라는 감정을 마주했습니다.”

사진출처 : 인포숍카페별꼴

 

“상실감과 슬픔이 너무 컸지만, 또 마냥 슬퍼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재미있게 해보자. 그래, 끝까지 한번 지켜보자’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계속해서 투쟁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늘 오리고 붙이고 하는 작업들을 했죠. 알록달록하게 피켓을 만들고, 고래 모양을 부직포로 직접 만들어서 입고 거리 캠페인을 하고, 색깔이나 문구들도 조금은 다정하게 만들어 보면서 하니까 조금 견딜 수 있었습니다.”

“즐겁게 투쟁을 해나가려고 하다보니 밴드 활동도 하게 되었어요. 굉장히 많은 연대공연을 하게 되었죠. 그 전에는 노동운동에 대해서 전혀 몰랐지만 수족관에 갇힌 돌고래들을 바다로 돌려보내는 일이나, 정리해고된 노동자들이 복직하는 것은 똑같은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노동자들을 일회용으로 쓰듯이 일만 시키고 착취하다가 자기들이 쓸모가 없을 때 그냥 버리는 것은 야생에서 살아가던 돌고래를 인간의 필요로 납치하고 수조에 가둬 착취하는 것과 몹시 닮아있었죠. 그것 모두 존재의 삶을 존중하지 못하는 것에서 비롯되는 굉장히 폭력적인 행위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틈만 나면 연대 활동을 이어갔죠.”

사진출처 : 오마이뉴스(https://goo.gl/6Ytdnp)

 

“강정마을에 가면 “이기는 방법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는 문구가 적힌 입간판이 있습니다. 저 역시 같은 생각이에요. 매일매일 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고, 벽 보고 이야기하는 것 같은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그 속에서 작은 승리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포기하지 않고, 우리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우리가 즐거운 방식으로 행동을 이어나간다면 그것이 바로 이기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앞으로도 춤추고 노래하며 저항할 생각입니다.”


사진출처 : 인포숍카페별꼴

“저는 피스아일랜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무밍이라고 합니다. 처음에 이야기를 해달라고 제안을 받았을 때, 여기에서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누가 강정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고민이 들었어요. 사실 저도 강정에 오기 전까지는 투쟁이나 활동에 대해서 거의 모르고 살았어요. 강정마을에 가게되었고, 아침에 눈 떠서 일어나면 현장에 하루종일 있었죠.”

“처음에는 결사반대라거나 그런 구호가 너무 어색하게 느껴졌어요. 따라하기는 하는데 이게 맞는건지 아닌건지도 잘 모르겠는 상태였죠. 그래서 아이돌 노래를 부르거나, 경창들한테 삼촌이라고 친근한 척 이야기하는 식으로 나도 혼란스럽고, 서로 혼란스러운 대치상황들을 만들었어요. 문 앞에서 요가도 하고, 기타도 치고, 노래도 부르고 그랬죠. 강정스타일이라고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저희 마음대로 가사를 바꿔서 부르고 춤을 추기도 했어요. 강정마을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그 춤으로 플래시몹을 홍대 여러 군데에서 하기도 했죠.”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하는 시선이 대부분이었어요. 친구와 저는 20대 초반이고 여성이었죠. 어린 여자 둘이 와서 뭔가를 한다는 게 약간 이해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돈 받고 시위한다는 말도 되지 않는 얘기를 듣거나 비난을 받기도 했고, 너무 힘들었고 버틸 수가 없었고 되게 도망치고 싶었어요. 매일매일 강렬한 감정들이 너무 많다 보니, 내가 여기에 있는 게 괜찮은가 혹은 여기에 있는 게 도움이 되나?, 내가 이걸 한다고 해서 바뀌나? 그런 비관적인 생각들도 많이 하게 되었죠. 그래서 잠시 강정마을을 떠나기도 했어요.”

사진출처 : 피스아일랜드 페이스북 페이지

 

“활동가로서 계속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활동가라고 하기에는 너무 게으르지 않나, 너무 노는 것처럼 하지 않나?싶은데, 그렇다고 활동가가 아니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것 같은 딜레마에 빠진 것 같았어요. 그래도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지금은 피스아일랜드의 카페, 물품판매, 전시를 같이 하는 대안공간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비정기적으로 재미있거나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공연이나 퍼포먼스로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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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핑크돌핀스 관련기사 : https://goo.gl/2rkFTF

바다로 방류된 돌고래 ‘제돌이’ 관련기사 : https://news.v.daum.net/v/20190109150642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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