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N개의 공론장] 청년 주거 함께 모여 대안을 이야기하다 행사리뷰

분류
행사리뷰
날짜
2019-03-04

✅ 건명: 청년 주거 함께 모여 대안을 이야기하다

✅ 일시: 2018년 11월 16일 (금) 19:00 – 21:30

✅ 장소: 서울특별시 청년허브 미래청 1층 세미나실

✅ 주요 내용

(1) 청년들이 만드는 사회적주택_최지희 민달팽이유니온 대표
(2) 미리보는 제로에너지하우스_오대석 한국패시브건축협회 사무국장
(3) 전문가와 함께하는 조별 주제 토의
– 사회적주택
– 제로에너지하우스
– 또 다른 아이디어

이미지 출처: 서울시 청년허브

곰팡이가 슬고 단열이 되지 않는 집을 벗어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부동산정보 전문 앱에서 다른 집을 구하는 것입니다. 광고가 알려주기론 그렇습니다. 부동산 광고는 안전을 흥정할 뿐, 청년을 주거 빈민으로 만든 이면을 들춰내지는 않습니다. 반지하, 옥상, 주차장을 개조한 주거지 등 열악한 ‘주거 빈곤’의 환경을 용인하는 사회는 그대로인데, 다른 집을 고르는 게 최선의 선택일리 만무합니다.

사진 출처: 서울시 청년허브

 

일곱 번째 N개의 공론장 <청년주거, 함께 모여 대안을 이야기하다 :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쾌적한 생활을 누리는 법>이 열린 날(11/16)은 종로 국일고시원 참사(11/9)가 있은 지  일주일이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이 안타까운 사고는 안전한 공간에서 살아갈 권리가 차별적으로 존재하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무해한 공간에서 이웃과 더불어 사는 주거는 그저 상상으로만 존재하는 걸까요? 그 또한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두 발제자의 이야기로 알게 됩니다.

공동체를 회복하는 청년 주거 운동

사진 출처: 서울시 청년허브

 

민달팽이유니온의 최지희 대표의 발표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서울 청년 가구 주거 빈곤율은 40%, 전국 청년 10명 중 3명은 주거 빈곤에 처해 있습니다. 높은 실업률과 낮은 임금, 불안정한 고용 환경. 여기에 생활 부채 또한 늘어나는 현실입니다. 2013년 민달팽이유니온은 3.3 제곱미터당 고시원 방값이 타워팰리스보다 1.28배 높다는 조사 결과도 발표했습니다. (시사인 기사 참조) 서울에서 방범시설 하나 없는 지옥고에 사는 청년이 36.7%나 됩니다. ‘지옥고’란 ‘지하+옥탑방+고시원’의 앞 글자를 합성한 단어입니다. 불을 켜지 않으면 어둡고 이웃과 단절되어 있으며 고독하고 외로운 곳. 지옥고 유형의 집들은 불법 건축물인 경우가 많아 정책 대상에서 제외되기 쉽고, 거주자는 방음, 단열, 해충 등 해로운 환경에 노출될 위험이 높은 곳입니다. 이런 주거 환경이 ‘삶의 중요한 큰 부분을 손상시키고 있다’는 최지희 대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참여자들이 많았습니다.

집이라는 공간을 투기 용도로만 사용하는 왜곡된 부동산 시장에서 청년을 보호하는 주거 모델은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국가가 청년들에게 지원하는 임대주택은 지역 주민들의 반발에 부닥칩니다. 최근 청년 역세권 임대주택지로 선정된 성내동에서는 임대업자인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부동산 수요가 임대주택으로 몰리면 집이 안 나가거나 월세가 떨어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기사 참조)

 

민달팽이유니온은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을 만들어 ‘민달팽이집’을 운영합니다. 조합원들이 거주민이 되어 집의 운영과 살림을 도맡습니다. 이곳에 거주하는 한 청년은 ‘사회에 내던져진 것 같은데 여기서는 매트리스가 깔린 것처럼 안정을 느낀다’고 최지희 대표는 전합니다. 집은 사회 바깥으로 밀려난 박탈의 공간이 아니라, 사회 내부로 연결되는 안전한 공간이어야 합니다.  청년 주거를 정책에 도입하기 위해 민달팽이 유니온은 청년주거 실태를 조사하고 서울시에 연구 용역을 요청해 ‘표준 원룸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도록 했습니다. 주택협동조합을 공급한 사례는 정부에서도 선례로 인정받아 정책 모델을 만들어냈습니다. LH(한국주택도시공사)가 기획한 쉐어하우스형 공공임대주택의 위탁운영을 맡아 임대료와 월세 부담을 낮춰 청년들이 보금자리를 구하는 데 힘을 보탰습니다.

사진 출처: 서울시 청년허브

 

쾌적한 주거를 위한  제로에너지하우스

이어진 오태석 한국패시브건축협회 사무국장 또한 ‘안식처’로서의 집 본래의 의미로 발표를 시작했습니다. 건축의 원형인 ‘셸터Shelter’는 물리적 환경으로부터 사람을 보호하는 주거지를 의미합니다. 40도 되는 더위도, 영하 20도 되는 추위도 이겨내야 하는 악조건이 우리가 살고 있는 주거 환경과 건축에서 중요합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쾌적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주거를 만들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패시브하우스 건축이 시작되었습니다. 설비 의존을 최소화하고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건물인 제로 에너지 건축물은 어떻게 가능할까요? 두꺼운 단열재, 태양에너지, 온기, 가전제품, 조명 등의 열기만으로도 겨울철에 섭씨 20도의 온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난방설비의 도움 없이 쾌적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실증을 통해 증명되었습니다.

오태석 사무국장은 에너지 절감이라는 이슈 또한 쾌적한 주거 환경을 위한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쾌적한 환경을 위해 에너지를 절감하는 것이 청년주거운동과 접점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사는 주택에서 쾌적하게 삶의 질을 확보하는 것이 주거권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서대문의 청년쉐어하우스이자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의 달팽이집인 ‘청년누리’는 국내 최초 철골구조의 패시브 하우스로 인정되어 2018년 7월, 입주자를 모집했습니다.

삶의 질 보장하는 주택 정책에 접근하기

둥글게 둘러앉은 참여자들은 운영자인 김기정 님의 차분한 진행으로 소감을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세입자의 경험에서부터 주거 정책에 대한 이야기까지 자유롭게 오갔습니다. 각자 오래 궁리한 협동주택의 모델을 나누기에도 시간이 모자랄 만큼 관심이 컸습니다.  

송현정: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입주 관리자. 달팽이집에서 거주 중이다.

김한솔: 신촌 지역의 청년주거 관련 사회적 기업에서 일한다.

희연: 청년허브 N개의 공론장 매니저

김솔: 달팽이집 거주자

이현철: 보틀팩토리 공동 운영자

오태석: 한국패시브하우스건축협회 사무국장

건축가: 오래 자취한 전력이 있는 건축가

김평화: 청년허브 국제교류팀 N개의 공론장 협력매니저

세입자 편에서

송현정: 나 역시 달팽이집에서 거주 중이다. 에너지 자체에 관심 있는 친구들 많아서 모였는데 지식이 없었다. 어떤 걸 할 수 있을까 이런 얘기에서 시작했던 것 같은데, 오늘 패시브 하우스에 대해서 이야기 들어서 인상적이었다. 입주 상담 입주 신청 문의를 받고 있는데, 앞서 얘기한 부분들에 대한 고민이 많다. 지금 살고 있는 집도 5년 단위 계약인데 내년에 종료돼서 우리끼리 살고 싶은 지역에 모델을 만들고자 논의를 하고 있다.

 

김한솔: 민달팽이유니온에서 청년 주거 문제와 관련한 연구도 하고 의제도 발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 저희는 조금 더 최전선에서 내일 당장 갈 곳이 없는 청년들 모집하고 받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 뛰다 보니 미처 할 수 없었던 고민들, 너무 열악하고 막막한 건 아는데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고민되는 부분이 많아서 얘기 나누고 사례 들어보고 싶어서 왔다. 일단 저희는 연령대가 좀 더 낮다. ‘만인의 꿈’이라는 사회적 기업에서 운영하는 ‘꿈꾸는 둥지‘에는 20대 초중반 분들이 많이 산다. 서울의 회사에 취직하기 위해 지방에서 왔다든지, 당장 갈 곳이 없는 분들이 많다. 청년들이 주거문제 관련해서 지식을 얻을 데가 없다. 정보의 턱이 너무 높다 보니 너무 터무니없는 상황에서도 당할 수밖에 없다. 부동산이라는 영역 자체가 불평등한 느낌이다.오태석: 건축 일을 하다 보니 주거 환경 개선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었다. 세입자들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개선을 해놓으면, 그 가치가 오롯이 건물주에게 가게 되고, 그럼으로 인해서 그 사람은 월세를 올려서 쫓겨나는 악순환 늘 문제였다. 활동하면서 세입자 권리 문제에 대한 대책이나 고민들이 있었나?

최지희: 선진국에는 크게 계약갱신 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두 방안이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은 내가 살고 있는 집에서 계속 살게 해달라는 것이다. 한국에선 2년까진 보장되나, 그 이후 집 주인이 갱신해주지 않으면 계약을 갱신해야 한다. 원래 2년 안에는 5% 제한이 있다. 2년마다 재계약으로 살아버리니까 해당이 안 된다. 프랑스는 기간이 우리와 비슷하지만 계약갱신청구권이 있어서 상관없이 그 집에 살 수 있고, 독일은 기간이 압도적으로 길다. 

선진국의 경우 그 두 가지 법의 근간 자체가 그 집에 사는 사람이 중요한 거다. 물건에 대한 권리가 아니라 그 집에 사는 사람에 대한 권리가 보장되는 거다. 세입자를 내보내야 한다면 구구절절 증명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0년 가까이 계속 이야기하고 있는데 계속 계류 중이다. 그걸 최우선으로 활동을 하고 있긴 한데, 너무 오래되고 거대한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부동산이 들썩들썩했다. 보통 세 들어 사는, 특히 청년의 경우 집값이 오르면 1년 정도 시차를 두고 계약에 시세를 반영하는데, 내년에 얼마나 오를지 모르는 상황이다. 보유세 강화도 얘기 중이고,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이 내용들이 들어가는데, 그 법 개정도 논의 중이다.

 

희연: 예컨대 민관에서 공조하는 협력이 많이 필요한 것 같다. 기관이나 시자체에서 청년 대상 공간 지원 사업 등을 많이 펼친다. 청년허브에서도 청년활력공간이라는 사업이 있다. 자립해서 운영하는 민간 공간들에 1년에 얼마만큼 지원금을 주고 자립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 모든 지원들이 자산 취득을 하게 한다거나 공간 조성비로 쓰이거나 공간 운영자의 인건비로 쓰게 해준다거나 되게 다양한 루트로 펼쳤음에도 결국 마지막에는 건물주의 이익으로 돌아간다. 그럼 결국에 이 사업을 왜 하느냐 했을 때, 세입자 분들은 그 문제의식을 너무 뼈저리게 느낀다. 계속 얘기하시고, 실제 이 사업을 발의하고 준비하는 기관 차원에서 마인드 변화가 되지 않으면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걸 설득하는 과정이 작년부터 계속 이어져오고 있다. 청년허브의 사례를 하나 들면, 결국엔 공간 지원 사업을 줄이고 안 하는 방향으로 갔다. 왜냐하면 결국 방법을 찾아내지 못한 거다. 민이나 관이나 주도해서 같이 협력하고 논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가야 하는데, 그 대화의 자리조차 개인에게 편중돼 있거나 뺑뺑 도는 고민들이 있었다.

김기정: 김솔 님은 어떻게 생각하나?

김솔: 젊을 때 다양한 집의 형태 경험해보고 싶어서 반지하, 옥탑방 경험해봤다. 지금은 공동주거를 경험해보고자 달팽이집에 거주 중이다. 앞서 얘기한 느낌들을 느꼈다. 최근엔 기후변화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열기구환기장치 외부 공기를 내부로 들여서 환기시킨다고 했는데, 순수 자연환기의 원리와 같은가?

 

오태석: 외부의 공기를 내부로 들여오는데, 겨울철에 차가운 공기가 들어오면 에너지가 필요하니까, 열기관소자를 통해서 열만 높여서 들어오게 하는 것이다. 들여올 때는 필터를 거쳐서 먼지를 걸러서 쾌적한 공기 들어오고. 내부의 오염된 공기들을 밖으로 빠져나가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필터는 사람의 폐와 같아서 관리가 정말 중요하다.

 

김솔: 좋은 수단이라는 생각이 든다.

 

김기정: 둥실 님은 어떤가?

 

둥실: 서울에서 살기가 힘들다고 생각한다. 시골에서 살다가 올라와서 주거가 정말 어렵다. 내가 하고 있는 일도 그렇고 지역에서 살고 싶은 청년들 만나고 있다. 시골도 노후된 집이 너무 많다. 그리고 도시가스 배관이 없어서 난방비가 비싸다. 그런데 지역에서 지원 많이 해준다. 집을 새로 지을 때 앞서 말씀하신 주택을 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여자: 나는 일적으로 전혀 연관성이 없고, 그냥 서울에 살고 있는 청년이다. 최대한 싸고 컨디션이 좋은 집을 찾다가 민달팽이집을 알게 됐다. 민달팽이집 입주하고자 교육받으러 갔다. 거기서 이런 문제를 알려줘서 그 동안 내가 이 문제에 처해 있는 청년인데, 부당하다는 생각 못 하고 익숙해진 거다. 문제인식도 못 하고 있었는데, 다른 분들이 이렇게 조직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돼서 이야기를 들으러왔다. 또래 친구들은 생각보다 자기 집 문제에 대해서 그냥 받아들이고 살고 있다. 그래서 이런 게 좀 더 공유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김기정: “헌법 35조”를 보면, (좌중 웃음) 공공이 쾌적하고 건강하게 살 권리가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독일에서는 곰팡이가 생겼을 때 월세를 깎아주는 룰이 있다고 한다. 우리는 너무 체념하고 살지 않았나. 조금 더 많이 인식이 커져야 되지 않을까 한다. 이현철 님은 어떤 생각이신가?

 

이현철: 저희는 일회용품 쓰레기 문제에 관심이 많아서 지금보다 나아지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나름 활동도 하고 있다. 환경문제뿐 아니라 주거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고 되게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주거 부동산 시장만큼 부조리한 시장이 없는 듯하다. 보증금-월세 구조가 빈익빈부익부의 구조다. 월세로 살고 있지만 창호도 맘에 안 들어서 뜯어 고치고 싶다. 바꾸면서도 내 돈 써가며 바꾸는 게 맞나 생각이 든다. 기본적으로 내 집이 아니니까. 많은 분들이 공감하는 문제일 것 같다. 이걸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계속 고민 중인데, 결국 집을 소유하지 않으면 투자를 안 하게 되니 악순환일 것 같다.

김기정: 저는 국내 최초 제로에너지 하우스 공동 주택 단지에 살고 있다. 임대주택 모델인 ‘행복주택’으로 입주했다. 난방을 하나도 하지 않는데도 낮에 28-29도로 실내 온도가 유지된다. 24시간 환기 장치가 돌아가고, 내가 에너지를 얼마나 쓰는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살아보니까 삶의 질이 달라진다. ‘그 동안 이걸 왜 몰랐지?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해.’라고 크게 느꼈다. 7년 후부터 국가 정책으로 의무화가 된다고 하지만, 사람들이 모르면 이 법안 역시 개별화될지 모른다. 모든 사람들이 쾌적하게 살아야 된다는 생각으로 공론장을 열게 됐다. 패시브 하우스가 딱 봐도 비쌀 것 같지 않나? 항상 그런 생각이 있다. 왜 돈 많은 사람들만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집에 살지? 그래서 임대주택에 패시브하우스가 보급되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항상 그 생각으로 사람들에게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참가 신청을 받아 보니 집이라는 공간에 대해서 편히 쉴 수 있고, 휴식이 되는 공간이라 적어주셔서 감동을 많이 받았다. 집이라는 공간은 옥탑방이든 반지하든 제로에너지 하우스든 상관없이 모두에게 휴식이 되는 공간이고 소중한 공간이구나, 조금 더 좋아지면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건축가를 바라보며) 어떻게 들으셨는지 궁금하다.

 

건축가: 학교 다니면서 자취를 오래 했다. 곰팡이가 안 난 데가 없었다. 지금도 그렇다. 이 분야에서 공부도 좀 하고 나름의 해결책을 찾아보려 노력해도 어차피 그 집은 내 게 아니다. 앞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은 아닌 것 같다. 여럿이 모여 목소리를 함께 내야 성과가 일어날 것 같다. “타워팰리스보다 고시원이 더 비싸다”를 뉴스에서 볼 때, 단번에 나온 줄 알았다. 그런데 선행 작업이 있었다는 얘기를 들으니까 멋지다고 생각했다. 안 좋은 주택에 살게 되면, 공간 자체가 협소하니까 실내 환경 자체가 통제가 잘 안 될 거다. 물건도 정리가 잘 안 되고. 제습기는 주로 여름에 쓰이는데, 오히려 겨울에 써야 한다. 실내 습도가 80%가 넘어가면 곰팡이가 생긴다. 일단 어떤 문제가 있는지 현황 분석이 먼저니까, 그걸 위해 꼭 온수도계 사용을 권한다.

 

김희연: 주거 상담사 교육 과정 같다. (좌중 웃음)

 

최지희: 온습계를 보면서 컨트롤하는 시도라도 해봐야 된다고 하셨는데. 그런 게 사실 달팽이집에서도 자치용역으로 하는 거다. 굉장히 많은 셰어하우스 업체들에서 굉장히 많이 스트레스 받는 부분은 입주자들의 민원이다. 호텔처럼 ‘전구가 안 돼요’, ‘머리카락으로 수채구멍이 막혔어요’ 이런 것들. 내 집을 내가 가꿔야 한다는 의미에서 사실 진짜로 세입자가 관리해야 한다. 그런 간단한 관리조차도 사실 경험해보지 않았잖나. 할 권한을 애초에 안 줬으니까 안 해 버릇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인사이트를 얻었다.

 

김평화: 나도 집에 단열이 너무 안 돼서 결국 창호 공사를 한 케이스다. 갈기만 했는데도 효율이 달라지는 기적을 맛봤다. 집은 있는 그대로 사는 게 아니라 리모델링을 조금이라도 해야 되는구나, 관리해야 되는 게 집이구나, 관리는 건물주가 아니라 세입자가 해야 되는 거였구나, 라는 걸 느끼고 있다. 그런데 패시브 하우스는 처음 들었다. 김기정 님이 얘기해주셨을 때는 먼 얘기 같았는데, 오늘 얘기 들으니 확실히 손에 잡히는 느낌을 받았다. 김기정 님 생각하시는 게 이렇게 보편적인 얘기였구나, 되게 많은 분들이 집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는 걸 느껴서 뜻깊은 자리였다.

 

오태석: 하나 얘기하자면, 그린 리모델링 사업을 정부에서 하고 있다. 에너지 효율을 분석한 데이터가 있으면 이자를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열악한 주거 환경일 때 건물주를 설득해볼 만하다. 건물주 입장에서도 건물의 가치가 상승시키는 거니까.

 

김희연: 건물주가 이런 일들에 관심을 많이 가져줘야 한다. 사회적 부동산과 같은 노력이 많은 걸로 안다. ‘청년 주거 대안을 마련하다’라는 이 주제 듣고 질문이 떠올랐다. 공공에서 일방적으로 수혜 형식으로 내리는 주거 지원 사업과, 내 집인데도 불구하고 내 집에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세대의 문제 사이를 잇는 소통 구조가 무엇일까. 그 하나가, 이 자리에서 조금이라도 얘기 나눠볼 수 있는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정책적 제안 이전에 내 집에 문제가 있으면 이런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사회문화적인 공유의 장이 최소한 여기에 있구나. 여기에 오면 패시브건축 얘기를 들을 수 있고. 오태석 국장 님이 말씀한 22만원짜리 공기청정기 필터박스는 못 잊을 것 같은데. (좌중 웃음) 이어지는 질문을 지희 님에게 드리면, 민달팽이 쪽에서는 정책 쪽으로 제안을 하거나 관련된 내용을 스터디하는 주요 분야가 있나?

 

최지희: 최근 ‘관리비’ 이슈가 있다. 내년엔 서울시와 관리비를 더 해볼 듯하다. 말씀해주신 단열 등이 연관 깊다고 여겼다. 말씀해주신 내용 전반이 저희 단체에서 하는 이야기처럼 느껴질 정도로 많이 와닿았는데, 관리비 관해서도, 가이드라인이 제정되었지만 아는 사람들은 한마디 언급이라도 하면서 더 올리려는 걸 막는 정도의 카드로 쓰지만, 그게 확산되지도 않았다.

 

최지희: 중간지점을 어디서 누가 채워야 하느냐는 지점에서, 우리의 역할이 그런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오늘은 기정 님이 이걸 여신 거지 않나. 허브에서 준비를 하고. 기정 님과 같은 개인들이 참여하고. 사실 민달팽이유니온도 이런 노하우를 얻은 계기가 별 게 아니었다. 서로 모이면 만렙 찍은 분들이 계시고 그분들이 노하우를 공유하고. 오늘은 이 분야에 전문적으로 일하는 분들이 와서 이야기를 해주셨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살아가면서 취득한 노하우들이 각자 있긴 하지 않나. 그런 걸 나누는 자리가 많아지면 좋겠다.

 

김기정의 주택 정보 TIP

주택 관리 정보는 어디서 찾을 수 있나요? 청년 주거 정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이트는 없을까요? 건축가에게 강의를 듣지 않아도 알아볼 수 있는 사이트를 소개합니다.

  • 청년 주거 정책이 궁금하다면

청년주거포털 http://housing.seoul.kr

역세권 청년주택 http://housing.seoul.kr/youth-housing/2030-2

  • 사회주택이 궁금하다면

사회주택플랫폼 http://soco.seoul.go.kr/soHouse/index.do

청년창업꿈터 http://startupds.kr/

청년 창업가들이 주거와 창업 공간을 공유해 사업에 전념하도록 지원하는 공간

  • 윤택한 집 살이가 궁금하다면

서울하우징랩 https://seoulhousinglab.com/html/meet.do

집에 관한 한 다양한 의제가 모이는 곳, 예를 들어 집과 유니버셜 싱크대, 집과 일인 먹거리)

한국패시브건축협회 http://www.phiko.kr

패시브 건축의 역사와 개념에서부터 실제 프로젝트까지 모든 자료를 열람할 수 있다.

 

시민자산화 개념의 공동주택

이현철: 제가 사는 동네는 전세가 8천 만원 정도 하는데, 그런 사람이 10명이 모이면 건물을 소유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알아보니까 건물 매입가의 60%정도는 은행에서 빌리고 나머지 40%의 금액을 자부담으로 하면 취득할 수 있더라. 만약 공동체를 꾸린다면 정부 소유 토지를 공동체에게 장기간 대여해주는 공동체투자신탁도 이용할 수 있다. 정책을 좀 더 공부해본다면, 집에 사는 사람들이 한 건물을 공동으로 소유하는 모델도 가능하지 않을까. 이게 말도 안 되는 건지 궁금하고 같이 얘기해보고 싶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

 

최지희: 그런 아이디어가 사실 주택 협동조합의 시작이었다.

 

김희연: (이현철에게) 만약 실제로 그런 커뮤니티 조직이나 지원 정책이 만들어지는 단계가 온다면 참여하실 의향이 있는지?

 

이현철: 고민해서 사례를 하나 만들고 그 과정을 책으로 낸다면, 누구든 시도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첫 사례를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다. CLT(Community Land Trust)라는 공동체 토지 신탁의 해외 사례가 많다. 주거 세입자뿐 아니라 자영업자를 보호하기도 한다. 오랫동안 마을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카페가 있는데, 외부 논리에 의해서 없어지니까 그걸 지키기 위해서 공동체라는 걸 만들었다고 한다. 청년들이 다섯 명만 모이면 공동체가 되고 협동조합이 되는데, 그게 가능하다면 뭔가 할 수 있지 않을까. 사실 궁금했다, 그런 사례가 있는지. 임대주택도 되게 좋은 모델이지만, 수요자를 다 수용할 만큼 한 순간에 건물이 확 늘어날 수 없지 않나. 들어가려고 했는데 경쟁률이 엄청 치열하더라. 청년들의 욕망이 동일하지 않고 다양하니, 주택 대안이 더 많아져야 한다.

 

최지희: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도) 공동체토지신탁 모델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는데, 사실 하다 보니 구체적으로 발현되는 문제 지점들이 많았다. 주택협동조합의 형태가 여러개 있다. 그중 민달팽이는 조합원들이 소유하지 않고, 모두 입주해 사는 건 아니다. 애초에 운동의 관점에서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처음 모였을 때, 내가 이 집에 못 들어가더라도 이런 모델이 하나 생기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출자했다. 다른 주택협동조합들은 실제로 들어가서 살 사람들이 큰 돈을 내서 (집을?)사는 식도 있다. 각각의 상황을 보자면, 저희는 애초에 그럴 만한 돈이 없어서 이런 형태로 진행 중인 거다. 그나마 다행스럽게 공공 주택 영역에 진입해 공공위탁을 받았고, 애초 80명 조합원 중에 3명이 입주해 살 수 있었다면 지금은 200-300명 정도 되는 조합원들 중  120-150정도 들어가서 살 수 있게 됐다. 건물을 소유하지 않았으니 싸움 날 일이 없는 거다. 그런데 다른 주택협동조합 경우 소유를 하다 보면 부동산 가격 변동 시 책임이 달라지기도 한다. 말씀하신 토지신탁은 다른 개념인 것 같다.

 

현철: 맞다. 거기 입주하는 사람은 부동산 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그걸 공동체에 위탁하는 거다. 입주하는 사람은 내 가치가 올라서 부동산으로 대박 쳐야 하는 생각을 안 가지고 가는 거고,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모델이다.

 

최지희: 실제로 구체적으로 있는지 잘 모르겠다. 다만 ‘시민자산화’라는 개념 자체가 여기저기서 사회적 주택과 연계돼서 시도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시간이 오래 걸리는지라. 3년 살면서 테스트 모니터링한다는 얘기가 인상깊었다. 달팽이집도 6개월로 (모니터링을?) 받고 있지만, 공동체가 안정되고 뭔가 해보려면 6개월에서 1년이 걸린다. ‘달팽이집’도 지금은 7호까지 생겼지만, 1호 나올 때는 언론에서 청년들의 시도 모험 도전으로 부르며 큰 관심을 보였다. 처음 시도하는 사례들은 망하는 순간 반례가 되니까 생존을 해야 했는데, 지금 그렇게 안정적으로 입증될 만한 기관은 아닌 것 같다.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해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

 

송현정: 짧게 덧붙이자면, 말씀하신 것과 비슷한 걸 하려고 준비 중이다. 4년 전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의 공급을 시작할 때와 달라진 게 있다. 몇 년 동안 산 친구들 중 ‘이 지역에서 살고 싶다’며 모인 이들이 생겼다는 점이다. 그러면 우리가 주택 모델 하나 만들어서 SH나 LH에 제안할 수도 있다. 청년들이 정주를 할 수 있게끔 5년이나 그보다 더 긴 임대 기간을 제안해볼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지역에서 살아보고자 조합원을 모으고 있다. 그런데 어떻게 해도 2억 정도가 필요하다. 청년이 10명 모인다 해도 2억 만들기 어려우니 방식을 고민중이다.

 

희연: 주거에 대한 문제는 1-2년만에 없어지지 않을 문제이기 때문에 공론장으로 또 만나뵐 수 있으면 좋겠다.

사진 출처: 서울시 청년허브

 

오늘 이 자리를 이끈 김기정 님을 향해 박수 갈채를 보내며 대화는 마무리되었습니다. 김기정 님이 참여자 모두에게 증정한 ‘태양광 주택 만들기’ 키트는 태양광에너지를 이용해 필요한 전기를 직접 만드는 학습 도구입니다.

제로에너지주택이 공공 건축에 의무화될 2025년, 안전하고 건강한 집을 보장받고 수리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미래가 어서 손에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참여자들이 나눈 고민으로도 이미 시간을 껑충 뛰어넘어 미래로 나아가는 중이었습니다.