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N개의살롱] 카페와 공통적인 것(2) – 내 몸이 자본주의를 거부한다

분류
행사리뷰
날짜
2019-03-11
2018 N개의 살롱
행사명 카페와 공통적인 것
구분 2018 N개의살롱
일정 2018년 10월 15일~12월 1일
구성 총 4회 진행
진행 인포숍카페별꼴, 다이애나랩
참가자 100명
기획의도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해지는 사회에서 살고 있는 청년이 타인과 연결되는 것의 의미와 필요성을 고민할 수 있도록 함

 

  • 행사: 2018 N개의살롱카페와 공통적인 것 <내 몸이 자본주의를 거부한다>
  • 일시: 11월 16(금) 19~22
  • 장소청년허브 창문카페
  • 단체인포숍카페별꼴다이애나랩
  • 주요 내용:
    • 장애인 이동권투쟁 소개
    •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를 넘는 연대
    • 당사자주의를 벗어나서
    • 연대가 사회에 끼치는 영향

믿기 어렵고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어떤 사람들은 타인의 일에 더 깊이 공감하고 감응해 자신의 일처럼 뛰어들기도 하고, 그러다 타인의 일이 깊숙이 들어와 자기 일처럼 되어버리기도 합니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과 내가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은 어디에서 나오며 어떻게 발현되는 것일까요? 우리가 다른 존재와 깊이 연결되어 있고,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나아가 “나의 해방이 당신의 해방과 긴밀히 연결될 수 있다면” 우리는 이 ‘연결’을 어떻게 상상할 수 있을까요?

<카페와 공통적인 것>에서는 타인과 자신의 ‘공통적인 것’을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구축해 온 다양한 강연자들을 만나 그들의 사례를 직접 듣고, 참가자들이 각자의 ‘연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타인의 고통에 점점 무감해지는 사회에서, 카페라는 공간을 매개로 모이는 사람들이 어떤 감각을 나눌 수 있을지를 시도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2 내 몸이 자본주의를 거부한다.

“만약 당신이 나를 도우러 여기에 오셨다면 당신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여기에 온 이유가 당신의 해방이 나의 해방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면, 그렇다면 함께 일해 봅시다.”

2000년대 초부터 이어져 온 중증장애인들의 이동권 투쟁은 비장애인 활동가들의 적극적인 연대 뿐만 아니라, 홈리스나 노점상 운동과의 연대, 노동자 운동과의 연대, 나아가 LGBT와 다양한 소수자 운동과 연결을 만들어 온 역사가 있습니다.

카페와 공통적인 것 두번째 시간인 ‘내 몸이 자본주의를 거부한다’에서는 노들장애인야간학교에서 오래 활동해 온 한명희 활동가와 함께 노동능력이 0인 중증장애인들이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하는 맥락과 의미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또한 비장애인으로서 장애인 투쟁에 연대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이야기와 ‘당사자주의’에 대한 생각을 들었습니다. 성소수자 부모모임에서 활동하는 동시에 노들장애인야학 교사이기도 한 현이 활동가에게서는 사회적 소수자에 속하는 자신이 어떻게 다른 소수자들과 연대하며 활동해왔는지, 그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노들장애인야학 활동가 한명희 / 사진출처 : 인포숍카페별꼴

“노들야학은 93년도부터 개교해 25년이 되는 학교입니다. 학생 분들은 모두 성인 중증장애인 분들로 6,70명 정도가 야학을 다니고 있어요. 노들장애인야학의 ‘야’자는 ‘밤 야’ 자가 아닌 ‘들 야’ 자를 쓰고, 노들이란 ‘노란 들판’이라는 뜻입니다. 다양한 중증장애인 분들이 이 곳을 통해서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이라는 의미입니다. 장애인 스스로 사회에서 ‘자립’해서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 노들야학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가진 문제의식입니다.”

“대부분 장애인분들이 초등학교 이상의 학력을 갖지 못하는데, 이는 시설에 계시거나, 집에 계시면서 밖으로 나오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장애인들이 장애인 수용시설이라는 주거시설로 입소를 하게 되고, 그 공간에서 2,30년을 살다가 나오시는 분들도 대단히 많습니다. 그간 사회적인 관계나 맥락을 잊어버리는 분들 또한 많구요. 오죽하면 이미 성인인 분들인데도 같이 활동을 하다보면 화장실에 가도 될지 허락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진출처 : 인포숍카페별꼴

“노들야학이 예전에는 정립회관이라는 곳을 약 10년 정도 무상임대하다 쫓겨나게 되었는데, 그 당시 장애인의 교육권이라는 말이 익숙하지 않았고, 법 자체도 제정되지 않았습니다. 성인 장애인의 교육권 문제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이리저리 떠밀리기만 했었어요. 특수교육은 미성년의 학생들로 제한되고, 평생 교육에는 아동, 청소년, 어르신, 노인, 노숙인 등의 다양한 범주를 포함하지만, 막상 성인장애인은 파이가 너무 작다면서 포함시키지 않았죠. 그래도 이제는 이런 문제가 조금 정리되었고, 작년부터 장애인의 교육권이 평생교육법으로 이관되어, 정부로부터 예산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예산을 지원받게 되면서 현재 노들야학은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동숭동에 위치하게 되었어요.”

“노들야학에서는 검정고시 준비를 위한 학력 인증 방식의 수업만을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해서 검정고시를 통과한다고 해도 어디 기업에 취직하거나 노동시장에 들어갈 수 있는 구조가 사회적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에요. 또 한가지는 야학에 오는 분들이  일정한 단계를 밟아서 올라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초중고등 학교 과정을 듬성듬성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아 학년 구분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노들장애인야학에서는 장애인에 대한 동정시선을 거부하고, 이들도 지역사회의 이웃, 주체로 살아봤으면 좋겠다는 것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습니다. 장애가 누군가의 존재 전체, 전부일 수 없는 것이고 모두 각각 개인 구성원이고 주체인 것인데, 그것이 장애인을 보는 시선에서는 적용되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장애가 드러나는 것은 사실 비장애인과 휠체어를 탄 사람이 있는 공간에 턱이 있을 때에요. 턱 앞에서 휠체어를 탄 사람은 ‘구조적으로’ 장애인이 되어버리는 것이죠. 그 공간에 턱이 아니라 경사로가 있다면 휠체어를 탄 사람에게 장애가 형성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런 것들을 사회적으로, 구조적으로, 물리적으로 바꿔 나가자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하고 있는 것이죠.”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이라고 선포가 된다고 해서 갑자기 그런 세상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마치 성차별과 성소수자차별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해도, 여성이 차별받지 않고  성소수자가 차별받지 않는 사회가 아닌 것처럼요. 각 영역의 운동이 같이 연대해서 함께해야 그 차별이 실제로 없어지고,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어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진출처 : 인포숍카페별꼴

“그래서 다른 소수자 운동에 함께 동참해서 노동절 집회에도 참석하고, 다른 소수자 운동 퍼레이드 등에도 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건물에서 내쫓길 위기에 있던 가게와 연대하는 운동에 참여하고 장애인분들이 인증샷을 찍어 SNS에 올렸을 때, ‘가게 사장이 장애인을 매수해서 인증샷을 찍는 거다!’라는 식의 이야기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많이 돌았어요. 이런 이야기들을 보면 대다수 사람들이 장애인 당사자들을 주체라고 생각하지 않고, 누군가에게 매수당할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구조적으로 등등하고 평등한 세상이라고 말은 하면서도 주체적인 정신을 가지지 못한 불쌍한 사람들로 인식하는 것이죠. 성소수자 운동이 혐오에 맞선다면, 장애인 운동은 그런 식의 시혜와 동정에 맞서는 것입니다.”

 

성소수자 부모모임 활동가 현이 / 사진출처 : 인포숍카페별꼴

“어린 시절의 개인적인 경험으로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이 되고, 주공아파트에 살게 되면서 빈곤에 대한 낙인이나 인식들로 친구에게 “고기반찬은 먹니?”라는 질문을 받기도 했죠. 그렇게 살다 보니 스스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하게 되었어요. 살고 있던 주공아파트에는 새터민 분도 계시고, 장애인 분도 계시고, 모자가정이나 조손가정이 굉장히 많기도 했죠. 그렇게 친구들과 만나서 이야기하고, 공부방에서 공부를 하고, 진로탐방 같은 것도 되면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사회복지학과라 사회복지 실습 기관을 찾다가 노들야학을 찾게 되어서 실습을 했고, 실습을 끝낸 후 이제는 노들장애인야학에서 낮수업 교사로 같이 활동을 하고 있어요. 수요일에는 카페수업을 하는데, 카페수업을 하면서 직접 원두를 만져보고, 커피를 내리고, 판매까지 같이 하고 있어요. 시설에 오래 계시다 보면 시설에서는 커피를 사 먹을 수 없고, 원하는 것을 사 먹을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죠. 그렇기에 커피를 직접 만들고 판매하면서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자기가 주체로 활동할 수 있는지, 밖에서 커피를 사 먹을 때 어떻게 계산하고 주문하는지까지 저희가 같이 교육을 합니다. 학생분들과 함께 집회에 나가기도 하고요.”

사진출처 : 인포숍카페별꼴

“노들에 오시는 분들은 야외수업을 굉장히 좋아해요. 보통 나가서 같이 전시도 구경하고, 창문카페에 와서 같이 그림을 그리고 학생 분들이 자신의 그림을 직접 설명해 주시는 수업을 진행한 적도 있어요. 노들야학에서 가까운 체육관에 가서 함께 체육활동을 하기도 했죠.”

“맨 처음에는 줄넘기나, 공 사용 자체를 아예 못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오랜 시간이지만 점점 시간이 갈수록 줄넘기도 잘하시고 공 사용하는 법도 잘 알게 되었죠. 그리고 단체활동도 굉장히, 처음에는 잘 못하셔서 서먹서먹하고 부끄러워하고 잘 못하는 분도 계셨는데, 굉장히 힘들고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수업을 굉장히 좋아하게 되었어요. 어떤 사정 때문에 저희가 체육관 수업을 못할 때가 있으면, 체육관 수업을 언제하냐, 수업을 빨리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시기도 하죠. 비장애인 분들은 밖에 있는 운동 기구 등도 이용하기가 쉽지만, 장애인 분들은 개천가나 공원 이동이 쉽지 않고 힘들어요. 장애인 분들이 이동권이 보장되는 편한 체육관이 별로 없으니 그런 것이 더 간절한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사진출처 : 인포숍카페별꼴

“2018년 9월에 인천 퀴어문화 퍼레이드는 인천에서는 처음으로 열린 퀴어퍼레이드고 수도권에서 굉장히 가까운 곳에서 열린 행사였어요. 집회는 기본적으로 신고제이기 때문에 집회신고를 하고 광장을 빌렸는데, 새벽부터 교회나 보수진영에서 나온 분들이 퍼레이드 참가자들을 빙 둘러싸서 부스조차 차리지 못하게 하고, 나가지도 들어가지도 못하게 해서 아침 10시부터 저녁 5시까지 화장실조차 갈 수 없었죠. 심지어는 신나를 가지고 온 사람들도 있었어요. 본인이 당사자이기 때문에 왔거나, 연대를 위해 왔던 장애인들에게 ‘왜 장애인을 이용하냐, 이용하지 말라’는  말을 하는 등 여러 가지 방식으로 모욕했지만 경찰은 방관하고 있었죠.”

“그리고 민주화의 성지인 5.18 민주화광장에서 퀴어퍼레이드를 하기도 했어요. 보통 혐오세력 분들이  “너네 부모님은 너 이러고 있는 거 아시냐?”라고 많이 하는데, 부모님과 같이 나오면 “내 자식을 건드리지 말고 니네 자식이나 잘 키워라!”라고 응수해주시죠. 물론 부모님들이 퀴어퍼레이드 처음 나가셨을 때 걱정도 많이 했었어요. 부모님이 자기가 욕 먹는 건 괜찮아도 자기 자식은 욕 먹으면 안 된다고 하지만, 당사자 입장에서는 부모님이 욕 먹는 걸 보면 기분이 좋지 않으니까요.”

“슬프기도 힘들 때도 있지만, 이렇게 퀴어퍼레이드 나오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니까 부모님도 같이 인식이 많이 바뀌셨어요. 예를 들면 어머님이 활동을 하시면서 노조 분들을 많이 만나고 약자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고 하니까, 노조에 들어가서 활동도 많이 하시고 자기는 투사가 되었다는 말씀도 해주시죠.”

사진출처 : 인포숍카페별꼴

“우리는 생각보다 연결이 안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무수히 많은 활동을 같이 하고, 같이 대화를 하고, 행사도 함께하고, 어려운 이야기를 같이 나누고 있어요. 연결되어 있는 것을 새롭게 느끼는 분들은 굉장히 많이 놀라시고, 성소수자 등 당사자 분들도 아시면 굉장히 좋아하죠. 성소수자 부모연대의 부모님들도 자기가 여태까지 놓쳤던 것들을 생각하세요. 일하고 계시는 직장에서 사회적 약자들이 어떻게 일을 하는지 생각하고, 그 분들에게 성소수자가 어떻게 살고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를 보여주시죠. 같이 이야기를 들어보고 활동을 하면서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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